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한국PD연합회, 한국기자협회 등 현업 언론인 단체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등 원로 언론인,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가 ‘언론단체 비상시국대책회의’ 결성을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취재와 보도에 힘쓸 것을 다짐하고 나섰다.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 단체는 “진실을 찾아 알리는 일에 더 많은 언론이 나서야 한다”며 “‘언론단체 비상시국대책회의’를 결성하고, 이 모든 사태의 장본인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시민사회,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언론이 민주화되면 권력이 민주화 될 수 있다”며 “지금 제대로 보도를 하지 못해 가슴 아파하는 언론인들과 함께 과거 ‘6월항쟁’과 같은 역사적 사건을 일으켜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진정한 민주체제를 이끄는 데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업 언론인 단체 대표자들은 시국이 이 상황까지 오게 된 데에 대한 언론의 책임을 통감하고, 더 이상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 본부장은 “그동안 보도국장은 야권의 정치적 공세일 뿐이라며 최순실 의혹과 미르재단 의혹을 일축해왔다”라며 “하지만 우리가 더 싸웠어야 했다. 그러나 자기검열에 빠졌다. 죄송하다. 이번이 국민께 마지막으로 사죄하는 기회로 알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대한민국 언론이 똑바로 됐다면 이런 일들이 과연 생겼겠는가”라고 반문하며 “MBC 안광한 사장,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KBS 고대영 사장은 무슨 생각으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침묵했는지 밝히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 단체는 ‘물타기’ 보도를 경계하고 본질을 파헤치기 위한 보도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2011년 당시 박근혜 의원을 출연시켰던 TV조선이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을 죽이려고 그 측근들과 비리를 조사하고 있다. 언제 표변해 ‘물타기’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들은 어떻게든 권력을 유지하고 또 다른 권력을 찾아 갈 것이다. 이들에 속지 말고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단체 비상시국대책회의’는 향후 박근혜 대통령 사퇴투쟁과 촛불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11월 12일 민중총궐기에도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동시에 지금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을 중심으로 ‘언론이 밝혀야 할 진실 10대 과제’를 정해 각 언론사에 종사하고 있는 언론인들과 공유할 것을 다짐했다. 뿐만 아니라 취재·보도 행위와 관련한 방해공작을 수집해 국민에게 전달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