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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故손양원 목사 삶 그린 다큐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포스터
세상과 격리된 채 비참한 삶을 살던 한센병 환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기 아들을 죽인 ‘원수’를 용서했고, 그를 양자로 삼아 사랑으로 대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의 주인공 故손양원 목사의 이야기다. 온갖 비통을 겪으면서도 이해와 용서, 포용의 자세를 보여준 그의 삶이 이 시대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은 ‘한센병 환자의 아버지’로 불리던 故손양원 목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지난 해 성탄특집으로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죽음보다 강한 사랑-손양원>을 극장판으로 새롭게 만든 작품이다.  
 
손 목사는 전남 여수 도성마을에 위치한 애양원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반평생을 살았다. 그는 당시 기피 대상이었던 한센병 환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환자와 일반인 사이의 울타리를 없앴다.
 
손 목사가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대중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형무소에 수감되었을 때, 환자들은 진주 남강다리 밑에서 구걸한 음식을 손 목사의 가족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제는 백발이 된 환자들은 아직도 손 목사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세월이 흘렀지만 손 목사에 대해서만은 또렷이 기억하며 그리워하고 애닳아한다. 차별과 배제없이 그들을 ‘사람답게’ 대해 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목사의 ‘용서와 사랑’이 진정 놀라운 건 그가 “원수를 사랑하라”는 기독교 정신을 실제로 행했기 때문이다. 그는 동족상잔의 비극인 여수·순천사건으로 두 아들을 잃었다. 그는 아들을 죽인 ‘원수’ 안 아무개 씨를 용서했고, 심지어 그를 양아들로 입양해 키웠다.
 
▲ 지난 11일 시사회에서 권혁만 감독이 관객과 대화를 하고 있다.
영화에서 딸 손동희 씨는 “처음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고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늦은 밤, 아버지가 오빠들의 이름을 부르며 남몰래 오열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도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고통을 넘어 ‘원수를 사랑하는’ 포용의 자세를 그는 진정 실천했던 것이다. 그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부조리한 시대를 겪어야 했고 자식을 잃는 고통을 느껴야 했지만, 그 모든 아픔을 넘어 용서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았다. 
 
 <죽음보다 강한 사랑-손양원>을 극장판으로 선보인 권혁만 PD는 지난 12일  영화 시사회에서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은 종교영화가 아니다”라며 ‘사랑과 용서’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날 시사회에는 조계종 도법스님 등 불교계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도법스님은 “영화로나마 목사님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며 “모두가 피하고 꺼리던 한센인을 포용하고 끌어안은 목사님의 정신을 생각해봐야한다. 어떤 선입견과 편견도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진정 목사님의 뜻을 기리고 따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권 감독은 손양원 목사에 대해 “경남 출신이었지만 전남에서 사역을 했고, 신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지역별로 나눠져 있던 기숙사를 통합했다. 한센인과 일반인의 경계를 허물었고, 아들을 죽인 청년을 용서하기도 했다”고 설명하며 “좌와 우, 보수와 진보, 남과 북, 지역 등으로 나뉘어 갈등하고 반목하는 이 시대에 손양원 목사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화합과 통합을 몸소 실천한 그의 삶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퍼지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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