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KBS 사장 체제 첫 부사장, ‘노조탄압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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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사회, 금동수 부사장 임명동의안 가결…“부당보복인사의 ‘원조’격인 인물”

조대현 KBS 사장이 30일 취임 이후 단행한 첫 인사에서 금동수 전 창원방송총국장을 부사장에 임명했다. 그러나 금 전 총국장이 노무팀장 재직 중 단행한 부당징계 등의 전력으로 인해, 조 사장이 취임사에서 노조를 경영 파트너로 생각한다고 한 취지와 맞는 인사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임명동의안이 KBS이사회를 통과하기 전부터 내부 구성원들은 금 전 총국장에 대해 “노사관계 파행의 장본인”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조대현 사장은 이날 오후 4시에 열린 KBS이사회 정기 이사회에 금동수 전 창원방송총국장에 대한 부사장 임명동의안을 제출했다. 11인의 이사로 구성된 KBS이사회는 금 전 총국장에 대한 부사장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9표, 반대 2표로 가결시켰다.

이번 부사장 인사는 조 사장이 지난 28일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간부급 인사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조 사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KBS 개혁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인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사장이 금 전 총국장에 대한 부사장 임명동의안을 이사회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내부 구성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고, 이사회가 부사장 임명동의안을 가결한 것에 대해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금 전 총국장은 KBS 공채 10기(1982년 입사) 행정직군 출신으로 감사실, KBS N 대표이사, 노사협력팀장, 인력관리실장, 인적자원센터장, KBS미디어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금 전 총국장의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주로 ‘노무’ 분야를 맡았다. 문제는 금 전 총국장이 노무 분야를 맡았을 당시에 대한 KBS 내부의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에 따르면 금 전 총국장은 지난 2008년 인적자원센터장으로 재직 중일 당시 KBS본부의 전신인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이하 사원행동) 소속 직원들에 대한 부당 징계를 주도하고, 다수의 직원을 지방으로 전출시켰다. 사원행동은 지난 2008년 정연주 전 사장의 부당한 해임을 반대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선 바 있다. KBS 일부에서 금 전 총국장을 “노조탄압의 전문가”라고 부르는 이유다. KBS본부의 한 관계자는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줄 알았는데 가결돼서 의외”라며 “대응 방안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 전 총국장은 노무팀장 재직 시절 임원회의 내용을 외부에 알려 보직에서 해임된 전력도 있다. 총국장, 대표이사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도 경영 부문에서 뚜렷한 실적이 없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KBS본부가 조 사장의 금동수 부사장 임명동의안 제출 소식을 듣고 즉각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배경이다. KBS본부는 성명에서 금 전 총국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조대현 사장이 지난 28일 취임사에서 “성과와 실적, 능력 위주로 부서원의 평판을 고려해 상식과 원칙에 맞는 인사를 하겠다”, “노조와도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신뢰를 찾겠다”고 강조한 것과 반대되는 행보라고 꼬집었다.

또 KBS본부는 “금 전 총국장은 부당·보복인사의 ‘원조’격인 인물”이라며 “조 사장이 노조를 경영의 한 파트너로 삼아 끊임없이 대화하고 신뢰를 쌓겠다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금 전 총국장에 대한 부사장 임명을 고집한다면 노사관계는 시작부터 벼랑 끝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BS본부는 “첫 인사가 향후 이어질 후속 인사의 시험대임은 분명하다”며 “만약 조 사장이 노조의 경고를 무시할 경우 그 모든 파국의 책임은 인사의 원칙과 상식을 져버린 조 사장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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