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과 ‘한 끼’, 일상 속 담긴 역사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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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MBC 창사특집 UHD다큐멘터리 ‘천개의 얼굴, 화장’·‘위대한 한 끼’

여자의 전유물로 알려진, 여자들의 일상으로 알려진 ‘화장’. 그러나 인류 최초의 화장은 여자가 아닌 ‘남자’로부터 시작됐다. 화장은 수천 년간, 인류의 문화이자 생활양식이었고, 그 흔적은 이집트 벽화, 구약성서 등 다양한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 속 감춰진 인간의 욕망은 무엇일까. 그리고 또 하나의 일상이자 인류의 문명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식(食). 인류의 ‘한 끼’에는 생존과 문화와 욕망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과연 인간에게 ‘한 끼’란 무엇일까. 이 두 가지 일상 속에 담긴 역사와 욕망을 보여줄 두 편의 MBC 다큐멘터리가 있다.

▲ 오는 7일과 14일에 방송되는 MBC 창사특집 UHD 다큐멘터리 <천개의 얼굴, 화장>(연출 성기연, 작가 이소영, 2부작). ⓒMBC

화려한 ‘화장’ 속 감춰진 인류의 욕망과 희로애락

오는 7일과 14일에 걸쳐 선보일 MBC 창사특집 UHD 다큐멘터리 <천개의 얼굴, 화장>(연출 성기연, 작가 이소영, 2부작)은 ‘화장’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희로애락을 조명한 첫 다큐멘터리다.

<화장>은 화장 르네상스를 누렸던 프랑스부터 세계 최악의 여성인권 국가 아프가니스탄까지 총 11개국을 다니며 화장의 원형을 추적하면서 ‘화장은 곧 여자’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인류 사회학적 의미에 주목했다.

▲ MBC 창사특집 UHD 다큐멘터리 <천개의 얼굴, 화장>을 연출한 성기연 PD. ⓒMBC

“흔히 화장을 왜 하냐는 질문에 가장 쉽게 생각하는 게 예뻐 보이려 한다는 거다. 그럼 무엇 때문에 예뻐 보이려고 하는가.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화장은 타인 앞에 서는 순간 ‘사회적 행위’가 된다. 기본적으로 어떤 화장이든 민낯에 색을 입힘으로써 없었던 힘이 생긴다. 그게 우리 다큐멘터리의 콘셉트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왜 화장을 하게 됐을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화장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문화・종교・정치 등 각각의 사회적 관계와 함께 화장이 발전해 왔다는 점을 재밌게 봤다. 우리가 다 아는 것 같지만 생각을 못해본, 특이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준비해봤다.”(성기연 PD, 12월 1일 제작발표회에서)

이처럼 <화장>은 형형색색의 화려한 치장 뒤에 감춰진, 인류와 함께 해온 화장의 역사는 물론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욕망을 파헤친다.

제1부 ‘권력’ 편(12월 7일 방송)은 태초부터 ‘힘’과 함께 해온 화장의 의미를 짚어본다. 원시부족은 용맹함을 과시하기 위해 화장을 했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화장은 지배계층만이 향유하는 고급문화가 되었다.

70억 인구의 일상이 된 오늘날에도 나라, 민족, 인종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의 화장이 존재하지만 화장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같은 점에 주목해 ‘권력’ 편은 원시부족의 원초적 화장부터 민심을 얻기 위한 정치인의 화장까지, 욕망과 권력의 이동에 따라 발전해온 화장의 역사를 따라가 본다.

그렇다면 현재는 여성의 일상이 된 화장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그에 대해 풀어보는 게 제2부 ‘금기’ 편(12월 14일 방송)이다.

오랜 시간 화장은 허영과 사치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정숙과 검소를 강조하는 기독교 윤리와 금욕주의 영향으로 짙은 화장을 한 여자는 천박하게 여겨졌다. 제작진은 밤의 화장법을 탄생시킨 교토 게이샤부터 여성인권 최악의 나라 아프가니스탄의 여인들까지 다양한 문화와 은밀한 역사의 모습을 통해 여자에게 화장은 어떤 의미인지 되짚어본다.

▲ 오는 21일부터 총 4편에 걸쳐 방송되는 MBC 창사특집 UHD 다큐멘터리 <위대한 한 끼>(연출 조준묵, 촬영 이영관・김선철・김화영, 작가 한선정). ⓒMBC

인류에게 ‘한 끼’란 무엇일까? 우리는 잘 먹고 있을까?

또 다른 인류의 일상이자 인류 생존의 필수 요소인 ‘한 끼’에 대해 질문하는 <위대한 한 끼>(연출 조준묵, 촬영 이영관・김선철・김화영, 작가 한선정)는 오는 21일부터 총 4편에 걸쳐 방송된다.

<북극의 눈물>을 연출했던 조준묵 PD가 이번에는 “음식은 뭘까?”라는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해 12개국 31개 도시를 다니며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물었다.

“<위대한 한 끼>의 기획 의도는 간단하다.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오늘 뭐 먹지’이다. 도대체 음식이 무엇이기에 우리가 음식 이야기만 하고 사는지에 관한 프로그램이다. 대단한 요리 방법이나 대단한 음식도 나오긴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주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도대체 음식이 무엇이고, 좋은 음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다.”(조준묵 PD, 12월 1일 제작발표회에서)

▲ MBC 창사특집 UHD 다큐멘터리 <위대한 한 끼>를 연출한 조준묵 PD. ⓒMBC

프롤로그 ‘위대한 한 끼의 길’ 편(12월 21일 방송)에서는 지난 1년간 12개국의 한 끼를 촬영하면서 열두 개의 각기 다른 한 끼를 맛보면서 여덟 명의 제작진이 찾으려 했던 ‘한 끼의 길’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 보여주며 시청자의 관심을 유발한다.

본격적으로 ‘한 끼’에 대해 살펴보는 제1부 ‘끼니, 삶과 죽음의 경계’ 편(2016년 1월 11일 방송)은 인류가 생겨난 이후부터 ‘투쟁사’에 가까웠던 음식을 구하기 위한 인류의 역사를 통해 한 끼의 ‘음식’이 지닌 절대적 의미를 알아본다.

음식은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한 사회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이기도 하다. 제2부 ‘한 끼에 담긴 영혼’ 편(2016년 1월 18일 방송)에서는 식탁을 채운 지형과 기후, 역사와 종교를 들여다본다. 제작진은 식탁 위에 차려진 한 끼에서 견고하게 뿌리 내린 한 인간의 정체성을 보았고,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한 끼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알아봤다.

마지막 제3부 ‘나를 만드는 한 끼’ 편(2016년 1월 25일 방송)은 시청자에게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먹으며 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먹으면서 살고 싶은지 묻는다. 넘쳐나는 가공식품, 점점 획일화되는 입맛, 과연 현재의 우리들은 잘 먹고 있는 것인지, 현대인에게 잘 먹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음식’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두 편의 다큐멘터리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기존 HD보다 4배 선명한 4K UHD(초고화질)로 제작됐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화장>이 보여주고자 하는 천 개의 색, 그리고 <위대한 한 끼>가 보여주고자 하는 한 끼의 생생함이 보다 깊이 있게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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