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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MBC 사장의 비개혁성향인가?

|contsmark0|최근 mbc <미디어비평>의 생존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는 “mbc <미디어비평> 타 프로에 흡수, 이긍희 체제의 보수회귀 신호탄?”이라는 제목으로 <미디어비평>의 죽음을 걱정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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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인터넷판은 “mbc <미디어비평> 폐지 움직임”이라는 제목으로 ‘<미디어비평>의 존폐여부는 mbc 이긍희 사장 체제의 개혁성을 가늠하는 잣대’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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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다 한국일보에서 강준만 교수도 “더욱 놀라운 건 mbc 사장 인사다. 최근 mbc에서 지난 김중배 사장 체제의 유일한 개혁 프로그램이라 할 <미디어 비평>을 없애려고 했던 시도는 mbc의 변화상을 웅변해 주었다.”며 <미디어비평>폐지와 이사장을 연결시켰다. 한겨레신문도 유사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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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미디어비평> 폐지=이긍희의 반개혁적 성향’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미디어비평>의 폐지를 ‘기도’하는 주범으로 이사장을 지목했다. 하지만 단순히 사장의 비개혁적인 성향만으로 <미디어비평>의 폐지 논란을 설명하고자 했을 때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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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도 하고 ‘<뉴스플러스>(가제)’도 하면 되는데 왜 이럴까. 왜 둘 중 단 하나만 해야 하는 것일까. 하나만 해야 한다면 어떤 문제 때문일까. 최소한 이런 의문을 해소하고 가야하는데, 소위 개혁적 언론들도 이런 의문에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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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문제는 분명 중요한 요인일 수는 있어도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아니다. 사장도 어쩔 수 없는 제도적인 문제가 분명히 개입해 있기 때문이다. 2005년까지 매년 50분짜리 프로그램 3개씩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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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의 문제 중 핵심이 외주정책이다. 방송위원회가 매년 ‘기계적’으로 외주제작비율을 2%씩 확대 고시해 왔고, 올해도 어김없이 mbc가 자체 제작하던 프로그램 중 2%를 축소해야 한다. 현재 mbc가 일주일간 총 7,235분을 방송하고 있는데 2%분량이면 145분 분량을 포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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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만들어 왔던 50분 짜리 프로그램 3개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런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예능국 드라마국 시사교양국에서 50분 짜리 프로그램 한 개씩을 포기하면 145분 가량을 맞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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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보도제작국에서는 만들어왔던 기존 프로그램을 폐지하지 않아도 된다. 한데 보도제작국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는 문제가 발생한다. 보도제작국에 할당된 시간 가운데 어떤 프로그램 하나를 폐지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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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mbc보도제작국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100분 토론>, <시사매거진2580> 그리고 <미디어비평>이다. 그 중 <미디어비평>이 가장 시청률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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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폐지는 어쩌면 당연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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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성국과 보도제작국이 <미디어비평>을 폐지 대상에 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조치다. 3개 중 하나를 내리기 위해서 구성원들이 내밀 수 있는 잣대는 ‘공익성’ 또는 ‘시청률’이다. 이때 공익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3개 중 어느 것도 공익성에서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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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차선으로 시청률이라는 잣대가 등장하고 이 잣대를 들이대면 <미디어비평>이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사장이 아무리 개혁성향이 있어도 제도적으로 자체 편성할 수 있는 영역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움직일 수 있는 폭은 그다지 넓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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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덧붙여 보도제작국 구성원들 즉 기자들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강력할 경우, 이 문제는 사장의 비개혁적 성향보다는 제도의 문제점이 제1원인으로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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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디어비평> 폐지 논란의 핵심주범은 바로 문광부와 방송위원회가 주도하는 외주정책이라고 보는 것이다. 현재 외주의무비율이 35%에 이르고 있다. mbc가 자체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 시간은 65%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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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으로 환산하면 주간 총 방송시간 7,235분 중 자체제작시간은 4,703분이고 2,532분은 외주제작으로 돌려야 한다. 한데 뉴스 스포츠 영화 등 외주제작으로 돌릴 수 없는 영역을 제외하면 자체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비율은 겨우 25.5%인 1,628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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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머리에서 설정한 외주의무비율 상한선인 40%를 맞추기 위해 2005년까지 매년 2%씩 즉 140∼150분을 축소하는 이 정책을 문광부와 방송위원회는 밀고 갈 심산이다. 이대로 가면 mbc보도제작국에서는 <100분 토론>, <시사매거진>, <미디어비평> 중 최소한 2개는 포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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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우 보도제작국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외주정책 근본적인 손질 필요그래서 현행 외주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미 외주정책이 표방해 왔던 정책의 목적과 근거는 거의 무너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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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매년2%씩 2005년까지 40%달성’이라는 슬로건만 앙상하게 남아 있고, 외주정책으로 실현시키려고 했던 것은 대부분 무산되었다. 단지 방송위원회의 ‘고집’만 지상파 방송사를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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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책취지는 간 곳 없고 아무리 슬로건만 남았다고 하더라도 이 정책은 현재 추진되고 있고, 이것이 방송국으로 들어가면 무지막지한 사슬이 된다는 점이다. 외주정책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디어비평>존폐 논란과 유사한 일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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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각 방송사의 드라마 예능 교양 보도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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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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