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의 독립PD 폭행사건,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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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PD협회 규탄 기자회견,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촉구

▲ 15일 오전 한국독립PD협회(협회장 이동기, 이하 독립PD협회)는 서울시 중구 필동 MBN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속적인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독립PD 폭행사건과 횡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MBN 측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MBN에서 발생한 독립PD 폭행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오전 한국독립PD협회(협회장 이동기, 이하 독립PD협회)는 서울시 중구 필동 MBN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속적인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독립PD 폭행사건과 횡포를 규탄한다”며 MBN 측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6월 24일, MBN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외주제작사의 한 독립PD가 MBN의 담당PD에게 폭행을 당한 바 있다. 독립PD협회에 따르면, 이 독립PD는 무차별 폭행을 당해 안면이 골절되는 등 심각한 상해를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독립PD협회는 이번 사건을 개인 간의 단순한 폭행사건이 아닌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부당한 횡포로 판단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연출한 진모영 독립PD는 “이번 사건 소식을 접하고 나서 눈물이 나려고 했다”며 “나 역시 방송사에서 외주제작 일을 하면서 숱한 언어폭력과 모멸감을 겪어왔는데 이번 사건도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갑질교수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사건도 그것과 하등 다르지 않다”며 “알량한 권력을 가진 방송사 PD가 약한 지위를 가진 외주 PD에 가한 비열한 폭행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진 PD는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인 가해 PD는 강력한 징계를 받아야 하고, 방송사는 이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MBN이 이번 사태에 정확히 사과하는 것만이 독립 PD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주식 한국PD연합회 부회장(KBS PD협회장)도 “한국은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1위인데 가장 위험하고, 목숨을 거는 일들은 외주화·비정규직화 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방송계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험한 일, 힘든 일, 어렵고 귀찮은 일들은 외주나 독립PD들에게 맡기면서도 합당한 대우 대신 부속품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안 부회장은 “PD사회와 방송계의 이런 경향이 이번 폭행 사건의 배경에 있다”며 “PD연합회를 포함한 모든 언론계가 이 문제를 단순한 하나의 폭행사건이 아닌 방송시장 전반의 인력 구조 문제, 독립PD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믿을 수 없이 참담한 심경”이라며 “지상파 방송사의 PD협회장으로서 부끄럽고 죄송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MBN은 이번 사건에 대한 독립PD협회의 비판과 진상요구에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독립PD협회 권익위원장인 복진오 독립PD는 “MBN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해 김주하 앵커를 뉴스에 투입한다고 한다”며 “우리는 그 뉴스에서 폭행사건을 사과하는 멘트가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MBN은 우리가 이성적으로 쓴 성명서마저 거부했고 오늘 집회 상황을 보고 대응을 모색한다고 한다”며 “MBN은 제대로 사죄하고 우리들의 요구 조건과 대화를 거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최선영 독립PD도 “MBN은 이 사태에 대해 공개적인 서한을 통해 이 사태에 대한 처리를 하라”며 “현재 구두로 사건처리를 진행하려 하는데 그것은 신뢰할 만한 답변으로 생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구체적인 상황과 인과관계를 통해 사건에 가려진 진실을 밝히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독립제작사 및 독립PD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독립PD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비현실적인 제작비와 열악한 제작 현실에도 불구하고 묵묵하게 프로그램 제작에 매진하고 있는 독립 PD들에 대하여 이토록 처참한 폭행까지 발생한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의 횡포에 대해 수많은 보도가 쏟아지지만, 정작 거대 방송사와 독립제작사 및 독립 PD간의 종속적이고 착취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모두가 침묵하고 있는 현실 또한 절망스럽다”고 개탄했다.

독립PD협회는 △철저한 진상 조사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MBN에 촉구하는 한편, “이와 같은 폭행사건의 배경이 된 방송사의 수직적 외주정책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상호협력적 동반관계와 상생원칙에 입각한 새로운 관계설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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