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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

지켜야할 윤리와 밝혀야할 진실 손현철l승인2003.09.24 1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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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두 대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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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 입사해서 처음으로 취재용 이동전화를 지급 받았다. 지금까지 접히지 않는 구식 전화를 쓰다가 폴더형 기기를 받아들고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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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손에 익숙하지 않은 자판을 두들기며 옛 전화기에 저장된 이름과 전화번호를 옮기면서 문득 ‘공적인 통화와 사적인 통화를 어떻게 구분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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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의 ‘해외출장 가족동반’이 언론에 보도되고, 회사에선 윤리강령까지 제정한 터라 ‘조심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발동해서일까? 업무와 관련된 통화는 새 전화로, 사적인 통화는 옛 전화로만 해야지라는 아주 일차원적인 발상이 머리를 지배한다. 전화기 두 대가 들어간 호주머니가 두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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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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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의 ‘해외출장 가족동반’ 파문과 관련된 세 편의 글을 읽었다. 지방 일간지에 실린 박모 교수의 혈세낭비 동참을 고백하고 반성하는 글, 독일 현지에서 촬영을 담당했던 카메라맨의 글, 해당 pd가 사내 게시판에 올린 사과문. pd가 아내와 아이를 동반했다는 기본적인 사실 외에는, 세 사람이 서로 다른 입장에서 서술하는 사태의 실상엔 많은 차이가 있다. 누구의 주장이 진실에 가까운 것일까? 가뜩이나 잘 안 풀리는 프로그램 때문에 머리가 복잡한데, 출구가 없는 미로 찾기 놀이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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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해야 할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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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별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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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까지 두 대의 전화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공과 사를 구분할 수 있을까? 그렇게 고집하기엔 너무 자잘한 액수라고 여기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호주머니는 새 전화기 한 대만 달랑 들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정도의 구분 없음은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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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사는 분명히 구분해야하고, 마찬가지로 참과 거짓은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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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면 한 조직과 사회를 지탱하는 공공성의 영역이 붕괴하고, 진과 위, 허와 실을 구별하지 않으면 한 사회의 건강한 지속을 보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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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것만큼, 세 편의 글이 각기 주장하는 진실의 경위를 밝히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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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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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획제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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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철  pdnet@pd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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