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의 ‘레이저 광선’과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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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의 ‘레이저 광선’과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책임’
[민동기의 ‘톡톡’ 미디어 수다방] 청와대 출입기자단도 ‘대국민사과’ 하고 기자단 해체하라!
  • 민동기 미디어평론가
  • 승인 2016.11.06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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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런 저런 말이 많지만 특히 그의 ‘레이저 광선’이 화제다.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 우 전 수석은 정강 가족회사에 대해 질문을 던진 기자를 ‘쏘아봐’ 도마 위에 올랐다. ‘째려봤다’ ‘노려봤다’ ‘레이저 광선을 쐈다’ 등 다양한 표현이 등장했다.

‘쏘아봤든’ ‘째려봤든’ 혹은 ‘레이저 광선을 쐈든’ 우 전 수석의 행태는 ‘오만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각종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그는 검찰 수사를 받으러 가면서 여전히 ‘뻣뻣’했다. 국민을 향해 최소한의 성의 있는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가 전부였고,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레이저 광선’을 쏜 뒤 “들어갑시다”는 말을 하면서 ‘당당히’ 들어갔다. 그는 여전히 청와대 민정수석인 것처럼 행동했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런 저런 말이 많지만 특히 그의 ‘레이저 광선’이 화제다. ⓒ뉴스1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오만함 누가 만들었나 … 언론 책임이 크다

많은 언론이 우병우 전 수석의 오만한 행태를 비판했다. 적절한 비판이지만 그 오만함을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 필자는 언론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청와대 출입기자단 책임이 매우 크다고 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파문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책임은 얼마나 될까.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부분이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 가지고도 ‘우병우 책임론’은 피할 수 없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처럼 “국정농단과 권력의 사유화에 직간접으로 연관되어 있거나, 아무리 좋게 봐줘도 이를 막아내지 아니한 직무유기의 책임이 있는 자”가 바로 우병우 전 수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판하고 감시·견제하는 사람들이 누굴까. 바로 기자들이다. 특히 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들이 해야 할 주된 ‘업무’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들은 자신들의 ‘맡은 바 임무’를 얼마나 성실히 수행했을까. 필자는 낙제점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과론적인 해석이지만,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파문이 발생했을까. “가능성 제로”라고 단언할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과 같은 어이없는 수준의 국정농단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최순실로 상징되는 ‘비선실세’들의 국정 개입 △‘문고리 3인방’으로 대표되는 ‘권력실세’들의 전횡 △국정농단과 권력 사유화에 앞장선 청와대 핵심참모들과 관련된 의혹 등을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정말 몰랐을까. 몰랐다면 기자라는 직책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고, 알고도 모른 척했다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병우 전 수석의 오만함과 ‘괴물 최순실’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으로 상징되는 언론이 만들었다는 얘기다.

▲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질의응답 없는 대국민 기자회견 … 청와대가 아니라 기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도 필자는 언론책임이 크다고 본다. 박 대통령은 ‘90초 녹화 입장발표’ ‘알맹이 없는 9분 대국민담화문’ 이후 언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지도는 급락했고, 성난 민심은 ‘20만 촛불시위’를 벌이며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두 번의 ‘대국민담화’ 발표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계속 궁지에 몰리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이 과정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대체 무슨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 대통령의 일방적인 ‘90초 녹화 입장발표’를 수용한 것도 청와대 출입기자단이었고, ‘질의응답 없는 9분 대국민담화’를 받아들인 것도 청와대 출입기자단이었다. 두 번에 걸친 대통령 담화에 질문하지 않기로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사실상 양해했다는 얘기다. 대체 왜? 무슨 권한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그런 요구를 덜컥 수용했던 걸까. ‘15년 기자생활’을 한 필자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난 5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청와대 기자단의 이 같은 결정을 “언론의 자유, 공정 보도라는 차원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유린한 심각한 반언론적 작태”라고 비판했다.(▷관련링크)다른 건 몰라도, 생중계로 방송된 두 번째 ‘대국민담화’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 중에 단 한 명의 이탈자가 나오지 않은 건 심히 유감이다. 기자단 차원에서 청와대 요구를 수용했더라도, 작금의 사태와 관련해 손을 들고 대통령에게 질문 하나 던지는 기자가 없었다는 건 현재 한국 언론의 현주소가 어떤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근혜’ 정권 이래 뒷걸음질 친 한국 언론자유의 현주소를 국내외에 스스로 적나라하게 보여준, 기자로서 자존심도 없는 매우 부끄러운 현실”이라는 민언련의 성명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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