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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08 17:42
  • 수정 2016.07.13 07:16

“배틀트립, n개의 여행지와 n개의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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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지원 KBS PD

다가오는 휴가철, 여행을 계획하는 시청자에게 딱 맞는 맞춤형 여행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지난 4월부터 KBS에서 시작한 <배틀트립>(연출: 손지원, 이유민, 구민정)이다. ‘취향형 여행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배틀트립>은 시청자에게 “떠나고 싶은 당신을 위해 n가지 꿀팁을 준비했으니, 부러워하지만 말고 떠나라”고 말한다. 여기에 매주 두 팀이 여행 대결까지 펼친다. 취향을 드러내는 여행과 재미를 더하는 배틀, 기존의 여행 프로그램에서는 보지 못한 신선한 조합이다.

▲ 손지원 KBS PD(자료사진) ⓒPD저널

“‘역사 전문가인 설민석 선생님이 칠판 앞이 아니라, 경복궁 앞에 간다면?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에서 출발했어요.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는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 그 취향에 따라 같은 여행지라도 다양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6일 KBS 신관 카페에서 만난 손지원 PD는 ‘여행’을 통해서 출연자들의 취향을 보여주고자 <배틀트립>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배틀트립>에서는 자연스레 출연자만의 노하우나 꿀팁들이 나온다. 그 여행지를 가보지 않은 출연자라 하더라도, 여행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SNS상 최신의 정보를 수집하고, 시청자에게 알려준다.

그렇기에 여행지를 다녀온 시청자는 여행지의 또 다른 모습, 여행 루트를 발견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여행 설계자만의 숨어있는 맛집, 할인의 비법같은 노하우나 비용, 교통수단, 저렴한 숙소 등 구체적인 정보들을 알 수 있어 매력적이다.

4월 16일 첫 방송에 출연했던 설민석 역사 전문가는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윤두준과 한 팀이 되어 ‘식史로드’를 주제로 서울 경복궁부터 청계천, 덕수궁까지 이곳저곳을 다니며 시청자들이 알지 못했던 역사 이야기와 서울의 맛을 보여줬다. 그 후로도 제주도민인 이재훈이 심형탁과 함께 제주도를 여행하거나, 떡볶이와 빵 등 음식을 주제로 한 ‘서울 간식 투어’, 홍콩 영화와 일본 만화 등을 컨셉으로 한 여행을 통해 다양한 취향과 방법을 시청자에게 제시했다.

“1회에 출연했던 설민석 선생님뿐만 아니라 9회 출연자인 김민교씨가 <배틀트립>의 갈 길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어요.”

▲ 〈배틀트립〉 1화에 출연했던 설민석 역사 전문가는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윤두준과 한 팀이 되어 ‘식史로드’를 주제로 시청자들이 알지 못했던 역사 이야기와 서울의 맛을 보여줬다. ⓒ화면캡쳐

서로 대학시절부터 친구사이인 김민교, 이종혁, 임형준이 파타야를 다녀온 9화에서는 파타야를 무려 27번이나 다녀왔다는 김민교가 마치 현지인처럼 자연스럽게 태국어로 표를 구입하고, 음식을 주문한다거나 찾아가는 곳마다 현지 사람들이 김민교를 반기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숨어있던 맛집과 깨알 정보들이 쏟아져나왔고, 연신 함께 여행한 이종혁도 “민교야 너랑 와서 정말 좋다”며 연신 감탄을 했다. 가장 시청률이 높았다. 이 날 방송은 시청률이 5.2%로 같은 날 방송했던 MBC <마이리틀텔레비전>과 0.1%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이렇듯 <배틀트립>은 타인의 여행을 보며 시청자들이 단순히 대리만족하기보다는, 직접 떠날 수 있을 만한 거리에 위치하면서도 감당할 만한 비용이 드는 여행지를, 이미 누군가에 의해 검증된 알찬 설계에 따라 다녀올 수 있도록 꿀팁들 채워져있다. 지난 5월부터 KBS 2TV에서 방송을 시작한 <수상한 휴가>와도 다른 지점이다. “<배틀트립>은 일종의 SNS 여행기의 TV 확장판이죠. 요즘에는 여행을 갈 때도 가이드북이 아닌, SNS를 참고하잖아요. <배틀트립>의 여행 루트도 SNS 상에서 그런 식으로 퍼져나면서, 많은 사람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시청자와의 접점을 더 늘리기 위해서 손 PD는 “‘제2의 김민교’를 찾아내거나, 시청자가 여행을 설계해주거나, SNS를 통해 시청자와의 접점을 늘리면서, 시청 층에 적합한 출연자들을 섭외할 예정”이라 말했다.

▲ 지난 6월 11일에 방영한 9회 '남자끼리, 여자끼리 떠나는 2박 3일 해외여행'편에서 파타야로 떠난 '친구 어디가?!'팀의 여행 스케쥴이다. ⓒ화면캡쳐

또한, 11회부터는 시청자 의뢰 컨셉을 도입하면서 리얼리티를 강화하고 있다. “연예인이 여행을 설계할 때도, 여행할 때도 “이 정도면 올 만하죠?”, “이건 꼭 먹어보세요”라며 의뢰한 시청자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비용에서도 의뢰한 시청자들을 먼저 생각해요. ‘연예인들만의 여행’이 아닌거죠.”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여행만 보여주지 않고, 매주 두 팀이 배틀을 펼친다. “배틀은 두 가지 갈래의 선택지가 얼마나 더 공감을 얻느냐를 볼 수 있는 장치이기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받았냐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MC들이 초반에는 상대 팀의 여행을 깎아내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여행 VCR 영상에 드러나지 않은 궁금증을 푼다거나, 방청객들과 소통에 더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각자의 ‘전문적인 경험치’ 드러내고 있어요.” 이처럼 스튜디오 녹화에서 MC들 간의 강해지는 케미도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포인트 중 하나다.

출연자들이 소형카메라를 들고다니며, 직접 찍은 영상을 보는 것도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포커스가 안 맞거나 잘 안 찍힌 경우도 있지만, 출연자들이 계속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방송에 나오다 보면, 시청자들도 호기심을 더 보여요. 그리고 출연자들의 감정도 잘 드러나고요. 오사카 편에서 하니와 솔지가 식당을 가면서 뛸 때, 영상이 많이 흔들렸지만, 그들이 신난다는 감정이 굉장히 잘 드러났거든요.”

▲ KBS <배틀트립> 7월 2일 방송에선 I.O.I의 주결경과 전소미가 중국 상하이로 여행을 떠났다. ⓒKBS

프로그램 초반부에는 서울, 태백, 제주도 등 국내를 다녔지만, 점차 “자세한 정보를 알려준다는 배틀트립의 콘셉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해외를 주로 다녔다. 국내 여행지를 다루는 예능·교양 프로그램은 이미 많고, 혹시라도 간접홍보나 피해를 줄 가능성도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여행지를 국내와 해외로 정해두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휴가를 앞두고, 급하게 여행 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청자를 위해 김재덕과 토니안의 부산여행, 이국주와 안영미의 강원도 여행이 방송될 예정이다. 이후에도 국내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

“<배틀트립>은 KBS가 최근에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중 소재와 포맷이 가장 명확하다고 생각해요. 명확한 만큼 3개월 동안, 포맷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추면서도,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계속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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