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후보 문창극 ‘극우적’ 칼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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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과잉 진압 감싸고 무상급식 ‘사회주의 발상’ 주장하기도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의 ‘극우적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문 후보에 대해 “소신 있고 강직한 언론인 출신으로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잡기위해 노력해온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는 <중앙일보>에서 주필과 대기자로 지냈을 당시 ‘문창극 칼럼’에서 극우적 성향의 발언으로 종종 물의를 빚었다. 문 후보는 2009년 용산 참사의 과잉 진압을 주도한 당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감싸는 칼럼을 쓰는가 하면, 무상급식을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지난 2009년 2월 2일자 ‘김석기를 살려야 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두고두고 이 나라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경찰청장의 목은 데모대가 쥐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여야가 타협할 사안이 아니다. 타협하지 말아야 할 것을 타협한다면 겁쟁이 소리만 들을 뿐”이라며 용산참사의 실체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어 문 후보는 지난 2009년 8월 4일자 ‘마지막 남은 일’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에 비자금 조성과 해외 도피 의혹을 언급했다. 그는 “이 문제는 이제 전적으로 가족 손에 달렸다고 본다. 그가 이루어 놓은 업적에 버금갈 수 있는 깨끗한 마무리가 있어야겠다. 그가 늘 외쳤던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는 나라’를 위해서 말이다”라며 김 전 대통령을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인 2009년 5월 26일자 ‘공인의 죽음’ 칼럼에서는 “자연인으로서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공인으로서 그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며 “그 점이 그의 장례절차나 사후 문제에도 반영되어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대의 자살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이 나라에서 대통령을 지낸 사람까지 이런 식으로 생을 마감한다면 그 영향이 어떻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2008년 6월 17일자 ‘정부다운 정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대통령이 적당히 무마용 개각이나 하고 뒤로 숨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법치를 위해 돌에 맞을 각오를 해보라. 질서를 수호하다 쓰러지는 대통령이 되어보라. 그때 흩어졌던 민심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촛불 정국의 해법으로 들고 나서자 보수 일간지에서 정권의 장단을 맞춘다는 비판을 받은 칼럼이다.

이어 지난 2010년 3월 ‘공짜 점심은 싫다’는 칼럼에서는 무상급식을 두고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공짜 점심을 먹기 위해 식판을 들고 줄을 서 있는 것과 식량 배급을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북한 주민이 그 내용 면에서는 다르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런데 왜 뒤늦게 개인의 취향을 무시하고 획일주의로 나가려는 걸까?”라고 지적했다. 당시 일부 학부모들은 김 주필의 칼럼 내용이 학부모를 모욕하는 언사라며 반발했다.

▲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쓴 칼럼. ⓒ중앙일보
문 후보는 친북세력에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2년 6월 19일자 ‘종북의 늪’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도 “스스로 친북 주사파임을 부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게 왜 매카시즘인가. 더 큰 문제는 드러난 그들보다 훨씬 더 넓게 친북세력이 우리 사회에 퍼져 있을지 모른다”며 “세포를 죽이는 데만 몰두하다 보면 정상세포까지 건드리게 되어 결국 몸을 망친다. 근본적으로 암세포가 좋아할 환경을 만들지 말고, 영양공급을 막음으로써 스스로 쪼그라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서술했다.

평창이 2018년 동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됐을 때인 지난 2011년 7월 12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띄우기도 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의 눈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울먹이고 있는 모습이었다”며 “이 회장이 이번 활동을 하면서 큰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믿는다. 기업인들의 수고를 가벼이 보아서는 안된다. 우리에게 올망졸망한 작은 기업만 있었더라면 애초에 그런 꿈조차 꾸어보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총리 내정자 소식이 알려지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극우 꼴통 세상 열립니다”라며 “국민 통합, 국가 개조를 부르짖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극우 보수 논객인 문창극 총리 후보를 지명한 것은 국민 분열, 국가 퇴조를 가져오는 인사”라고 평했다.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윤창중과 비견되는 막가파 조중동문 칼럼의 주역”이라며 “박근혜 씨가 원하는 건 권력 유지, 선거승리, 자신이 믿는 아버지의 유산 계승 뿐 절대 변치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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