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지진속보 18분 늦어…지진 자막송출시스템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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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10초 이내 속보’ 지진 자막송출시스템 구축했지만…주요 10개 방송 지진 속보 평균 7분 늦어

지난 12일 지진 발생 당시 지상파 방송 3사를 비롯한 주요 10개 방송사의 지진속보가 기상청 발표 이후 평균 7분가량 지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구축한 지진 자막송출시스템 또한 제대로 기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주요 10개 방송사의 재난방송 보도 평균 시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7시 45분 첫 지진 당시 MBC 18분, SBS 15분, JTBC 14분, EBS 8분, TV조선‧채널A 7분, YTN 6분, 연합뉴스TV 5분, MBN 3분, KBS 2분 늦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같은 날 두 번째 지진 발생을 기상청에선 오후 8시 34분에 발송했으나 방송 속보는 SBS 17분, MBN 9분, MBC 8분, YTN 7분, EBS 6분, TV조선 4분, 채널A 2분, 연합뉴스TV 1분 늦었고, JTBC와 KBS는 뉴스를 통해 제 시간에 속보를 내보냈다.

▲ 9월12일 10개 주요방송사업자 재난방송 자막송출등 현황 ⓒ방통위/유승희 의원실

유 의원은 이처럼 방송사들의 속보 시간이 들쑥날쑥해진 주요 원인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방통위의 지진 자막송출시스템을 꼽았다. 지진 자막송출시스템은 지진 발생 시 방송사가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재난 문자를 별도의 자막처리 없이 ‘확인’ 버튼만 눌러 TV 화면에 내보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방통위는 지난 2014년 KBS 1TV와 MBC, SBS, EBS, MBN, JTBC, TV조선, 채널A, 연합뉴스TV, YTN 등 10곳의 방송사에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지진 발생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국민의 신속한 탈출을 돕기 위해 10초 내에 발송할 수 있게 설계됐다. 하지만 지난 12일 지진 당시 이 시스템은 오류와 자막송출을 위한 여러 확인 작업 등을 이유로 제 시간에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방통위 관계자의 설명으로, 10초 이내 발송되도록 설계된 지진 자막이 주요 방송사의 화면에 보이기까지 100배 이상 걸린 것이다.

유 의원은 “방통위는 국가재난상황에서 작동해야 할 자막송출시스템이 먹통이 된 데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또한 “일본의 경우 지진 발생 후 1분 내에 자막방송이 시작되고 2분 내 뉴스 특보로 전환돼 국민들에게 신속한 상황을 전달한다”고 비교하며 “(주요 방송사들이) 재난방송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재승인‧재허가 평가 기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지진 발생 당시 주요 방송사들은 늦은 속보 외에도 특보 체제로의 전환 없이 드라마 등을 평소와 다름없이 편성해 시청자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방통위는 이날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을 통해 지난 12일 지진 당일 기상청 시스템에서 정보가 수신된 이후 6초만에 방송사로 정상적으로 자막 송출을 했다”고 반박했다.

방통위는 “지진 자막송출시스템은 방송사까지 지진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방송사의 방송 결정이 있어야 실제 방송이 되는 구조”라며 “방송사에서 이 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수신한 이후 시스템 오류로 인한 오작동인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 시간을 소요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향후 방송사의 매뉴얼 보강과 지속적인 교육 등을 통해 방송사에서 지진 정보를 신속하게 방송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9월 21일 오후 8시 20분 기사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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