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허원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상임위원이 29일 이임사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허 상임위원은 사의 표명 후에도 방송계 안팎에서 “방송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방송평가 규칙 개정 논의가 진행된 상임위원 티타임 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을 빚었다.
허원제 상임위원은 29일 이임사를 통해 “지난해 4월 제3기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취임하여 ‘국민에게 행복을 주고 신뢰를 받는 방송통신 실현’을 위해 바쁘게 보냈던 1년 9개월여의 기억을 가슴에 담고 이제 이곳 과천 청사를 떠나려 한다”며 “무엇보다 지난 기간 열정적인 모습으로 제3기 방통위를 이끌어 주신 최성준 위원장님과 상임위원 여러분, 그리고 방통위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허 상임위원은 지난 21일 방통위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가올 총선에 대비하기로 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가 21세기 대한민국 선진화의 초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허 상임위원은 지난 14일 행정자치부에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상임위원은 “정책 현안에 따라 이견이 있을 때도 없지는 않았지만 제3기 위원회는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으로 방통위에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싶다”며 “특히 지역방송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시행된 ‘지역방송발전지원 특별법’에 발맞춰 지역방송의 건전한 발전과 기반 강화를 위해 ‘지역방송발전 지원계획’을 수립한 것은 큰 보람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이어 허 상임위원은 “그동안 방통위 부위원장으로서, 상임위원으로서 국민을 위한 방송통신 실현의 일념으로 여러분과 함께 노력하고 거둔 보람도 적지 않았지만, 이제 막상 떠나려니 또 다른 한편으로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회한이 남기도 한다”며 “저는 이제 정든 방통위를 떠나 새로운 길을 가게 됐지만 비록 다른 길을 가더라도 여러분들과 함께 꿈꾸고 항상 여러분들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허 상임위원은 사의를 표명하고도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말 예정된 방송평가 규칙 개정에도 참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방통위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정치 중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언론노조는 지난 26일 “방통위 설치법에서 정한 ‘정치활동 금지’ 조항에 저촉되는 일”이라며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