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광복70주년 행사는 사장 연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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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대통령 모시기 혈안”···대기업 협찬에 보도국 기자 동원 의혹까지

▲ KBS <나는 대한민국>. ⓒKBS

오는 15일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KBS가 초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조대현 KBS 사장이 연임을 위해 방송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 이하 KBS노조)은 10일 특보를 통해 KBS 광복70주년 국민대합창 프로젝트 <나는 대한민국>이 조 사장 연임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전녹화를 이유로 여야 국회의원들이 수시로 KBS를 드나들고 있고, 행사에 방송통신위원회 최성준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들 및 고위 간부 등을 초청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행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 참석을 위해 사내 간부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KBS노조는 “청와대와 관련된 사내 모든 창구가 풀가동 돼 ‘VIP’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라며 “국회 여야 대표와 방통위원장, 대통령은 방송법상 KBS 사장 선임과 직접 관련된 핵심인물이거나 사장을 뽑는 이사들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진행되다보니 사내 안팎에서 국민적 대축제가 사장 연임 프로젝트라는 비아냥거림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조 사장이 광복70주년 행사를 연임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내부의 비판은 이전에도 있어왔다. 앞서 지난 6일 언론노조 KBS본부도 조 사장 취임 1년을 평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 사장이 방송 사유화 의혹에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권오훈 본부장은 “조 사장이 8월 15일에 진행되는 ‘국민대합창’ 프로젝트를 자신의 연임을 위한 도구와 발판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행사에 초청해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이를 통해 연임에 대한 낙점을 받으려 한다는 의혹”이라고 설명했다.

KBS노조는 조 사장이 이번 행사를 연임을 위한 프로젝트로 이용하면서 KBS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백여 명의 외부인사를 초청해 각 부서별로 외빈 영접까지 해야 하는 상황인데다가 본사 및 지역총국 중계 장비와 항공 1호기까지 출동하는 등 KBS 방송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 등 유수의 대기업에서 행사 제작비 약 50억 원을 협찬 받는 과정에서 보도본부 기자들까지 동원되었다고 주장했다.

<나는 대한민국>으로 인해 타 프로그램에 피해가 가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KBS <인간극장>이 2주 연속 본방 시간에 재방송을 하는 등 타 프로그램의 제작비를 <나는 대한민국> 제작비로 전용한 정황이 있고, 무리하게 광고예산을 당겨 집행하는 바람에 하반기 KBS 프로그램 제작협찬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KBS <나는 대한민국>. ⓒKBS

또한 버스랩핑 및 전광판 광고에 6억원, 홈페이지와 SNS, 뉴스 관리에 2억원을 쓰는 등 홍보 비용은 과도하게 집행하면서 지역 HD 디지털화 사업 등 다른 사업집행에는 “회사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까다롭게 굴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노조는 “행사 자체보다는 홍보에 무게가 과하게 실리고 있다”라며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행사를 KBS 조대현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 같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에서 광복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이미 성대한 축하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도 무리해서 불필요한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사한 성격의 대형 프로젝트가 둘이나 열리면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당초 취지가 이미 무색해졌을 뿐만 아니라 ‘상암에 7만명을 모으겠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겨 더 큰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KBS노조는 KBS가 군병력 수천명을 보내달라고 국방부에 동원 요청을 했다고 밝히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행사를 위해 군병력 수 천명을 움직이겠다는 발상을 하느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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