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가 지역MBC 대주주인 서울MBC(사장 안광한)가 지역MBC 공동 상임이사제를 실시하는 것이 재허가 위반인지 점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는 방통위에 의견서를 보내 재허가 조건 위반 및 시정명령 여부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언론노조는 7일 방통위에 ‘지역MBC 공동상임이사제 재허가 위반 점검에 대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의견서’를 보내 MBC의 공동 상임이사 선임은 2013년 방통위 재허가 조건을 위반한 것이므로, MBC가 공동 상임이사 임명을 철회하고 지역MBC 자율경영 보장방안을 제출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MBC는 지난 2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공동 사임이사제도를 의결하고, 대구-포항-안동, 광주-여수-목포, 충주-청주 등에 공동 상임이사를 임명했다. MBC는 지난 3일 공식입장을 내고 해당 조치가 “지역MBC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광역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고, MBC에 대한 방통위 재허가 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8개 지역MBC 노조 등은 공동 상임이사제는 오히려 방통위 재허가 조건에도 맞지 않는, 지역MBC의 자율성을 해치는 ‘논공행상’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각 지역사마다 사장이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지역MBC 2~3개사를 공동으로 관할하는 공동 상임이사는 지역사에 비용 부담만 떠넘기는 ‘옥상옥’ 상임 이사라는 것이다. 이에 지역MBC 노조는 지난 3일 대구MBC를 시작으로 ‘지역 자율성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릴레이 토론회를 이어가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2013년 지상파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에서 지역MBC 이사회는 거의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해 지역MBC 대표나 이사회의 독자적인 경영 또한 불가능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지역MBC의 독자적인 경영과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방통위는 종합소견을 통해 “지역MBC의 경우 MBC 본사 경영진의 이사 겸직이 점차 강화되어 독자적인 경영 및 기타 주주의 경영 참여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의견서를 통해 재허가 위반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공동 상임이사 선임 건이 지역MBC 독립경영 및 의사결정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이행 결과로 방통위에 보고됐는지 여부 △공동상임 이사가 내정된 안동･청주･충주MBC가 제출한 경영 효율성 제고 등 이행 계획과 MBC 이행 계획 간 상충 여부 △공동 상임이사제가 자율경영에 근거한 광역화를 방해하는지 여부 △공동 상임이사제의 명확한 역할과 근거 등을 반드시 점검하고, 이 과정에서 MBC와 지역MBC의 의견을 청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언론노조는 “공동 상임이사 선임은 오랜 과제인 지역MBC의 독립경영과 합리적 운영, 그리고 지역MBC 광역화의 달성 과정에 중요한 문제점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독립경영과 광역화라는 두 과제를 MBC와 18개 지역MBC 노조가 어떻게 합의하여 진행할 수 있을지의 명확한 계획이 없다면 재허가 조건의 위반과 노사 간 불화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이번 공동 상임이사의 임명을 중요한 재허가 조건 위반이자 시정명령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방통위의 조사로 재허가 조건 위반임이 밝혀진다면 공동 상임이사 3인의 선임 철회는 물론, 각사 노조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친 지역MBC 독립경영의 제도적 보장 방안의 제출을 요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