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11.20 화 20:33

“연예정보+큐레이션”…‘본격 연예한밤’이 내민 도전장

[인터뷰] PD가 말하는 ‘인터넷+스마트폰 시대 연예정보 프로가 생존하는 법’ 하수영 기자l승인2017.02.01 09:43:2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J'suis dans un état proche de l'Ohio(난 지금 오하이오 가까운 주에 있어요)

J'ai le moral à zéro(난 의기소침해 있답니다)

J'suis dans un état proche de l'Ohio~(난 지금 오하이오 가까운 주에 있어요)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아자니의 ‘Ohio(오하이오)’라는 곡과 함께 매주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연예가 소식을 전했던 SBS의 ‘한밤’ 시리즈. 1994년 <생방송 한밤의 TV 연예>가 첫 방송을 한 이후 <생방송 TV 연예>, <한밤의 TV연예> 등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지만, ‘한밤’ 시리즈는 약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던 2016년 3월, <한밤의 TV연예>는 돌연 폐지를 선언하고 그 자취를 감췄다.

당시 많은 이들은 <한밤의 TV 연예>가 시청자들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꼽았다. ‘스마트폰으로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실시간으로 연예가 속보를 알 수 있는데 왜 연예 정보프로그램을 보겠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시청자들 곁을 떠났던 <한밤의 TV연예>가 약 9개월 만인 2016년 12월 <본격 연예한밤>이라는 새 간판을 걸고 돌아왔다. ‘비록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있지만, 연예정보 프로그램 안 볼 수 없게 하겠다’는 야심찬 각오와 함께 말이다. 도대체 어떻게 인터넷, 스마트폰 시대에 살아남겠다는 걸까. <PD저널>이 <본격 연예한밤>의 김재원 PD를 만나 ‘새 출발’을 한 소감과 각오를 들어봤다.

▲ SBS '본격 연예한밤'의 공동 연출을 맡고 있는 김재원 PD ⓒ김성헌

<한밤의 TV연예>가 시청자들의 곁을 떠났다가 <본격 연예한밤>이라는 새 이름과 함께 돌아왔다. 이름이 바뀐 만큼 포맷도 많이 변했는데, 변화의 주안점이 뭐였나?

김재원 PD(이하 김) 요즘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연예 면에서 속보를 다 알 수 있는 시대라 연예 정보 프로그램이 ‘특종성’을 가지기 힘들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신속성으로 (정보를) 소모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났다는 거다. 그래서 ‘큐레이팅(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것)’ 방식을 도입했다. 여러 가지 소식을 다 전하는 것 보다는 선택적으로 심도 있게 접근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패널들을 ‘큐레이터’라고 하고, 그들의 눈으로 (연예 정보들을) 분석하게 했다. 미술 쪽에서 큐레이터라고 하면 수많은 작품 가운데 자기만의 관점으로 작품을 콜렉션(선별)해서 소개하는 직업 아닌가. <본격 연예한밤>도 그런 걸 추구한다.

변화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어떤가?

연예 정보프로그램 포맷(형식) 자체가 하나의 장르이기도 하고, 다른 방송사에서도 많이 하고 있어서 (시청자들 입장에선) 워낙 익숙할 것이다. (본격 연예한밤이) ‘크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주변에서 (본격 연예한밤에 대해) ‘다르다’, ‘차별화됐다’는 이야기를 해 줘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타사 연예정보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변화 포인트 중 하나였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나?

(타 방송사와 달리) <본격 연예한밤>은 생방송을 안 한다. 생방송을 하지 않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서 연예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대라 굳이 생방송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게 컸다. 생방송도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지만 시간을 맞춰야 하는 등 정해진 룰(rule) 대로 해야 해서 터놓고 이야기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녹화 형식으로 가기로 했다. 녹화 형식으로 하면서 (큐레이터들이) 터놓고 이야기하고 그들이 생각을 자유롭게 정리할 수 있으면 정보를 더 잘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섭외된 큐레이터들이 그 전에 방송을 많이 하셨던 분들이 아닌 점과 MC 스케줄 등도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가게 된 이유들이다.

<본격 연예한밤>의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본격 연예한밤>을 보면 약간 보편적이지 않은 것도 다르게 보려고 노력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가령 최근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메탈리카를 다뤘는데, 단순히 ‘메탈리카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내한해서 공연했다’ 이렇게만 소식을 전하는 게 아니라 ‘(최순실) 국정농단을 예견한 헤비메탈 스타’라고 했다(웃음). 헤비메탈 팬들 사이에선 메탈리카의 ‘마스터 오브 퍼펫츠(Master of Puppets, 꼭두각시의 주인)’가 그런 의미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좀 다르게 보려고 했다.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팩트(fact, 사실)를 건조하게 전달하기 보다는 약간 다른 시각으로, 예능적 느낌을 주며 전달하고 싶다. 이건 좀 욕을 많이 먹은 경우인데(웃음) 류수영‧박하선 커플의 결혼 발표 소식을 전하면서 그냥 양쪽에서 입장 발표 듣고 그걸 전하고 이런 것보다 다른 걸 하고 싶었다. 자료를 좀 찾아보다가 두 사람이 2와 얽힌 게 많다는 점을 발견했다. <투윅스>라는 드라마에서 만나 2년 열애했고 (1월) 22일에 결혼한 것 등…. 그래서 방송에서 숫자 ‘2’를 강조하면서 이 소식을 다뤘다. 사람들이 보고 웃고 넘길 수 있는 그런 정도였다.

▲ SBS '본격 연예한밤'의 MC인 방송인 김구라(왼쪽)와 박선영 아나운서 ⓒSBS

MC부터 패널까지 신선한 얼굴들이 많다. 특히 뉴스를 오랫동안 진행했던 박선영 아나운서를 연예정보 프로그램 MC로 낙점한 것이 의외였다.

박 아나운서는 원래 보도, 교양 쪽으로 특화돼 있었다. 지금 <궁금한 이야기 Y>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풀어졌을 때 재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해 <본격 연예한밤> MC로 낙점했다. 실제로 녹화를 해보니 너무 잘 한다. 재치도 있고, 이미지도 좋아서 (그를 MC로 낙점한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구라 씨에게도 밀리지 않는다(웃음).

패널(큐레이터)들 캐스팅 이유도 골고루 들어보고 싶다. 호흡이 어떤지도 궁금하다.

 함께 연출을 맡고 있는 안교진 PD와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자칫 (기존 연예정보 프로그램과) 비슷해질 수 있어서 연예인 패널은 쓰지 않으려고 했다. (패널들 중) 신동헌 씨는 자동차 저널리스트인데, 첫 만남부터 인상적이었고 만나 본 패널 후보 중 제일 눈에 띄어서 함께 하게 됐다. 조은정 아나운서도 인터뷰를 전문적으로 할 새로운 얼굴을 찾다가 캐스팅하게 됐다.

사실 김구라 씨와 박선영 아나운서, 조 아나운서, 김주우 아나운서를 제외하곤 (패널 중에) 전문 방송인이 없어서 (처음엔) 큰 모험이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공부의 신’ 강성태 강사는 원래 연예계를 잘 모르는 분이다. 하지만 (요즘은) 본인도 재미있어 한다. 또 강의를 많이 하신 분이라 (정보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그런 것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그런 점들을 참고해서 큐레이터 각자의 캐릭터를 살리려고 했다. 연예뉴스를 다루는 것은 남성지 편집장 출신의 신동헌 씨, 이슈 분석은 남성 패션지 출신 신기주 기자, 드라마 소식은 김주우 아나운서, 인터뷰는 (E 스포츠 채널 출신의) 조 아나운서…이런 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지금은 각자 캐릭터를 잡아가고 있고, 호흡도 잘 맞는 것 같다.

기존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은 제작진이 선정한 아이템을 리포터들이 취재해 오는 그런 방식인데, <본격 연예한밤>은 큐레이터에게 어느 정도 아이템 선정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존 연예정보 프로그램처럼 제작진이 주도하는 부분도 있지만 (제작진과 큐레이터가) 같이 논의하는 방향으로도 하려고 한다. 신기주 기자는 멘트를 직접 쓰기도 한다. 강성태 강사는 ‘이거 해보면 어떨까’하고 제안도 한다. 강성태 강사는 프로그램에서 ‘드라마와 대학 입시 경쟁률과의 상관성’에 대해 다룬 적이 있는데, 이것도 본인이 ‘왜 아이들이 드라마에 현혹되는지’ 궁금해 해서 하게 된 것이다. 워낙 아이들과 접촉을 많이 하는 분이다 보니까…. 그런 식으로 큐레이터들이 궁금했던 것을 (프로그램 제작에) 반영하기도 한다.

▲ SBS '본격 연예한밤' 1회 방송화면 캡처 ⓒSBS

약간 이야기를 틀어보자. 첫 방송에서 촛불집회에서 불린 노래들을 다룬 것이 인상적이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약간은 정치적일 수도 있는 소재를 다루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그런 시국에 프로그램을 론칭(시작)하게 돼서…(웃음). 그냥 촛불집회 때 시민들이 ‘상록수’ 같은 민중가요를 부르는 걸 보면서 대중들이 문화를 향유하는 방법을 다루고 싶었다. ‘상록수’는 우리나라 역사와 밀접하고 대중들 속에 들어있는 노래니까.

이 내용도 꼭 (기사에) 실어달라(웃음). 이화여대 학내 시위 장면이나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장면을 방송에 내보낸 건 그게 정치적 색깔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이화여대 학내 시위 문제도, 그 문제 자체보다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그 현장에서 불렸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저 이런 시국에 사람들이 노래를 통해 ‘힐링’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모여서 구호만 외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통해) 희망도 얻고 그러는 것을 봤으니까. 요새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가 민중가요처럼 불리곤 하는데, 이런 민중가요는 사람들이 노래를 떠올리면서 그 시대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지금 이 시대를 수년 후에도 기억하게 만드는 트리거(매개체)가 바로 민중가요다.

그 외에도 (프로그램에) 시사적인 아이템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스타의 암기법’에 대해 다루면서 (청문회에 나온 증인들처럼)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 멘트를 했다. 우리끼리 ‘도대체 무슨 프로그램이냐’ 그런다(웃음). 일부러 해야겠다고 한 건 아니지만, 이런 문제들이 워낙 ‘핫’하다 보니 (시사적인 아이템을) 안 다룰 수가 없다.

연출자로서 ‘이런 것 해 보고 싶다’ 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목표치는 있다. 그 동안은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어떤 잣대를 가지고 정확한 평가를 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예를 들면 어떤 영화, 혹은 연예인에 대해서 대중들이 평가를 하면 그걸 우리가 이야기해보고 싶다. 대단히 조심스러운 부분이고 또 우리가 잣대를 들이댈 만한 사람들이 못 되는 것도 알겠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이렇게 느낀다’하는 것은 (방송에) 실어줄 수 있지 않을까. 무조건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찬양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의 각오를 듣고 싶다.

많은 분들이 ‘연예뉴스는 가십’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이런 ‘가십’에 크게 관심이 없던 사람인데,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이런 걸 느끼고 있다. ‘시청자가 연예뉴스를 보면서 희로애락을 같이 할 수 있다’고. 어떤 연예인의 결혼 소식을 보면 ‘아, 저 사람 결혼하는 구나. 내 옆의 누군가가 결혼하는 느낌이네’ 할 수 있다. 누가 돌아가셨을 때도 ‘저 사람은 나한테 이런 느낌을 줬던 분인데’ 하면서 슬퍼할 수 있다. 누가 새 작품을 들고 오면 응원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씹어서, 소화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

시청자들에게도 한 마디 해 달라.

재미있게 봐 달라. 그리고 ‘연예 정보 프로그램도 조금 생각하고 만들 수 있다’는 게 모토(신조)인데 그런 걸 봐 주셨으면 좋겠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연예인들은 나 자신의 거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예인 누군가가 음주운전을 한 것이 걸렸다고 하자. 그는 무언가를 잃을 텐데, (대중들이) 그런 걸 보면서 ‘타산지석’ 삼을 수 있다. 혹은 연예인들이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고, (실패했다가) 재기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한 번 그렇게 해 볼까’ 할 수도 있다. 그런 걸 봐 주셨으면 좋겠다.


하수영 기자  hsy0710@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수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