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톡] KBS ‘착하지 않은 여자들’ - 진정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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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착하지 않은 여자들> 캡쳐. ⓒKBS

“왜 이러냐. 나말년 선생이랑 같은 급이 되어야겠어? 마리 엄마, 네가 졌다. 물은 자기가 뿌려놓고 왜 울어?”

“우리 엄마가, 옛날에 얼마나 속상했을지 알겠다.”

“근데 나, 방금 감동했다. 쟤들 좀 이쁘지 않냐.”

“그래서 더 짜증나.”

애지중지 키운 딸 마리(이하나 분)가 학창시절 자신을 퇴학당하게 만든 나말년(서이숙 분) 선생의 아들 루오(송재림 분)와 연애를 한다는 사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던 현숙(채시라 분). 지난 날 현숙을 열등감에 시달리며 살도록 한 원흉인 나말년 선생은 진심어린 사과 한 번 현숙에게 하지 않았기에, 현숙은 루오를 더 미워한다.

현숙은 나말년 선생이 자신과 마리에게 밀가루를 뿌렸듯, 집 앞에서 다정하게 서 있던 두 사람에게 물벼락을 뿌린다. 물을 끼얹기 직전, 현숙은 자신의 뺨을 때리고 밀가루를 뿌리며 위악을 부리던, 죽도록 미운 나말년 선생을 떠올리지만, “당신도 똑같은 사람 되는거야”라며 만류하는 남편을 뿌리치고 기어이 물을 뿌린다.

하지만 물벼락을 끼얹고 나니, 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현숙. 현숙이 물을 뿌리고 막말을 해도 루오와 마리는 대들지도 화를 내지도 않는다. 단지 서로를 더 위하고 챙기며 꿋꿋이 곁을 지킬 뿐. 현숙은 결국 두 사람의 사이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나말년 선생에게도 이를 알린다.

▲ KBS <착하지 않은 여자들> 캡쳐. ⓒKBS

“저도 무지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인데요. 우리 애들이 서로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말린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넌 나랑 사돈이 되고 싶니?”

“아니죠, 당연히. 끔찍합니다.”

“그런데 왜 태도가 누그러진거야?”

“선생님을 싫어하는 것보단 제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니까요. 선생님도 이루오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시잖아요. 애들을 말릴 수 없다면 제가 변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선생님을 좋아해보도록 노력하려구요.”

물벼락을 뿌리는 것보다, 상대방을 모욕 주는 것보다 더 큰 승리를 이룬 현숙. 열등감투성이에 늘 방어적인 자세로 살던 현숙은 어느덧 진정한 승리를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성장한 만큼, 현숙은 앞으로의 삶을 더 즐거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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