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화는 플랫폼 ‘맞춤형’ PD 교육 앞장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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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9주년 한국PD연합회에 바란다] ①이병용 KBS PD(KBS ‘이웃집 찰스’ 팀장)

지난 8월 1일로 제가 PD 생활을 시작한 지 정확히 20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PD를 시작했을 때는 PD라는 일을 정확하게 알지도 못했습니다. 신문 방송 관련학과를 나온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제 또래들이 대부분 비슷했을 듯 합니다. 편집기도 처음 다루어 보고, 방송용 카메라도 처음 보았습니다.

선배들은 의례를 독점한 제사장 같았습니다. 방송에 관련된 모든 지식들은 선배들로부터 배웠습니다. 컷 하나 하나. PD가 사회를 바라보는 정신들. PD 수업은 편집실에서도 술집의 방송 뒷풀이 장소에서도 계속 되었습니다. 그때는 방송만 잘하면 모든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PD에게 방송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업무 그 이상이었습니다. 우리 방송의 경쟁자는 오로지 타 방송의 채널이었습니다.

20년의 세월만큼 정말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영상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촬영을 할 수 있고, 컴퓨터만 있으면 편집을 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근사한 특수효과도 가능합니다. 방송에 관한 지식을 독점하던 선배는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신기술과 새로운 감각으로 무장한 후배들은 방송국에 들어오자마자 선배들 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경쟁자가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다른 ‘방송국’은 같은 고민을 하는 동종업자들 처지가 되었습니다. 인터넷이 콘텐츠를 모두 집어삼키고 있다는 이야기도 이젠 식상합니다. 방송을 감상하는 환경은 TV, 데스크톱을 거쳐 모바일로 이동했습니다. PD의 정의도 공중파 방송사의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자에서 모든 플랫폼에 맞추어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츠 제작자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변화된 플랫폼에 맞는 새로운 영상 내러티브의 개발이 절실합니다.

▲ 이병용 KBS PD

한국PD연합회에서는 이런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춘 교육 시스템을 개발주시길 바랍니다. 각 플랫폼에 맞는 이야기.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장르 개발. 바뀐 시청환경에 따른 내러티브의 개발 등등. 자고 일어나면 변화하는 플랫폼 변화에 맞춘 교육으로 PD들을 무장시켜주시길 바랍니다. 이제는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고, 후배가 선배에게 신기술을 가르쳐주기에는 기술과 환경의 변화가 너무 급격합니다. 한국PD연합회에서 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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