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능희 MBC노조위원장 “‘공정방송’ 지켜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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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11기 출범식…이성주 전 위원장 “흔들림 없는 조합원에게 감사”

▲ 이성주 전 위원장이 조능희 위원장에게 노조 깃발을 전달하고 있다. ⓒPD저널

“MBC노조는 창립 이래 28년 동안 가치와 원칙이 변한 적이 없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공정방송과 방송 독립을 통한 민주화의 완성은 MBC노조의 창립 정신이며 단 한순간도 사라진 적이 없습니다. 파업과 부당징계, 부당전보는 우리 가슴 속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11대 집행부는 지금까지 지켜온, 앞으로 지켜나가야 할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조능희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많은 조합원과 만나 나눈 대화 중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MBC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비정상인 MBC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절박한, 그리고 언론노동자로서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열망을 통해 MBC노조의 역사는 유유히 흐르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다시 시작해봅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함께 합시다.”(방창호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위원장)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 제11기 출범식이 16일 오후 서울 성암로 MBC신사옥 미디어센터 1층에서 열린 가운데 10기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11기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희망’과 함께 ‘연대’를 이야기했다.

MBC본부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 위원장은 98.2%의 높은 지지를 얻으며 위원장에 선출됐다. 재적인원 1701명 가운데 1475명이 참여, 86.7%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조 위원장과 함께 동반 출마한 방창호 수석부위원장은 앞으로 2년 동안 MBC본부를 이끌게 됐다.

이날 출범식에는 언론노조 KBS본부 등 타 언론사 노조는 물론 해직언론인이 된 MBC본부 이용마 전 홍보국장, 정영하 전 위원장, 박성호 전 기자협회장, 최승호 전 PD(현 <뉴스타파> PD), 박성제 전 기자 등도 참석했다.

이성주 전 위원장 “매서운 한파에도 조합을 지켜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장이 지난해 5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MBC 왜곡 보도에 무릎을 꿇고 사죄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언론노조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부당징계, 부당전보, 해고 등으로 상처 입은 조합원들을 다독이며 이끌어왔던 이성주 전 위원장은 이임사에서 제일 먼저 조합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 전 위원장은 “매서운 한파에도 흔들림 없이 조합을 지켜준 조합원 한분 한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인연을 함께 해준 지부장과 집행부에도 감사드린다. 거리에서 만나 구호를 외치며 함께 연대했던 많은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거듭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2년간 법원으로부터 MBC노조의 170일 파업이 정당했다는 판결을 받은 것 등 기쁜 날도 있었지만 “심장이 푸르게 멍이 들도록 가슴 아픈 날 또한 많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은 자신이 위원장을 맡았던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우리가 이렇게 손잡고 가는 길, 우리의 앎과 생각을 삶으로 실천하는 길, 고통스럽지만 모두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과 숙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제 평조합원으로 돌아가는데, 우리 모두가 정말 밝게 웃으며 뜨겁게 포옹하는 날이 올 그날까지, 내가 말했던 믿음, 여러분이 보여줬던 믿음을 부여잡고 굳게 지키며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노조 집행부 뒤에는 평조합원들이 있다”

지난 2년 함께 했던 김한광 전 수석부위원장은 “미안하고 고맙다. 미안한 것은 2년 전 처음 이 자리에 섰을 때 이기는 조합이 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기대를 다 채우지 못한 거 같아 미안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 준 것은 조합원 동지들이 지지하고 믿어줬기에 가능한 거라 생각하기에 정말 고맙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전 수석부위원장은 “종종 왜 너희들은 싸우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는데, 한 번도 싸움에서 물러나거나 피한 적은 없다”며 “다만 미완의 싸움을 11기에 넘겨주고 가게 된 점이 송구스럽다. 내가 지금 느끼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기를, 그 기대는 지역과 서울 따로 없다는 것을, 오직 ‘노조’의 정신만 있다는 것을 조합원들도 공감하고 확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리에서 물러나 평조합원으로 돌아가는 10기 집행부, 그리고 새롭게 출범하는 11기 집행부에게 조합원들은 영상을 통해 “언제나 여러분들 뒤에는 평조합원들이 있다”, “뒤에 우리가 있습니다. 파이팅!”, “가장 노동조합다운 노동조합의 모습으로 늘 우리 곁에서 항상, 같이, 열심히 잘 할 수 있는 집행부가 되어 달라”, “2년 전 정말 지독한 상황이었는데 이성주 위원장과 김한광 수석부위원장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다” 등 고마움과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정영하 전 위원장도 영상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며 “던지는 건 한 표지만 던지는 마음은 백 만 표입니다. (노조의) 뒤에 백만대군이 서 있는 것입니다. 파이팅입니다”라고 응원했다.

▲ 지난 2012년 MBC노조의 170일 파업 당시 공정방송을 향한 MBC조합원들의 열망을 담은 슬로건이자 아직도 MBC노조 홈페이지 메인에 걸려 있는 “MBC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는 문구.
“공정방송과 방송독립이라는 열매, 국민과 함께 수확할 것”

조합원들의 마음을 받은 조 위원장은 “MBC노조는 창립 이래 28년 동안 가치와 원칙이 변한 적이 없다. 공정방송과 방송독립의 싹을 트일 씨앗, 그것을 지켜내고 언젠가는 그 열매를 온 국민과 더불어 수확할 것이다. 반드시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창호 수석부위원장도 “철은 여러 번의 담금질을 통해 단단해 지듯이 우리가 겪는 시련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워나간다면 점점 더 굳건해지고 강해질 것이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함께 합시다”라고 외쳤다.

조능희 PD와 입사 동기이자 MBC조합원이자 1만 2000여명의 언론 노동자들을 이끌게 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MBC PD)도 11기 MBC집행부와 MBC조합원들에게 “조합원 여러분들이 조합을 해체할 수도, 지켜가기로 결심할 수도 있다. 조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결정에 기꺼이 따르고 잘 하리라 생각한다.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0대는 어떻게 보면 가장 고통스러운 집행부가 아니었나 싶다. 그 기간 동안 조합원들을 잘 다독이며 노조를 잘 지켜낸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조합원 여러분도 고통스러웠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꽃을 피워내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언론노조는 1만2000명 조합원과 함께 상암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성원하고 함께 싸우겠다”고 연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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