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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 축소 논란에 시사프로그램 신설 교양 프로그램 통합 갈등

내년 1월 개편을 앞두고 있는 KBS 내부 곳곳에서  편성의 방향과 절차를 두고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단막극 축소 논란에 이어 KBS 내부에서 꾸준하게 요구했던 시사프로그램의 신설 여부와 교양 프로그램의 통합을 놓고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KBS PD협회 등이 지난 8월부터 정규 편성을 요구해왔던 <마주 선 이들의 대화, 거리의 만찬>(이하 <거리의 만찬>)의 신설 여부를 두고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거리의 만찬>은 지난 10월 파일럿으로 방송돼 호평을 받았지만 정규 편성 여부와 시기는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

KBS 내부에선 조대현 사장이 이번 개편의 목표로 제시한 ‘공영방송 회복’을 위해서라도 시사 프로그램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 사장은 지난 7월 28일 취임식에서 “2015년 1월 1일 프로그램 개혁을 통해 KBS를 창조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 KBS 파일럿 시사프로그램 <거리의 만찬> ⓒKBS
지난 2일 일선 PD들과 TV본부장, 교양국장 등의 제작 책임자가 참석한 TV위원회에서도 시사 프로그램의 신설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TV위원회에 참석한 한 PD는 “제작 책임자들은 시사 프로그램 신설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늦어도 3월에는 시사 프로그램 신설이 가능하도록 추진해야 한다는 실무 PD들의 의견에는 확언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KBS 노사는 오는 5일 열리는 공정방송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KBS는 2008년 이후 시사 프로그램이 축소되면서 권력을 비판하는 기능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2008년에는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인 <생방송 시사투나잇>을 <생방송 시사 360>으로 변경했다가 결국 폐지를 강행한 바 있다. 매체 비평 프로그램인 <미디어포커스>도 <미디어비평>으로, 다시 <미디어 인사이드>로 바뀌면서 연성화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번 개편이 추진되는 과정을 두고 실무진과의 충분한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KBS 내부에서는 프로그램 성격이 유사한 <생생 정보통>과 <굿모닝 대한민국>의 제작팀을 통합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와 논란이 됐다.

해당 프로그램의 PD들은 실무진과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열린 TV위원회에서 두 프로그램이 일부 코너를 방송에서 공유하는 선에서 의견을 조율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교양국에서 제작하는 <굿모닝 대한민국>이 외주 비율이 100%에 가까운 <생생정보통>으로 흡수통합될 경우 제작진의 자율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날 TV위원회에선 ‘단막극 축소 논란’ 등도 안건으로 올랐지만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KBS는 현재 <드라마 스페셜>을 일요일 심야 시간대에서 금요일 오후 10~12시대로 옮기고 같은 시간대에 단막극 이외에도 경량급 미니시리즈 등을 동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드라마 PD들과 KBS PD협회는  이같은 개편이 단막극의 실질적 폐지라고 우려하며 독립적인 예산과 편성시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단막극 축소와 관련해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창의센터의 태도에도 아직까지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창의센터측은 “단막극 폐지가 아니라 시간대 이동”이라며 “단막극 15편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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