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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새로운 출발에 부쳐

|contsmark0|‘kbs의 권력구조를 과감하게 혁파하여, (구성원의) 독창력과 창의력이 거대한 분수처럼 치솟아 오를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
|contsmark1|지난 28일 취임한 정연주 kbs 신임 사장은 취임사에서 kbs 개혁에 대한 의지를 이같이 밝혔다. ‘kbs는 죽어야 산다’며 kbs의 개혁을 역설하던 논객이었던 정 사장이 취임식에서 표명한 비장한 절규는 kbs의 과거와 현실에 대한 처절한 반성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기대와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contsmark2|지난 세월, kbs는 내부의 경직된 관료주의와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방송계 안팎에서 불명예스런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국가의 기간방송으로서 민주적 사회 질서와 시대정신을 선도해야 할 본분에서 벗어나 비정상적인 언론시장을 방치한 채 상업주의에 경도돼왔다는 비난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정연주 사장이 언급한 ‘권력구조 혁파’야말로 공영방송 kbs가 최우선적으로 개혁해야 할 내부 과제일 것이다.
|contsmark3|정연주 체제의 kbs는 조직문화를 바로 세워야 할 내부적인 과제뿐만 아니라 오늘의 방송이 당면하고 있는 반이성적인 방송환경을 개선할 책무도 안고 있다. 시청률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업적인 무한경쟁 구도, 방송영상산업의 발전은커녕 공영방송의 입지만 약화시키는 외주정책, 막대한 국민적 부담이 예상되는 디지털 전송방식 문제 등에 대해 그 동안 kbs는 무사안일 내지는 방관적 자세만을 견지해왔다. 개혁을 표방하며 새로운 출발점에 선 정연주 사장의 kbs호는 본연의 사명에 소홀했던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중요한 방송정책에 충분히 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contsmark4|내부 개혁과 더불어 kbs가 관심을 쏟아야 할 과제로 우선 외주정책 문제를 들 수 있다. 지난 13년간 엄청난 폐해를 초래해 온 외주정책은 장차 방송의 공적 기능마저 불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 최근 개편 과정에서 존폐 논란까지 유발했던 사태에서 보듯, 현재 35%(kbs는 30%)인 외주비율은 이제 대표적인 공익성 프로그램의 편성 여지마저 위협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또, 작년 11월 kbs는 외주제작 드라마 <장희빈> 제작 과정에서 초유의 ‘pd폭행 사건’까지 겪기도 했다. 문광부와 방송위원회가 주도하는 외주정책이 지상파방송과 독립제작사를 공멸로 몰고 갈 부작용만을 낳고 있는 현실에 대해 kbs가 종전과 같은 소극적인 입장만 고수한다면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또, kbs는 국민의 엄청난 경제적 부담과 불편이 예상되는 정부의 디지털 전송방식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동수신이 가능하고 난시청 해소에 유리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 현업인과 시민단체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온 유럽식 전송방식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수십 조의 국민적 비용 부담이 예상되고 기술적 한계가 명백히 드러난 미국식 방식을 채택하려는 정통부의 입장에 대해 이제 kbs는 눈치보기 식의 자세에서 벗어나 공영방송의 맏형답게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정연주 사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kbs의 내부개혁과 구성원들의 독창력과 창의력은 오늘의 방송계 현안인 외주정책의 개선과 디지털 방식 문제의 해결에서 출발해야 한다. 방송 현안의 해결에 적극 나서는 자세야말로 ‘한국 언론과 방송을 선도해야 할’ kbs에 부여된 공적 책무가 아닐 수 없다.|contsmar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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