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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피노키오’ 에 비친 언론의 거짓말

거짓말 못하는 주인공 보도 피해자 내세워 취재관행 선정적 보도 꼬집어 박수선 기자l승인2014.11.18 14: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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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피노키오>가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과 선정적인 보도 문제를 흡입력있게 그려내면서 방송 초반부터 주목받고 있다. 지난 12일 첫방송에서 시청률 7.8%를 기록한 <피노키오>는 2회 시청률이 9.8%로 상승하며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피노키오>는 방송 전부터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콤비 조수원 PD와 박혜련 작가, 배우 이종석이 재결합한 작품으로 기대를 받았다. 방송 이후엔 이들이 빚어낸 호흡과 함께 드라마가 묘사한 언론의 모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작진은 <피노키오>의 기획의도에 대해 “피노키오 증후군을 통해 우리가 보는 뉴스는 과연 사실로만 만들어지는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며 “피노키오가 진정한 인간으로 변모해가듯 그들도 진정한 기자로 성장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주인공이거나 방송사를 무대로 한 드라마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흥행에 성공한 경우는 드물었다. 2008년 방송된 MBC <스포트라이트>는 지진희와 손예진을 내세워 방송사 보도국 기자들의 세계를 담아낸,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했지만 한자릿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2009년 ‘3류 찌라시’ 기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히어로>도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다. 2004년 방송된 MBC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시청률 20%를 육박하며 호응을 얻었지만 직업이 기자인 여자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 SBS <피노키오> ⓒSBS  
▲ SBS <피노키오> ⓒSBS
<피노키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드라마는 거짓말을 못하는 가상의 질환을 앓고 있는 여주인공과 언론 보도의 피해자를 중심 축으로 언론의 역할과 언론인의 사명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여주인공 최인하(박신혜)는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고 있다. 변호사, 국회의원, 배우 등은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인하는 진로를 방송기자로 정한다. 한 치의 거짓이 없어야 하는 뉴스를 만드는 기자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직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피노키오>에서 그려지는 언론과 기자의 모습은 인하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언론은 소방대원이 9명이 숨진 화재 현장에서 유일하게 실종자로 남은 소방대원을 범죄자로 몬다. 첫방송에서 최달포(이종석)의 형 기재명(윤균상)은 아버지가 부하대원 9명을 사지로 몰아넣고 도망갔다는 뉴스 보도를 보고 “뉴스도 가끔 거짓말을 한다”고 동생을 다독인다.

취재경쟁에 혈안이 된 기자들에게 진실보도는 관심 밖이다. 인하의 친모인 송차옥 MSC 기자(진경)은 실종 소방대원의 자녀들이 울부짖는 화면을 넣으면서 “시청자에게 먹히는 것은 팩트(fact)보다 임팩트야.”라고 말한다. MSC의 경쟁매체인 황교동 YGN 기자(이필모)도 “아무도 안보는 뉴스는 뉴스가 아니다”며 선정적인 보도를 합리화한다.

언론의 보도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난 최달포(이종석)는 언론 보도의 피해자를 대변하는 듯하다. 여론몰이에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신도 죽다 살아나 거짓이름으로 살고 있는 최달포는 “사람도 죽일 있는 게 방송”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그리고 방송사를 가리면서 “되지도 않은 추측으로 함부로 짐작하고 떠들어대는 인간들로 득실댄다. 마이크와 카메라를 완장 인냥 차고 나대는 인간 투성이인 곳에 다시 오는 게 죽기보다 싫다”고 일갈한다. 달포의 형 기재명은 기자들에 대한 원망을 품고 생수 배달을 주업으로 떠돌이 삶을 살아간다.

기자들이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는 조롱을 받을 만큼 뉴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현실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이는 대목이다.

기자들이 보는 <피노키오>는 어떨까. 김성준 SBS <8뉴스> 앵커는 <피노키오>에서 묘사된 언론의 모습을 두고 “드라마가 재미있는 이유는 현실과 다르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청자들과 채팅을 하던 중 “피노키오 드라마 내용처럼 추측성 내용도 보도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내놓은 답변이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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