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민 PD 고교 은사, “해고 철회” 청원운동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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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다음날 ‘아고라’에 개설… 26일 현재 1331명 동참

권성민 MBC PD 해고 사태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권 PD의 고교 은사가 ‘해고 철회’를 청원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나섰다. 26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1331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자신을 “MBC에서 해고된 권성민 PD의 고등학교 때 국어교사”라고 밝힌 아이디 ‘인호’라는 이름의 게시자가 지난 22일 “MBC 권성민 PD의 해고 철회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인호’씨는 “오늘 오전 제자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 1, 2위에 오르는 것을 보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MBC(사장 안광한)는 지난 21일 권 PD의 만화를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해사 행위’”라고 규정하며 권 PD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MBC 안팎에서는 ‘부당해고’, ‘표현의 자유 훼손’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 MBC(사장 안광한)가 권성민 PD 해고 사유로 든 웹툰의 일부.
권 PD의 고교 국어선생님인 ‘인호’씨는 “언론인으로서의 양심과 사랑 받는 MBC로 거듭나길 소망하는 글이 문제가 되어 6개월 정직과 수원지사 좌천 발령 소식을 듣고 안타깝던 일, 예능국 이야기를 소소하게 그려내며 다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숨어 있는 웹툰을 재미있게 보다 그것이 문제가 되어 해고된 일 등등 참으로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며 “그의 해고 소식에 어찌할 바를 모르며 하루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호’씨는 이번 해고 사태에 대해 “암울한 언론 현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뇌하면서도, 그나마 서민들에게 웃음과 벗이 되어주는 TV의 예능프로를 위해 밤잠을 설치며 옛날의 ‘만나면 좋은 친구 MBC’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던 권성민 PD”라며 “국민과의 소통이 소중한 공영방송에 몸담은 언론인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 ‘오늘의 유머’나 SNS를 통해 글과 웹툰을 올려 공감대를 넓힌 것은 오히려 권장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호’씨는 “저는 그 글과 웹툰을 보며 그나마 기레기라 폄하되던 언론인에 대한 실망을 달랠 수 있었다”며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을 많은 분들이 피부로 느끼는 상황이다. 권성민 PD의 원직복직과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는 MBC로 거듭날 것을 간곡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상식도 양심도 저버린, 회사와 인사자들 반성 많이 했으면 합니다”, “MBC는 국민을 더 이상 지치게 하지 말라”, “MBC 정상화를 촉구합니다”, “한때는 가장 신뢰하고 가장 많이 보았던 그때의 MBC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등의 바람을 담아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서 지난 22일부터 진행 중인 “MBC 권성민 PD의 해고 철회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서명운동. ⓒ화면캡처
다음은 권성민 PD의 고교 국어교사”라고 밝힌 아이디 ‘인호’씨의 청원글 전문.

저는 MBC에서 해고된 권성민 PD의 고등학교 때 국어교사입니다. 오늘 오전 제자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 1, 2위에 오르는 것을 보며 참담한 심정입니다.

고등학교 수능이 끝난 후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뮤지컬을 연출하여 공연하는 것을 보고 받았던 감동,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주고받았던 편지, 같이 공연을 보고 읽은 책을 얘기하며 차를 마시던 시간, 제가 지도하는 연극반 아이들과 어울려 작품을 다듬어 주던 대학시절의 모습,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한 우물파주기 프로젝트를 할 때 기금 마련 물품판매를 같이 하던 일, 권군의 MBC 예능PD 합격 수기를 학생들과 읽으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공유하던 특별수업 시간, 오늘의 유머에 올린 언론인으로서의 양심과 사랑 받는 MBC로 거듭나길 소망하는 글이 문제가 되어 6개월 정직과 수원지사 좌천 발령 소식을 듣고 안타깝던 일, 예능국 이야기를 소소하게 그려내며 다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숨어 있는 웹툰을 재미있게 보다 그것이 문제가 되어 해고된 일 등등. 참으로 많은 일들이 떠오릅니다.

제자라기보다 젊은 벗으로 함께 했던 권성민 PD와의 시간들이 떠올라 그의 해고 소식에 어찌할 바를 모르며 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이렇게 청원서명이라도 하지 않고는 잠들 수 없을 것 같아 뜻있는 분들의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더 공부하고 싶기도 하고 암울한 언론 현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뇌하면서도, 그나마 서민들에게 웃음과 벗이 되어주는 TV의 예능프로를 위해 밤잠을 설치며 옛날의 ‘만나면 좋은 친구 MBC’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던 권성민 PD입니다.

국민과의 소통이 소중한 공영방송에 몸담은 언론인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 ‘오늘의 유머’나 SNS를 통해 글과 웹툰을 올려 공감대를 넓힌 것은 오히려 권장해야할 것입니다.

저는 그 글과 웹툰을 보며 그나마 기레기라 폄하되던 언론인에 대한 실망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굳이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 26분의 자살을 말하지 않아도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을 많은 분들이 피부로 느끼는 상황입니다.

영화 <제보자'>의 주인공이 스케이트장 관리를 하거나 <뉴스타파>를 만들 수밖에 없게 내몬 것을 저처럼 평범한 국민도 알고 있습니다.

권성민 PD의 원직복직과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는 MBC로 거듭날 것을 간곡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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