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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지상파, 돈벌이에 ‘올인’

MBC·SBS, 편성 조직 강화…콘텐츠 유통·사업 기능 확대 박수선 기자l승인2014.11.11 20: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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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들이 사업기능과 편성의 조직을 확대하면서 수익성과 성과 위주의 조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방송사들이 프로그램 제작보다 부가수익 창출에 힘을 쏟고, 시청률을 잣대로 한 내부경쟁을 유도하면서 본말이 전도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BS는 지난 7일 콘텐츠사업팀 신설 등을 내용으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미디어사업국을 신설해 콘텐츠 유통사업을 전담하는 팀을 새로 만들었다.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 게임 등 대형 스포츠 경기와 관련한 업무를 전담하는 빅이벤트사무국을 편성본부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콘텐츠 유통 등을 강조한 부서의 신설은 MBC 조직개편에서도 나타났다. MBC는 지난달 27일부터 시행한 조직개편에서 사업부서와 마케팅부서를 제작본부와 보도본부 곳곳에 들였다. 보도국에는 뉴스사업부가, 드라마국과 예능국에 마케팅을 전담하는 부서가 새로 생겼다. 또 미래전략본부 산하에 생긴 매체전략국은 그룹 차원의 콘텐츠 유통 수익 극대화 전략과 뉴미디어 진출, 신규 플랫폼 개발 등 매체 전략 기능을 맡고 있다.

  ▲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신사옥. ⓒ언론노조  
▲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신사옥. ⓒ언론노조
MBC와 SBS에 연달아 사업부서가 들어선 배경에는 지상파 방송사의 재정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에서 시청률 10%를 웃도는 프로그램이 손에 꼽힐 정도로 시청률의 하향 평준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 침체와 미디어 이용 행태의 변화에 따라 방송광고 수익도 크게 줄었다. 특히 올해 브라질 월드컵 등 대형스포츠 중계에서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낸 방송사들은 연말까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체적으로 MBC는 490억원 SBS는 3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추정이 나돌고 있다.

윤석년 광주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방송사의 주 수입원이었던 광고 수입이 메말라 가면서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로 방송사의 고민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방송 광고 시장이 위축되면서 이미 예견된 상황으로 수신료와 광고제도 등 지상파 규제 정책이 계속 풀리지 않으면 방송사의 전체조직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방송사들이 편성과 외주의 기능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SBS는 외주제작을 담당하는 콘텐츠파트너십팀을 이번에 다시 부활시켜 편성본부 직속으로 배치했다. 제작부서와의 경쟁을 심화시키겠다는 의도다. MBC가 이번에 보도, 드라마, 예능본부에 사업부서를 배치한 것을 두고선 각 제작부서의 자율성을 위축시키는 한편 편성 쪽의 힘을 싣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KBS도 지난달 조직을 개편하면서 콘텐츠창의센터를 신설하고 기존의 편성 틀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갔다.

편성과 외주기능의 강화는 방송사들이 수익성과 효율성을 강조할 때마다 나오는 단골메뉴다. 하지만 제작 자율성의 위축 등의 부작용도 이와 함께 거론되어 왔다.

방송의 수익성과 상업성을 내세운 조직개편은 방송사 안팎의 우려를 불렀다. 특히 MBC는 교양제작국을 분산 배치해 “돈벌이에 MBC의 교양을 희생시켰다는”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 서울 목동 SBS 사옥. ⓒSBS  
▲ 서울 목동 SBS 사옥. ⓒSBS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MBC의 경우 수익 창출을 내세우면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역량있는 교양국의 PD들을 다른 부서로 내보냈다”며 “수익은 결국 양질의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것인데 기존의 MBC의 브랜드를 창출했던 인력을 내보내는 개편으로는 콘텐츠의 경쟁력과 수익 모두 담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방송사의 콘텐츠 사업에 부정적인 시각만 있는 건 아니다. SBS 프로그램의 유통을 담당하는 콘텐츠허브에 대한 관리감독을 맡는 콘텐츠사업팀의 신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동안 콘텐츠허브와 수익을 배분하는 문제는 SBS내부에서 꾸준하게 논란이 됐던 사안이다. 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본부)는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SBS와 비교해 콘텐츠허브쪽에 돌아가는 몫이 크다며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자회사로 수익을 빼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수익성을 강조하는 방송사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돈벌이를 강조하다 방송의 자율성과 공정성 등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윤석년 교수는 “이제 드라마, 예능뿐만 아니라 뉴스도 부가가치 창출을 못하면 제작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며 “방송사들도 재원 확보를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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