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뚫는’ 지상파… ‘고공행진’ JTBC·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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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방송결산] ②예능

지상파 예능의 침체기였다. 올 한 해 동안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 등의 지상파 주말예능 프로그램이 꾸준한 인기를 유지했지만 화제성은 JTBC와 CJ E&M 예능 프로그램에 뒤졌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올해 새로 신설한 MBC <별바라기>, SBS <매직아이> 등의 프로그램은 해를 넘기지 못하고 퇴장했다.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JTBC <비정상회담>, tvN <삼시 세끼>등과 비교되면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 하락세 두드러진 심야 예능=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침체는 시청률 지표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지상파에서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을 살펴보면 10%를 넘긴 프로그램은 손에 꼽을 정도다. 시청률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주말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MBC <아빠 어디가>(7.9%)와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5.4%)는 한자리 수에 머물렀다.

그래도 평일 오후 11시대에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상파 장수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토크쇼 등도 지난해에 비해 1%p이상 시청률이 하락했다. KBS <해피투게더3>는 지난해 7.6%에서 올해 6%로 시청률이 감소했다.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도 7.3%에서 올해 6.2%로 하락했다. 지난해 6.2%를 기록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올해 5.3%로 줄었다.

분위기 쇄신을 꾀하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방송사마다 많게는 10편 넘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폐지의 칼날을 벗어난 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국민 MC 유재석도 스타 PD도 소용이 없었다. KBS <나는 남자다>(4.3%),<맘마미아>(4%), MBC <별바라기>(3.2%), <7인의 식객)(3.5%), SBS <도시의 법칙>(3.6%),<매직아이>(3.2%)<달콤한 나의 도시>(2.8%) 등이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 JTBC <비정상회담> ⓒJTBC
■ JTBC·tvN 예능의 선전=JTBC와 tvN 예능 프로그램의 선전이 두드러진 해였다. 특히 갈수록 깊어지는 지상파 심야 예능의 위기는 이 시간대에 핵심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편성한 JTBC의 영향이 컸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다양한 문제를 조명해 보는 <비정상회담>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비정상회담>이 인기를 끌자 MBC는 외국인 출연자가 출연하는 <헬로 이방인>을 편성했고,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외국인 출연자가 부쩍 늘었다. 출연자들을 향한 광고계의 러브콜도 꾸준하게 이어졌다. 시즌 3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히든싱어>도 평균 5%대의 시청률을 보였다. 토요일 오후 11시에 편성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도 예능 블루칩 강남을 발굴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tvN에선 나영석 PD가 꽃보다 시리즈의 완결판인 <꽃보다 청춘>에 이어 <삼시 세끼>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배우 이서진과 2PM 멤버인 옥택연이 강원도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주된 내용이지만 8.7%(12월 12일 방송, 닐슨코리아 집계)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 MBC <아빠! 어디가> ⓒMBC
■육아 예능의 위기,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기=지난해부터 육아 예능의 붐을 이끌어 온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는 올해 희비가 엇갈렸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며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아빠 어디가>는 하락세를 거듭하다가 다음달 시즌 2의 막을 내린다. 추성훈의 딸 ‘추사랑’의 귀여운 모습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송일국의 ‘삼둥이’ 아들들로 다시 상승세를 맞고 있다.

하지만 육아 예능은 아이들의 섭외가 관건인 만큼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기가 불가능해 보였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부활도 눈에 띈다. SBS <K팝스타4>는 방송 초반부터 출연자들이 경연에서 부른 노래가 음원 사이트를 석권하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이진아의 ‘마음대로’는 방송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방송 하루만에 네이버 TV캐스트 100만뷰를 돌파했다. 지난 7일 방송에서 정승환이 부른 ‘사랑에 빠지고 싶다’가 일주일 넘게 음원 1위를 지키기도 했다.

앞서 엠넷 <슈퍼스타6>도 음악적 진정성을 내세워 이전 시즌의 부진을 씻어냈다.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 머니3>도 KBS <개그콘서트>에서 패러디 코너가 생기는 등 힙합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MBC <무한도전> ‘선택 2014 시리즈’ⓒMBC
■‘위기를 기회’로 국민 예능의 저력=KBS와 MBC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위기 속에서 저력을 입증해 보였다. MBC <무한도전>은 올해 멤버 두 명이 연달아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내년 방송 10주년을 앞두고 위기설이 급부상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선택은 정면 돌파였다. 지난 14일 방송에선 멤버들의 녹화 전 마음가짐을 점검하는 ‘셀프 디스’를 택했다. 이날 방송은 최근 6개월 방송된 <무한도전>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서는 특집 ‘선택 2014’에서 사전선거제도 등을 알리고 젊은 세대에게 선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대통령 표창과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는 지난해 말 시즌3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존폐의 기로에 서 있었다. <1박 2일>의 버팀목이었던 MC 강호동의 부재와 검증되지 않은 멤버들로 시즌2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시즌 3가 1년을 넘긴 <1박 2일>은 ‘국민 예능’ 수식어가 붙던 전성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출연진과 밀고 당기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유호진 PD의 연출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또 몸을 사리지 않는 출연자들과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적절하게 가미한 점도 위기 극복의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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