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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회 이달의 PD상 심사평 및 수상소감

PD저널l승인2015.07.30 11: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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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 TV 부문

동성 결혼 합법화에 대한 논의의 장 제시 (김정준 PBC PD)

제184회 이 달의 PD상에는 6월 7일 방송된 <SBS 스페셜>‘우리 결혼했어요’가 선정되었다.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동성 부부와 아이들, 그리고 가정의 삶을 정면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다소 무거운 주제이지만 신선함을 느꼈다.

세계 곳곳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고 있고 이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이에 대한 논의 자체가 금기시 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던 성 소수자들에 대한 문제를 전면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다소 어려웠을 기획·제작 과정을 거쳤을 제작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양한 해외의 동성 결혼 사례를 소개한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우리 사회가 앞으로 겪을지도 모를 동성 결혼에 대한 법적·사회적 갈등과 해결 방안을 잠시나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방송의 역할이란 게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을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쉽게 공감하기 힘든 부분을 시청자들에게 화두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힘을 보태는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정과정에서 심사위원들 간에 참신한 기획이라는 평가와 함께 언젠가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겠지만 아직은 다루기에 좀 이른 주제가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소개되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성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표출되기 힘들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우리 결혼했어요’를 이달의 PD상으로 최종 선정했다.

■ 라디오 부문

오랜만에 라부심(라디오+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다큐! (윤의준 SBS PD)

라디오를 업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정규방송으로 라디오 다큐멘터리를 들어봤던 게 언제였던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생각해 보니 막내 때 관성처럼 만들어봤거나 심사를 할 때 들어보는 정도가 전부였다. 라디오 다큐는 지루하다거나 수상을 위한 퍼포먼스 아니냐는 편견까지 들었고,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다큐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곤 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지루하지 않은’, 그것도 정말 ‘라디오스러운’ 다큐멘터리를 들었다. 뭐랄까, ‘독 짓는 늙은이’의 옹골찬 옹기를 접한 느낌이랄까. (늙은이란 말이 거슬렸다면 죄송합니다. ‘장인’이죠.) 무거운 주제였음에도 후보작 중 가장 재미있었다. 적재적소에 요리 대가의 양념처럼 등장한 멋진 음악들과 효과는 소리로만 이루어지는 라디오 매체에서 더 빛을 발했다. 담백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김C의 내레이션, 얼굴이 나오니 TV에서는 응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본 극우세력과 일반인들의 솔직한 인터뷰 등 깊이 있는 취재와 다채로운 연출을 맛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라디오 다큐멘터리’가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이번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연출가로서는 최고의 칭찬 아닐까. 앞으로도 깊이와 감각, 재미를 동시에 갖춘 라디오 다큐멘터리를 많이 듣고 싶고, 또 만들어보고 싶다. ‘라부심’은 아직 죽지 않았다.

[수상소감]

■ TV 시사교양 부문= <SBS스페셜>‘우리 결혼했어요’ (이광훈 PD)

▲ 'SBS 스페셜- 우리 결혼했어요' ⓒSBS

솔직히 고백하건대 최근에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내가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이 생활 20년 이상 하다 보니 어떤 아이템이어도 기승전결이 다 보이고 그 틀에서 벗어난 적도 거의 없었다. 재미없었다.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 80년대를 살아온 그 생각의 틀로, 90년대, 2000년대 뭘 만들어도 사람들이 보아주던 그 화려한 시절의 경험으로 대충 내게 주어진 시간을 채우고 있었다. ‘아, 이래서 나이 먹으면 꼰대의 길로 가고 마는구나’ 그렇게 느낄 즈음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작은 역시 선정적이었다. 마윈 회장이 중국 내 동성 커플들을 모집해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미국 LA로 데려가 합동결혼식을 올려주고 결혼증명서를 받게 한다는 기사가 시작이었다. ‘그래, 이런 이벤트를 방송으로 만들면 재미있을 거야.’ 그렇게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변하기 시작했다. 고민의 깊이가 깊었다.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고 아팠다. 제작 첫날부터 그들의 고민의 깊이가, 상처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작을 마칠 때 즈음엔 그들의 고민이, 상처가, 행복을 원하고 일상의 평온을 갈망하던 마음이 고스란히 내 안에 들어와 (당사자들의 그것에는 단 1%도 미치지 못하겠지만) 내가 달라지고 성장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이 상은 겸손의 말이 아니라, 관행적인 표현으로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내가 아니라 그들이 받아야 하는 상이다. 나는 정말 그들의 노력에, 그들의 싸움에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환상적인 팀워크를 발휘해주고, 헌신적인 노력을 해준 독립피디가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 없었다. 방송계의 불합리하고 야만적인 행태에 반대하며, 그 싸움을 시작한 독립피디 여러분께 무한한 연대와 지지의 마음을 보낸다.

■ 라디오 부문= KBS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수교 반세기, 만나지 않는 평행선> (김홍범 PD)

올해 초, 우리 제작진은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무겁고도 방대한 주제를 놓고, 처음부터 아주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과거 대부분의 다큐멘터리가 그러했듯이 역사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제작할지, 아니면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개성 있게 접근하는 방식을 취할 것인지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한일관계는 매일매일 새로운 이슈가 터지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였습니다.

우리가 고민 끝에 세운 원칙은 한일관계의 ‘과거’보다는 ‘현재’의 모습,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한국에서 바라보는 모습만이 아닌 일본이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모습도 과감히 담아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가장 정확하고도 객관적인 시각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틀 안에서 섭외와 구성작업을 진행했고,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국민 인식조사’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원칙은 '취재는 진지하게, 연출은 감각적으로'라는 것이었습니다. PD의 취재물은 기자의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사물을 보는 시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프로그램을 보다 흥미롭게 만들어내는 능력” 그것이 PD의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했기에, 무거운 주제와 소재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실험적 효과와 음악 연출을 덧입혔습니다. 현재의 한일관계를 두 개의 시그널 톤(tone)을 이용해 음향적으로 표현한 것이 그런 예입니다.

이번에 ‘이달의 PD상’ 수상으로 말미암아, 그러한 실험과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습니다. '감각'있는 PD동료가 우리의 ‘감각’을 인정해준 것이니까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흔쾌히 이 어렵고도 지루한 작업에 동참해준 최고의 일꾼들 - 윤일영PD, 최유빈PD, 정선임 작가, 김C(내레이션)에게도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당신들이 최곱니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입으로 담을 수도 없는 큰 상처를 아직도 치유 받지 못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여러 PD분들의 끊임없는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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