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 크리스마스’ 라디오 PD의 음악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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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에게 크리스마스는 축복일 순 없다. 성탄절의 들뜬 거리가 되레 쓸쓸한 이들도 있다. 이럴 때 음악은 좋은 친구이자 나의 메시지를 대신하는 그 무엇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음악 선곡표를 독자에게 전한다. 라디오PD들이 당신에게 전하는 음악 선물이다. <편집자>

■ 가족이 그리운 당신에게 : 박재철 CBS 라디오 PD

▲ 스팅의 'You only cross my mind in winter' 앨범

♪ 스팅의 ‘You only cross my mind in winter'

이 노래의 제목처럼 어느 때면 어김없이 기억의 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알람시계를 맞춰 놓은 듯, 분침이 가닿으면 그 사람들은 세차게 문을 두드린다.

온기와 한기를 당신과 기꺼이 나눠 가졌던 그 곳, 그 순간, 그 사람들.

‘가족’이라 칭해봄직한 그들과의 기억을 떠올 릴 때 이 곡이 함께 한다면 어떨까 싶었다. 이 성탄의 시기에는 더더욱.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6번에 스팅이 가사를 붙인 곡으로 느린 3박자에 스팅의 중후한 저음이 얹어져 자못 성가적 분위기까지 전해준다.

■ 굴뚝 위 산타들에게 : 안병진 경인방송iFM PD

♪ 윤영배의 ‘위험한 세계’

굴뚝으로 내려오는 건 산타만이 아니다. 크리스마스에도 내려오지 못하는 굴뚝 위 사람들.

철탑도 타는 망루도/지친 농부도 취한 슬픔도/ 고르게 곧게 바르게/ 환하게 넓게 정의롭게’ 하기 위해 철탑에 망루에 허공에 선 사람들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는 평화를 위해 지상으로 내려오고 사람들은 굴뚝으로 올라간다. 위험한 세계이다.

■ 잉여자라 생각하는 당신에게 : 남태정 MBC 라디오 PD

♪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Best that you can do’

Arthur he does as he pleases(아서, 그는 하고 싶은대로 다해요)
all of his life his master`s toy(그에게 인생은 그저 게임과 같은 것)
and deep in his heart he`s just(그리고 그의 깊은 가슴 속에는)
he`s just a boy(그저 어린 소년의 마음이 있을 뿐)
Living his life one day at a time(인생을 하루도 그저 살아가는)
He`s showing himself a pretty good time(그는 자신에게 멋진 삶을 펼쳐 보이죠)

일단 언제, 어떤 상황에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사 내용도 '힘내, 할 수 있어, 내일, 희망' 등등의 얘기로 쓸데없이 오버하지 않아서 좋다.

■ 솔로인 당신에게 : 손한서 MBC 라디오 PD

♪ 로빈 시크의 ‘Blurred Lines’

이 기사가 나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 노래의 제목처럼 ‘애매모호’한 관계의 이성들에게 카톡 하나날려보길 권한다. 그들도 방 안에서 연락을 기다릴지도 모르니깐. 그래도 누구 하나 대답이 없다면, 일단 이 뮤직비디오의 무삭제 판을 유튜브에서 찾아 클릭하고 감상한다. 여자사람들은 ‘로빈 시크’, ‘티아이’, ‘퍼렐 윌리엄스’ 등 멋진 남자들을 구경할 수 있고, 남자사람들은 ‘에밀리 라타이코브스키’라는 멋진 영국 모델의 누드를 감상할 수 있으니깐. 뮤비를 다 보고 나면, 내년에 이런 분들과 꼭 만나길 바라며 하루 종일 긴 잠을 자는 방법과 당장 이런 노래가 나오는 클럽으로 나가보는 방법이 있는데, 인생의 <Blurred Lines>에서 솔로사람들의 선택은 자유다.

■ 또 다른 솔로인 당신에게 : 홍혁의 CBS 라디오 PD

♪ 다이나믹 듀오 & 박정현의 ‘싱숭생숭’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솔로들은 괜히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크리스마스에 뭐하냐는 질문이 제일 듣기 싫지만, 그렇다고 먼저 이성에게 뭐하냐고 물어보기도 힘들다. 나만 구차해지는 것 같은 자격지심. 그렇게 솔로인 너와 내가 서로의 마음도 확인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낸다면 너무 억울하다. 지금이라도 스마트폰을 꺼내 무심한 듯 콕콕 찌르는 메시지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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