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해결 약속 깬 朴대통령, 계산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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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파업 해결 약속 깬 朴대통령, 계산은 틀렸다
[기자수첩] 취임 3년 동안 해직 언론인 문제 방치, 부담으로 이어지는 사회 갈등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6.02.2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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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단 한 번도 이행의 의지를 보이지 않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공약과 함께 약속 파기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건 바로 MBC노조 파업 해결과 관련한 내용이다.

현재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돈 위원장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었던 2012년 6월 20일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노조)의 공정방송 파업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자 유력 대선후보였던 박 대통령을 대신해 MBC노조에 ‘(파업을 풀고) 복귀하면 모든 문제를 순리대로 풀려야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2015년 8월 <시사IN>(411호) 인터뷰에서 밝혔다.

당시 인터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 위원장을 통해 MBC노조에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틀 뒤(2012년 6월 22일) 기자들 앞에서 “(MBC) 파업이 (노조원) 징계 사태까지 간 건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파업이 너무 장기화하고 있는데 노사가 서로 슬기롭게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BC노조의 파업 145일째 만에 나온 첫 공개 발언으로, 박 대통령은 이 발언 직후 이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발언을 했으니 파업을 풀도록 하라’, ‘노조가 명분을 걸고 (회사로) 들어오면 나중 일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 지난 2014년 9월 2일 방송의 날 51주년을 맞아 서울 서울 63컨벤션센에서 열린 축하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이 두 번의 약속을 믿고 MBC노조는 7월 17일 파업을 종료했지만, 이상돈 위원장이 밝힌대로라면 박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순리대로 문제를 풀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인터뷰 내용이 아니더라도 박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이명박 정부에서 발생한 해직언론인 문제 해결을 고민한 듯 보인다. 대통령 당선 직후 국민대통합위원회 구성하고 공식 발족을 앞둔 상황에서 관련 인사로 하여금 해직 언론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언론노조와 면담을 진행하게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민대통합위에선 해직 언론인 문제에 대해 검토하겠다며 언론인들을 만났지만, 그뿐이었다. 검토의 결론은 문제 해결이 아니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시간 동안 MBC노조는 해고 등 징계무효 소송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야당과 언론단체에선 MBC 경영진의 ‘결자해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MBC 사측은 “파업의 불법성에 대한 법원의 합리적 최종 판결을 기대한다”(2015년 4월 29일) 상고 입장을 밝혔고 방송계 안팎에선 2017년 대선 이후에나 대법원 판결이 날 거라 전망하고 있다.

이렇듯 MBC노조 파업 사태는 표면상 2012년 7월 끝났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문제들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정권은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대답할 상황에 놓이고 있다.

최근엔 MBC노조 파업 과정에서 당시 경영진이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공개됐고, 이로 인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진실규명과 관련한 방통위의 역할에 대한 의견 차이로 갈등하고 있다.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여권 추천 위원들은 MBC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내부 노사 갈등”으로 규정하며 방통위에서 나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야당 추천 위원들은 방송법에 근거해 2013년 재허가 당시 MBC에서 제출했던 사업계획서(방송의 공적책무 실현, 공공성‧공공성‧공익성 확보)의 성실한 이행 여부를 점검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MBC의 대주주로 관리‧감독책임이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에 대해 방문진법에 근거, 녹취록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책 수립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부장판사 김대웅)가 2015년 4월 29일 오후 2시 서관 제305호 법정에서 열린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외 43명이 MBC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한 가운데, MBC 해직언론인 (사진 왼쪽부터) 최승호 PD,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 박성제 기자, 박성호 전 기자회장, 이용마 전 노조 홍보국장, 강지웅 전 노조 사무처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PD저널

앞서 여권 추천 방통위원들이 공영방송 이사진 인선과 방송평가 규칙개정 등 다수의 현안에서 수의 우위를 앞세우며 일방의 의사 결정을 강행한 데 이어 MBC 녹취록 사태에서도 같은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는 게 야권 추천 방통위원들의 문제제기다. 이들은 소수의 비토권이 중요 사안마다 번번이 무시당하는 상황을 더는 감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 이들은 MBC 녹취록 사태 진상규명 관련 안건에 이어 EBS 감사 선임 관련 안건 의결에서도 소수의 권한을 무시당했다고 밝히며, 합의제 위원회로서의 정체성 회복에 대한 요구와 함께 공식 의결 전 사전 의견 조율 명목으로 열고 있는 티타임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다. 향후 방통위 논의 과정의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또한 야당에서 MBC 녹취록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국회 미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언론노조 등의 MBC 녹취록 사태 관련 질의에도 모두 응하지 않았다. 총선을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기라는 점도 미방위 개최를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여당 입장에선 MBC 녹취록 파문이 다른 이슈들을 덮을 만큼 민감한 정치 쟁점 사안일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 합병과 연관한 통합방송법 관련 논의나 이동통신요금 인하 등 논의가 필요한 사안들도 뒤로 밀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2012년 당시 MBC노조 파업 해결에 대한 약속을 했는지 여부조차 언급하지 않으며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고, 대통령의 침묵 속 여당과 방통위 또한 대법원 판결만을 얘기하며 책임 여부에 대해 선을 그을 뿐이다.

문제는 최근의 사례처럼 MBC노조 파업의 문제들은 해를 거듭해도 여전히 MBC 내부의 갈등만이 아닌 사회의 갈등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부담 또한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말로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이 논란과 그에 따른 부담을 짊어지고 가려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그 부담으로 얻고, 또 잃는 건 무엇이며, 얻고 잃는 주체는 각각 누구이고 그 크기는 얼마나 될까. 쉬운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듯한 기분을 지우기 어려운 상태에서 맞는 박근혜 대통령 3년의 마지막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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