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이 7일 이혼 가정 조롱과 아동 성추행으로 논란이 된 코너 ‘충청도의 힘’ 폐지를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이하 민우회)는 이날 CJ E&M 측에 공문을 보내고 “문제 발언을 반복하는 출연자에 대한 방송출연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은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의 글을 올려 “본 코너로 상처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모든 건 제작진의 잘못”이라며 “해당 코너는 폐지하여 금주부터 방송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방송된 <코미디 빅리그> ‘충청도의 힘’ 코너에서 개그맨 장동민(동민 역)과 조현민(현민 역)은 이혼 가정 자녀인 동네 친구(양배차)가 놀러와 장난감을 자랑하자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네”, “얼마나 좋냐. 네 생일 때 선물을 양쪽에서 받잖아. 이게 재테크야” 등의 말을 했다. 또 할머니 역의 황제성은 양배차에게 “지그 애비 닮아서 여자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네”라고 말했다.
이 방송엔 아동 성추행을 희화화 하는 장면도 있었다. 장동민은 할머니 역의 황제성이 “내가 죽어야지. 내가 늙고 힘들어서 죽어야지”라는 말을 하자 벽 뒤에서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할머니는 “아이고. 우리 동민이 장손 고추 한 번 따먹어 보자. 아이고 우리 장손. 이제 할매 살겠다. 아이고. 이제야 내가 숨통이 트이네”라고 말했다.
일련의 방송 내용에 대해 시청자들이 항의하고 한부모단체 권익단체(차별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가 이 코너에 출연한 개그맨 장동민과 황제성, 조현민을 비롯한 제작진과 이를 방송한 tvN 대표를 모욕죄 혐의로 고소하자 이날 제작진은 사과와 함께 코너 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해당 코너의 폐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민우회는 이날 CJ E&M 앞으로 공문을 보내고 “이 프로그램(<코미디 빅리그>)은 녹화 방송임에도 문제가 되는 내용을 여과 없이 그대로 방송했다”며 “이는 출연자와 제작진 모두 사회적 약자와 성범죄에 대한 관점이 부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민우회는 이어 “제작진 징계와 문제 발언을 반복하는 출연자에 대한 방송출연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CJ E&M 측에 요구했다. 또한 CJ E&M 제작진과 외주제작사 제작진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 교육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우회는 이날 언론에 발송한 보도자료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와 희화화는 ‘충청도의 힘’ 코너만의 문제가 아닌 <코미디 빅리그> 전반에 걸친 문제”라며 외모와 지역, 외국인, 노인, 여성 등에 대한 비하와 차별은 <코미디 빅리그>에 자주 등장하는 개그 소재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화 희화화를 멈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코미디 빅리그> ‘충청도의 힘’ 해당 편에 대한 심의 여부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