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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닌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contsmark0|시혜에서 권리로 최근 장애계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구체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이 만들어진다고 장애에 대한 무지와 편견, 차별이 사라진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실은 일상에서의 미묘한 시선과 무시 등이 장애 가진 사람들에게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부분입니다. 제도적 차별제폐지도 중요하지만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친구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말투와 태도 등 사회적 분위기가 오히려 더 깊은 상처를 주는 치명적인 차별입니다. 그런데, 그 ‘특별한 시선’의 제거는 법을 통해 ‘금지’하는 것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가능할 것입니다.
|contsmark1|개인책임이 아닌 시스템구축으로 그 동안 장애인단체에서는 장애인과 관련한 프로그램의 방송모니터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것들이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받아 안고 고민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문제지적이 일회적이고 단발성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영국 bbc의 경우에는 방송국내에 다이벌서티(diver- sity)센터가 있다고 합니다. 1970년대에 만들어진 이 센터는 여성과 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당시 모든 분야의 평등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2002년에는 bbc 내부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17개를 조사하여 업무지침과 정책을 마련했으며, 장애 가진 사람의 참여를 보장하는 시정조치 활동도 병행한다고 합니다.
|contsmark2|장애로 인한 차별, 사회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얼마 전 장애인들이 등산을 했다는 뉴스보도가 있었습니다. 그게 뉴스일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게다가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자원활동가의 멘트를 내보내는 것을 보니...여전히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보다는 ‘도움 받고 그걸로 감사해야 하는 사람’으로 비춰집니다. 그렇다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은? 우선 기본적으로 ‘그림이 되는 것만’은 지양하고, 당당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다루겠다는 의지와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대상화하던 관점에서 벗어나 장애 가진 사람의 권리 문제로 접근하면 장애 가진 사람이 안고 있는 사회·구조적인 차별기제들에 대한 접근이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시사적인 문제 외에 따뜻한 이야기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멘트와 구성에 따라 그 느낌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세심함이 어렵다면 장애인단체 등에 상의하는 등의 자세는 어떨까요? 그리고 일반 드라마나 쇼프로그램에 장애 가진 사람이 출연하는 자연스런 접근이 중요합니다. 여성계에서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mbc <인어아가씨>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어머니가 평범한 일상을 꾸려나가는 모습은 그 장애에 대한 이해와 접근법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줍니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450만 명에 가까운 장애 가진 사람이 이 땅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 다양함으로 인한 풍부함을 방송이 먼저 실천하면 어떨까요? ‘장애인’이 ‘특별한 소재’로 집중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 이웃이라는 점을 소박하게 녹여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contsmark3|여준민(월간 함께걸음 기자)|contsmark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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