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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익명제보자 인터뷰 후 네 차례 털려”

[인터뷰] 수사기관 통신자료 피해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이진성 PD 구보라 기자l승인2016.04.04 07: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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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이하 언론노조, 위원장 김환균)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3월 30일 발표)에서 언론인들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에 제공된 사실을 드러났다. 지난 1년간 17개 언론사, 2개의 언론단체에 속한 97명의 통신자료가 총 194차례나 제공됐다. 이 중 현장에서 취재하는 언론인들이 총 88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돼 취재원 보호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는 법인 휴대전화기를 사용하는 KBS, MBC, SBS 등은 제외돼 전수조사가 시행될 경우 더 많은 언론인의 피해 사례가 밝혀질 거라 전망된다.

<PD저널> 취재결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이하 ‘뉴스쇼’)의 이진성 PD의 통신자료 또한 수사기관에 네 차례나 제공된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뉴스쇼> 제작진은 지난해 11월 14일에 있었던 노동개혁법, 국정교과서 등등의 반대하는 1차 민중총궐기투쟁 대회 이후 부상당한 백남기 씨를 부축한 시민을 익명으로 전화 인터뷰한 뒤로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로부터 출연자 확인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 시기 이진성 PD의 통신자료가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진성 PD는 지난 1일 <PD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통신자료 제공은 “언론인 사찰”이라며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에서 통신사에 통신자료를 요청할 때에는 반드시 그 사유를 가입자에게 알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진성 PD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진성 CBS PD ⓒPD저널

- 언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나?

“언론노조의 조사 기간이 3월 10일~25일이었다. 3월 둘째 주 정도에 KT 담당부서에 전화했더니 메일 주소를 알려주면 열흘 안에 결과를 보내준다고 하더라. 그리고 일주일 뒤에 메일이 온 걸 보고, 수사기관이 내 통신자료를 여러 차례 가져간 사실을 알게 됐다.”

- 통신자료가 몇 회 제공되었나?

“총 네 번 가져갔다. 2015년 11월 17일 서울지방경찰청(서울시경), 12월 2일 서울지방경찰청, 12월 4일 서울남대문경찰서, 12월 22일 서울지방경찰청 총 네 차례다.”

-통신자료가 제공된 사실을 알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헐! 그냥 “헐!”이었다. 이렇게 정보가 제공된다면 프로그램 제작진이 어떤 사람을 섭외했는지, 어떤 제작진이 연락한 것인지 다 알게 되는 것 아닌가. 통신사에 수사기관이 자료요청을 얼마나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었으면 세 번이나 했을까 싶다. 이해할 수가 없다.“

- 첫 통신자료 조회 시가가 지난해 11월 17일이면, <뉴스쇼>에서 백남기 씨 관련 익명의 시민과 전화 인터뷰한 바로 다음 날이다. 이러한 사실이 통신자료 요청과 연관이 있다고 보나?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수사기관에서 (그 이유를)알려주질 않으니 단정 지을 수가 없다.”

- 혹시 <뉴스쇼> 다른 제작진도 확인된 바가 있나?

“그렇다. 이름은 밝히기 어렵지만 <뉴스쇼> 신입 PD의 통신자료도 가져갔다. 신입 PD는 CBS에 들어와서 정식발령 받은 지 2주만에 털렸다.”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 사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사자가 자신의 통신자료를 왜 가져갔는지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앞으로도 그 정보가 어떻게 사용될지 알 수도 없다는 건 너무 부당하다. 정말 심각한 ‘언론인 사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네 번이나 자료를 요청하고 가져갈 동안, 당사자는 전혀 알지도 못한 채 자신의 정보가 제공되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수사기관과 통신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수사기관은 통신자료를 요청할 때에 무슨 사유 때문인지 통신사에 알리지도 않았고, 통신사는 수사기관의 이유 없는 요청에도 자료를 제공했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CBS

- 이러한 ‘통신사찰’이 언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해서 정보기관이나 수사기관에서 언론인들의 통신자료를 손쉽게 가져갈 수 있다면, 취재원들의 신원 보호가 전혀 될 수가 없다. 장기적으로는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거다.”

-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통신자료를 요청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해당 사실과 사유를 반드시 고지해야한다. 지금은 이미 일어난 조회에 대해서부터 당장 수사기관에서 요청 이유를 알려주어야 한다. 만약 사유가 당사자에게 공개가 된다면, 수사기관에서도 통신사에 요청할 때 ‘이유’를 반드시 명시해둘 거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소비자매출 등을 고려한다면 함부로 통신자료를 수사기관에 넘겨주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TIP]통신자료란?

전기통신법 83조에 따라 이동통신사들은 수사기관이 요청할 시 통신자료(이름, 주민등록번호, 가입일 등의 인적사항)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자료는 수사당국 4급 이상 관련 공무원의 결제만 있으면 언제든 요청할 수 있기에 정보인권 침해는 물론이고 언론사 입장에서는 ‘취재원 확인’이 가능해지기에, 기자나 PD의 취재활동도 모두 감시 대상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법령에 따라 당사자에게 통지하는 것이 의무적으로 정해진 ‘통신사실확인자료’와는 달리 통신자료는 당사자 고지절차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료가 제공되고 있다. 또한 수사기관은 국가적 기밀 및 중요한 수사 관련 정보일 경우에는 통지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통신자료 열람 이유도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


구보라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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