[단독]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 방송 제작 중단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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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본부장, 유가족 청와대 항의방문 다음날 지시… PD협회 “부당 개입” 강력 반발

오는 31일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 참사’ 관련 방송이 제작본부장의 지시로 제작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제작본부장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이유로 촬영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것이 알고 싶다>는 내부 논의를 거쳐 오는 31일 세월호 사고를 다룬 방송을 내보내기로 하고 지난 8일부터 촬영에 들어갔다.

앞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달 26일 ‘희망은 왜 가라앉았나-세월호 침몰의 불편한 진실’편에서  ‘진도 VTS 교신 녹음파일 조작 의혹’과 함께 해경이 유가족을 인터뷰하는 취재진을 불법 녹음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해경은 이날 방송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7일 ‘유병언 왕국의 미스터리-세월호 참사와 쇳가루의 비밀’편에선 세월호 사고와 함께 재조명받고 있는 구원파의 실체를 추적했다.

논란은 지난 9일 장광호 제작본부장이 세월호 아이템을 승인한 지 하루 만에 말을 바꿔 제작 중단을 지시하면서 촉발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이 세월호 유가족들의 KBS와 청와대 항의방문을 취재한 다음 날이었다. 장 본부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라는 이유와 <그것이 알고 싶다>의 특성상 새로운 내용을 확보하지 않으면 방송이 어렵다며 제작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SBS
SBS 내부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본부장이 ‘세월호 사고 방송’ 아이템을 승인하고 이를 다시 번복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외부 압력이 작용한 게 아닌지 의구심도 나온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전방위적인 보도통제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데다가 KBS 내부에선 청와대가 ‘해경 비판을  삼가라’ 했다는  폭로까지 나온 뒤라 이런 의혹은 더해지고 있다. 

SBS PD협회는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 방송 논란과 관련해 지난 19일 긴급 총회를 개최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SBS PD협회는 지난 19일 입장을 내고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지금까지 시청자에게 신뢰와 성원을 받아 온 이유는 정파적 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시각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라며 “5월 8일 결정 당시에도 이미 모두가 알고 있었던 6·4 지방선거라는 이유를 들어 다음날 돌연 방송 여부를 뒤집어버린 과정에 심각한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작책임자에게 '세월호 참사’ 방송 여부가 하루 만에 번복된 이유에 대한 해명과 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데 대한 사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도 편성위원회를 조만간 개최해 세월호 편 방송의 제작이 중단된 경위 등을 사측에 따질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편의 제작 중단에 대한 반발이 일자 제작본부장 등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 오는 31일 방송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1일 ‘세월호’ 편 방송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SBS 제작본부장과 교양국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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