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이사회 소집, 절차와 내용 모두 문제”
이인호 KBS 이사장이 KBS의 ‘이승만 정부 일본망명 요청설’ 관련 보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소집한 임시 이사회가 오늘(8일) 오후 예정된 가운데, KBS 야권 이사 4인이 이 이사장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등 야권이사 4인은 8일 성명을 내고 “이인호 이사장이 절차와 내용 모두 불법인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특정집단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의 본색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그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KBS는 지난 달 24일 <뉴스9>에서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 망명 타진’ 꼭지를 통해 ‘이승만 정부가 6.25 전쟁 발발 직후 일본망명을 추진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한 바 있다. 이후 KBS는 보수단체의 반발을 수용해 반론보도를 냈고, 이로 인해 ‘굴욕적인 선택’이었다는 내부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이사장이 당초의 보도를 문제 삼으며 ‘보도의 정확성 제고 방안에 관한 보고’라는 안건으로 임시이사회를 소집하자 야권 이사들은 “날짜 오류 등에 대해 정정하고 반론방송도 내보냈음에도 별다른 근거 없이 KBS를 공격하는 집단과 정파의 대변인으로 자처하고 나섰다”며 “내외의 공격과 부당한 개입으로부터 KBS의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 본연의 임무인 KBS 이사회의 장이 오히려 독립성을 침해하는 ‘공격수’로 나서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사장의 직권으로 특정 보도 사안에 대해 이사회를 소집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법적 근거가 없이 이사장의 ‘월권’으로 소집한 이사회라는 지적이다.
KBS 야권 이사 4인은 “이사장이 소집한 긴급 임시이사회는 그 절차와 내용에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보도된 지 2주나 지난 이슈가 왜 지금 긴급 안건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없으며, 공영방송 KBS의 보도는 법적으로 명시된 책임자 이외에는 누구도 자의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영역으로 KBS 이사회도 개별보도 내용에 개입할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지난 2월에도 KBS <뿌리 깊은 미래>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이사회 간급 안건으로 상정하려 해 ‘제작 자율성 침해’라는 비판을 받은 전력이 있다.
야권 이사 4인은 이 이사장의 이념과 역사관, 가치관 등이 지나치게 편향적이어서 공영방송 이사회의 대표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인호 이사장은 독단과 독선, 아집과 편견으로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KBS이사회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KBS와 KBS 이사회를 위해 이인호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는 것이 순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