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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 경영, 조중동은 문제없나

[시론]정운현 팩트TV 보도국장 정운현 팩트TV 보도국장l승인2014.12.22 10: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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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갑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소위 ‘땅콩회항’ 여진이 가시지 않고 있다. 조 씨는 조만간 사법조치가 될 지도 모른다. 이륙 준비에 들어간 여객기를 회항시킨 행위는 항공보안법 제32조(승객의 협조의무) 위반에 해당된다. 또 대한항공 측이 승객을 상대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검찰은 조 씨가 증거인멸에도 가담한 정황을 일부 확인했으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조 씨의 ‘땅콩회항’을 두고 몇몇 언론은 한국 재벌기업들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오너 일가가 임직원들을 마치 집안의 종 부리듯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그간 수도 없이 많이 있어 왔다. 폭언과 구타, 인사전횡은 보통이요, 심지어 성추행을 해서 말썽이 된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일회성 말썽 정도로 치부된 채 묻히고 말았다. 이번 사건의 장본인인 조 씨 역시 재벌 3세다. 그가 오너 일가가 아니었다면 ‘땅콩회항’과 같은 행동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12월 15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주류인 재벌기업에서 3세들의 경영참여가 이미 상당히 진전된 걸로 나타났다. 국내 1위 삼성그룹에선 창업자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현대차·LG·두산·한화·한진 등 주요 재벌에서 3세가 주요 임원 자리에 올랐다.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사옥.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사옥.
이들은 입사와 승진에서 일반 임직원들과 큰 차이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 주요 15개 그룹의 재벌 3세 28명은 평균 28.1살에 입사해 불과 3년 뒤인 31.2살에 ‘기업의 별’인 임원 자리에 올랐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조사 결과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는 22.1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파격도 이런 파격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재벌 3세들이 도덕성이나 경영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채 대기업의 요직을 꿰차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땅콩회항’에서 보듯이 경험과 역량 면에서 부족한 3세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기업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3세들의 경영참여 문제는 비단 일반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개인 소유의 언론사들도 마찬가지 다. 조선·중앙·동아일보의 경우를 한번 보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조선일보>의 실질적인 설립자인 방응모의 증손자로 40세에 부사장, 45세에 사장이 됐다. 방 사장의 두 아들 가운데 장남(방준오·40)는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이사대우, 차남(방정오·36)는 TV조선 마케팅실 실장(국장)으로 근무 중이다. <조선일보>는 5세 경영시대를 맞은 셈이다.

올해 만 50세인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은 창업자인 인촌 김성수의 증손자, 즉 4세다. 32세 때인 1996년 <동아일보> 기자로 입사해 3년만인 1999년 동아일보 사장실 실장(상무이사)로 승진했으며, 이듬해에 신문담당 전무이사, 2006년 부사장을 거쳐 2008년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김 사장은 고려중앙학원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참고로 김 사장의 동생 김재열(46)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차녀(이서진)와 결혼했으며,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중앙일보> 창업자인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사돈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삼성코닝 부사장을 거쳐 1994년 <중앙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겸 발행인에 취임했으며,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2003년엔 회장에 올랐고 현재 종합편성채널 JTBC 회장도 겸하고 있다. 홍석현 회장의 장남 홍정도는 2005년 <중앙일보> 전략팀 사원으로 입사해 4년 만에 임원이 됐다. 이후 중앙일보 전무, JTBC 전무·부사장을 거쳐 지난 17일 인사에서 입사 10년 만에 중앙일보·JTBC 공동대표에 올랐다. <중앙일보>도 이제 3세 경영이 본격화 된 셈이다.

  ▲ 정운현 팩트TV 보도국장  
▲ 정운현 팩트TV 보도국장
이상에서 살펴봤듯이 조·중·동의 경우도 일반 대기업과 별로 다를 바 없다. 조중동 경영에 참여하는 후예들 대부분이 해외 유학파이며 임원으로 입사해 단기간에 핵심요직에 올랐다. 이들의 도덕성은 물론이요, 경영능력도 제대로 검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지 오너 자녀여서 요직에 올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 대기업은 문제고 조·중·동은 괜찮은 걸까. 모르긴 해도 꼭 그렇지만은 아닐 것이다.
 


정운현 팩트TV 보도국장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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