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제작기 MBC ‘아시아 아시아’
상태바
프로그램 제작기 MBC ‘아시아 아시아’
코리안 드림의 끝은 어디인가
  • 승인 2003.05.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40대의 가장이 있었습니다.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곧 시집갈 나이가 된 딸 하나. 그는 어느 날 한국에 가면 일자리가 있고 돈도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contsmark1|그가 사는 마을에는 한국을 아는 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contsmark2|그 노인으로부터 들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지식. 그것이 한국에 대해 그가 알던 전부였습니다.
|contsmark3|한국이란 나라가 얼마나 추운지 그는 몰랐습니다. 그가 한국에 오기 위해 진 빚을 갚기 위해 얼마나 오랜 세월 힘들게 일해야하는지 그는 생각해보지 않았을 겁니다.
|contsmark4|그리고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설마 병에 걸려 건강을 해치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contsmark5|건강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던 그는 사랑하는 딸의 지참금도 마련하고, 작은 아들만큼은 끝까지 교육시킬 수 있는 돈은 마련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contsmark6|어쩌면 그의 꿈이 이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힘든 일과 적응하기 힘든 낯선 생활 환경 때문에 병에 걸리지만 않았어도,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 병원에 가서 어찌어찌 진찰을 받고 받아든 진료비청구서가 그를 절망시키지만 않았어도… (이주 노동자는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contsmark7|그는 고통을 참아가며 일을 계속했습니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약만 먹으면 나을 거라 생각하면서 가족들 생각에 하루도 쉬지 못했습니다.
|contsmark8|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일에 지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의 동료들이 쓰러진 그를 병원으로 데려왔지만 그는 끝내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contsmark9|제작팀이 모힌달 싱(라나)씨의 사연을 알게 되었을 때 라나씨는 중환자실에 누워있었습니다.
|contsmark10|병이 깊긴 했지만 아직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전이라 제작진은 일정을 서둘렀습니다. 가족이 직접 간호를 하면 라나씨를 구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안고 서둘러 인도로 향했습니다.
|contsmark11|
|contsmark12|
|contsmark13|#1 델리
|contsmark14|
|contsmark15|어젯밤에 인도에 도착했다. 박수홍씨는 오늘밤 비행기로 도착한다. 가족들 여권문제로 하루라도 벌기 위해 먼저 왔다.
|contsmark16|호텔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라나씨의 죽음. 너무나 허탈했다. 이제 어쩐담. 지금 비행기에 타고있을 수홍이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contsmark17|라나씨가 죽었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가족에겐 이 사실을 무슨 낯으로 알린단 말인가? 라나씨의 고향집엔 전화가 없다. 이웃으로 일단 전화를 해보았지만 말이 안 통한다.
|contsmark18|일단 죽음을 알리는 건 뒤로 미루고 가족들 여권 만들 때 라나씨의 사망진단서가 도움이 될 거 같아 한국에 연락을 했다.
|contsmark19|팩스로 밤까지 사망진단서를 보내달라고. 어쨌든 라나씨의 가족을 반드시 한국에 데려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contsmark20|가족이 오지 못해 방치된 이주노동자의 시신이 많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가족을 빨리 데려가지 못하면 라나씨를 또 한번 돌아가시게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contsmark21|
|contsmark22|
|contsmark23|#2 델리공항에서 호시아르 푸르까지
|contsmark24|
|contsmark25|새벽1시. 수홍에게 라나씨의 죽음을 알렸다. 무척 상심한 모양이다. 차안에서 모두 침울한 표정이다.
|contsmark26|모두들 피곤했지만 라나씨의 죽음을 생각하면 쉽게 잠들 수 없었다. 식사도 하지 못하고 쉼 없이 달려 오전11시쯤 라나씨의 고향, 호시아르 푸르에 도착했다.
|contsmark27|라나씨의 시골집을 찾기는 의외로 쉬웠다. 하지만 동네사람들까지 다 모여있는 곳에서 라나씨의 죽음을 알리는 건 정말 힘들었다.
|contsmark28|몇 번의 망설임 끝에 수홍이 입을 열었고 통역마저 머뭇거리며 말을 전했다. 이어지는 가족의 통곡.
|contsmark29|인근도시 잘란다르에 여권 사무소가 있다. 4시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슬픔을 잠시 묻어두고 잘란다르로 향했다. 간신히 담당공무원을 만났지만 대답은 no. 신원조회다 뭐다 절차를 제대로 밟으라는 것이다.
|contsmark30|모두들 “please”를 연발하며 특수한 사정을 감안해달라고 매달려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여권 사무소는 문을 닫아버렸고, 우리는 라나씨의 가족들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contsmark31|어떻게든 빨리 한국으로 가족들을 데려 가야하는데… 36시간이 넘도록 수홍과 우리 모두 먹지도 자지도 못한 상황이다. 일단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contsmark32|
|contsmark33|
|contsmark34|#3 잘란다르
|contsmark35|
|contsmark36|한국대사관, 한국주재 인도대사관의 협조공문도 잘란다르 여권 사무국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contsmark37|막막한 심정으로 델리 이곳저곳 도움이 될만한 곳에 전화를 했다. 그러다 델리에서 사업을 하시는 한 교민의 도움으로 잘란다르 지역의 경찰 최고 책임자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contsmark38|그 경찰책임자는 우리 프로그램의 취지에 크게 공감했고 기꺼이 제작진을 도와주기로 했다. 그분의 말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여권이 발급되었다.
|contsmark39|라나씨가 코리안 드림을 향해 갔던 그 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버린 라나씨를 만나기 위해 그분의 가족들이 또 한국으로 가고있다.
|contsmark40|
|contsmark41|
|contsmark42|우리나라에 노동자를 보내고 있는 대부분의 아시아로부터 우리는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contsmark43|수출의존형 경제구조를 가지고있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 문제는 국익차원에서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이듭니다.
|contsmark44|이 땅에서 또 다른 라나씨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외국인 이주 노동자에 관한 법률과 제도가 하루빨리 정비되기를 바랍니다.
|contsmark45|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ontsmark46|이민호mbc tv제작 2국
|contsmark47||contsmark4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