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사장, 김인규·길환영 체제 인사 ‘돌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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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본부장급 인사 발령…‘시사360’ 폐지 주역 등 발탁 ‘논란’

조대현 KBS 사장 체제 첫 본부장급 인사가 났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조 사장이 ‘상식’과 ‘원칙’에 따른 인사를 하겠다고 강조한 것과 달리 ‘정실·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 사장이 ‘노조탄압 전문가’ 논란의 부사장 임명에 이어 이명박 전 정부 시절 <시사360> 등 KBS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폐지에 앞장섰던 정책기획본부장과 김인규·길환영 전 사장 시절 고위 간부를 지내며 당시 체제를 보위했던 인물들을 발탁한 탓이다.

KBS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본부장과 센터장에 대한 인사발령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편성본부장=권순우 전 편성국장 △보도본부장=강선규 보도본부 시사제작국장 △TV본부장=이응진 전 창원방송총국장 △기술본부장=김석두 전 네트워크관리국장 △시청자본부장=김성오 전 편성본부 지적재산권팀장 △정책기획본부장=서재석 전 TV본부장 △라디오센터장=윤석훈 전 강릉방송국장 △제작기술센터장=김순기 전 보도기술국장 △글로벌한류센터장=김영국 전 KBS N 사장이 임명됐다.

이번 인사 발령 소식이 전해지자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KBS본부는 1일 성명을 내고 “조대현 사장의 첫인사는 참신성도, 발탁도, 능력도, 평판도 모두 내팽개친 KBS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구긴 ‘망사(亡事)’고 인사 ‘참사(慘事)’”라고 비판했다.

조대현 사장이 이날 본부장과 센터장에 발령한 9명 중 KBS본부가 특히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이는 김석두 신임 기술본부장이다. 김석두 기술본부장은 방송기술인 사이에서 “와해된 기술조직을 치유하고 고민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인물로, ‘인사 청탁’ 논란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KBS본부는 “방송기술인협회는 ‘방송기술 조직뿐만 아니라 KBS조직을 사분오열시키고 여전히 떵떵거리며 실세를 누리고 있는 모 인사의 청탁’이 김석두 씨의 거명 배경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며 “조대현 사장은 진짜 청탁인사로 기술본부장을 선택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응진 제작본부장에 대해서도 KBS본부는 “이응진씨는 가벼운 자기처신으로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이자, 조대현 사장이 ‘2015년 1월 1일 KBS 프로그램을 확 달라지게 하겠다’고 한 약속과 거리가 먼 인사”라며 “퇴직한 인사를 다시 불러내 본부장으로 중용할 만큼 이응진씨의 능력과 평판이 뛰어나다면 조대현 사장은 그를 중용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재석 정책기획본부장, 윤석훈 라디오센터장, 김순기 제작기술센터장의 경우 김인규 전 사장과 길환영 전 사장 체제에서 간부를 역임했던 인물들이다. KBS본부가 ‘보은인사’, ‘정실인사’, ‘코드인사’라고 지적한 배경이다. 특히 서재석 정책기획본부장의 경우 이병순 전 사장 시절인 지난 2009년 편성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시사360> 폐지 등 정부 비판 프로그램 폐지와 시사 기능 약화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KBS본부는 “조대현 사장의 첫 인사에 희망은 없고, 새로운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취임식장에서 그토록 역설한 국민이 원하는 공영방송이 구시대적 인사로 가능할거라 생각하는가. 김인규·길환영 전 사장 시절의 부역자들을 돌려쓰는 조대현식 인사는 부메랑이 되어 조 사장의 목을 겨눌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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