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열흘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검사외전>을 놓고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화 <말아톤> 등을 연출했고 현재 한국영화감독조합 부대표를 맡고 있는 정윤철 감독은 1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계를 보니 지난 9일 명절 때 전국 2400개 스크린 중 18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검사외전>이 상영됐다”며 쿼터제 등 스크린 독과점을 제어할 장치의 마련을 촉구했다.
정 감독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검사외전>이 개봉 4일 만에 손익분기점(200만)을 넘기고 (현재까지만 해도) 세 배 정도 이익을 내고 있다”며 “멀티플렉스는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곳인데, 지금은 멀티가 아닌 싱글플렉스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 감독은 “영화 하나가 터지면(흥행하면) 10개 극장 중 7~8개가 (한 영화로) 깔리는 상황”이라며 “<검사외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는) 몇 년 간 반복되고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설 연휴 동안 <검사외전>을 상영한 한 멀티플렉스에서 예매 고객에게 거짓 사유를 들어 <쿵푸팬터3> 예매 취소를 종용한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됐다. 이 멀티플렉스에선 예매 고객에게 ‘극장 사정으로 <쿵푸팬더3> 상영이 어렵다’며 취소를 요구한 뒤, 해당 상영관에 <검사외전>을 걸었다. 정 감독은 이 논란을 언급하며 “<검사외전>이 잘 되면서 (극장 측에서) 수익을 많이 올려보려 한 건 이해가 가지만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그 정도 되면 관객 모독 아닌가”라고 말하자 정 감독은 “관객을 우롱한 행태”라며 동의했다.
정 감독은 “영화계에선 다들 (스크린 독점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대형마트로 인해 재래시장이 경쟁에서 낙오될 경우 (강제적으로) 대형마트에 휴일을 갖게 하는 등의 조치를 하면서 상생하는 효과를 낸 것처럼, 스크린 문제에 있어서도 쿼터 등의 법적 규제를 짜봐야(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