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4대 직능협회 “KBS 퇴행적 이념논쟁에 빠지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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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기자·경영·방송기술인협회, 이인호 이사 선임 철회 촉구

뉴라이트 역사학자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KBS 이사 선임 소식에 KBS 4개 직능협회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이인호 씨가 이사장이 될 경우 KBS는 퇴행적인 이념논쟁에 빠질 것”이라며 비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지난 1일 오전 야권 추천 상임위원들이 퇴장한 채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여권 추천 상임위원 3인이 참석한 가운데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만 78세)를 KBS 이사로 선임하는 절차를 강행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이인호 교수의 편향된 역사관이다. 이인호 교수는 이명박 정부 초기 친일·독재 미화 논란의 ‘대안교과서’의 감수를 맡았으며, ‘대안교과서’를 만든 뉴라이트 교과서포럼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한국현대사학회 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 교수는 지난 6월 19일 TV조선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문 후보자의 강연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하는 등 민족 비하 발언 논란 끝에 사퇴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감싸는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 교수는 지난 2008년 9월 8일 <동아일보>에 ‘KBS의 이승만 왜곡’이라는 제목의 기고글에서 KBS <한국사 전>에서 두 차례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조명한 것에 대해 “KBS의 특집은 개별적 사실에 충실한 척하면서 거대한 역사왜곡을 감행하는 전형적 수법을 보여준다”며 “의도적으로 왜곡된 또는 무의식적으로 편향된 견해가 엄격한 학술적 검증의 여과 없이 공영방송이라는 막강한 매체를 타고 온 나라에 방영되는 일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역사관을 보여 온 이 교수의 이사 내정 소식에 KBS PD협회·경영협회·기자협회·방송기술인협회 등 4대 직능협회는 지난 1일 성명을 발표하고 “KBS가 제작한 이승만 관련 역사 다큐멘터리와 KBS가 보도한 문창극 특종을 두고 이렇게 쏘아붙이더니 기어이 이사장이라는 이름으로 발을 들이려 하고 있다”며 “KBS에 대한 그의 생각, 흩뿌렸던 말과 글만 보더라도 왜 그의 임명에 반대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고 비판했다.

4대 협회는 또한 이 교수의 이사 선임 과정 역시 최소한의 검증 절차 없이 여당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들만이 참석한 채 이뤄진 반쪽짜리 표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4대 협회는 “견해와 인식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하더라도 의견을 청취하고 발언의 기회를 주는 것을 생략해버리는 과감성 앞에 우리는 다시금 방송장악의 망령을 본다”며 “이인호 씨의 KBS 이사 선임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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