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가 16일 “사장이 되면 뉴스 큐시트를 보고 받겠냐”는 질문에 “최종 큐시트를 점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가 사상 최초로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고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 앞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제기된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뉴스 게이트키핑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서면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고 후보자는 “KBS 사장이 되면 뉴스 큐시트를 보고 받을지”에 대한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사장이 뉴스에 직접 관여해선 안 된다”면서도 “다만 방송에 대한 최종책임자로 어떤 내용이 방송되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만큼, 최종 큐시트는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후보자는 보도 개입의 뜻이 아니라고 강조하긴 했지만 사장의 뉴스 큐시트 점검은 보도 개입에 대한 우려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지난해 5월 청와대의 KBS 보도 개입 정황을 폭로하며 “매일 오후 4시께, 그날의 <뉴스9> 큐시트를 사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전임 정연주 사장이나 이병순 사장 등은 큐시트를 받아보지 않았지만 길환영 당시 사장의 보도개입은 일상적이었다며 사장의 지시사항을 기록한 일지를 기자협회 총회에서 공개한 것이다.
이 같은 답변과 관련해 이날 청문회에서 홍의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고 후보자가 게이트키핑 강화의 의지를 밝혔는데 사장이 뉴스 선택권을 갖겠다는 의미인가”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고 후보자는 “부정적 의미의 게이트키핑이 아니다. 제작 책임자와 상의하도록 돼 있다”고 해명했지만, 홍 의원은 “고 후보자가 게이트키핑 강화 의지를 밝히며 예로 든 사안을 보면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강연 동영상 왜곡 편집, <뿌리깊은 미래> 왜곡 논란, KBS <뉴스9>의 이승만 전 대통령 망명요청 보도 등이다”라며 사장에 의한 보도‧제작 자율성 훼손 우려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