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태원·홍대…‘음악으로 서울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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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박재철 CBS 라디오PD, 이영미 문화평론가, 책 ‘사운드 맵’ 펴내

배추밭에서 서울의 중심으로 급부상한 ‘강남’, 대한민국의 신문화와 유행을 선도한 ‘명동’, 1980년대 언더그라운드의 메카 ‘신촌’, 서울살이의 길 잃은 이들이 모인 ‘청량리’. 이처럼 지역마다 고유한 이야기와 시간의 흔적이 가득한 서울을 그려낸 지도가 있다. 다름 아닌 ‘음악’으로 말이다. 책 <사운드 맵(Sound map): 음악으로 그린 서울 지도>(이진성・박재철 CBS PD, 이영미 문화평론가 지음/라임북)의 이야기다.

책 <사운드 맵>은 지난 2013년 12월 17일부터 20일까지 CBS에서 방송한 동명의 4부작 라디오 교양 다큐멘터리를 고스란히 남아냈다. 집필에는 이진성・박재철 두 명의 CBS 라디오 PD와 <한국대중가요사>・<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등을 쓴 이영미 문화평론가가 참여했다. 책은 대중음악 속에 담긴 삶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이고 서울을 연구하고 향유한 대중문화평론가, 교수,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었다.

▲ 책 <사운드 맵(Sound map): 음악으로 그린 서울 지도>(이진성·박재철 CBS PD, 이영미 문화평론가 지음/라임북). 사진을 클릭하면 라디오 다큐멘터리 <사운드 맵> 다시듣기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제1부 ‘한강, 노래를 가르다-강남과 강북’에서는 강남과 강북의 서로 다른 장소성이 어떻게 한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성격의 노래를 만들어 내는지를 본다.

이어지는 제2부 ‘청계천, 노래 사이로 흐르다-북촌 종로와 남촌 명동’에서는 청계천 이북과 이남이 조선 시대와 일제 강점기,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 변천사를 반영한 노래는 어떤 것들이었는지 살핀다.

1, 2부에서 노래 속에 담긴 서울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제3부 ‘해방구, 노래를 불러 모으다-이태원, 대학로 그리고 홍대 앞’은 노래를 만들어낸 장소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울의 문화적 해방구로서 이태원과 신촌, 대학로 그리고 홍대가 감당한 역할과 그 음악들을 담는다.

마지막 제4부 ‘지하철 1호선, 노래를 실어 나르다-청량리, 영등포, 구로, 동대문’에서는 지하철 1호선으로 표상되는, 청량리, 영등포, 구로, 동대문 등 ‘서울살이’의 고단함이 짙게 밴 장소의 노래 이야기를 하나하나 톺아본다.

이처럼 책은 시각적 풍경과 시간적 역사를 ‘음악’이라는 청각적 수단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독자들은 혜은이의 ‘제3한강교’,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 동물원의 ‘혜화동’, 현인의 ‘서울야곡’과 나애심의 ‘미사의 종’, 이장희의 ‘그건 너’, 신촌블루스의 ‘바람인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 등 과거부터 현재를 가로지르는 대중음악의 리듬과 함께 그 속에 담긴 ‘장소’에 대한 추억이 머리속에 그려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세 명의 집필진을 대표해 서문을 쓴 박재철 PD는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흥얼거리는 익숙한 노래 속에는 리듬이 있고 선율이 있고 가사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터 잡고 살아가는 장소의 흔적도 있다. 그것을 ‘장소성’이라 한다면 그 속에는 풍속사와 문화사와 사회사가, 다양한 그 역사의 갈피갈피들이 익숙한 노래에 슬쩍 끼워져 있다”며 “<사운드 맵>은 우리가 무심코 흥얼거리는 노래들 속에 꽂혀 있는 갈피들을 곱게 펴서 새롭게 읽어보려는 시도였다. 이 다큐멘터리의 기록이 우리 주위의 노래들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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