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노조 “대주주 ‘정리해고 놀이’, 더 이상 용인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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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위기, 경영진·대주주 책임…왜 ‘정리해고’로 책임전가하나”

OBS 경인 TV(사장 최동호, 이하 OBS)가 지난 3일 일부 임직원들에 대해 ‘자택대기 인사발령’ 조치를 내린 데 대해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 이하 OBS 지부)가 이를 사실상의 정리해고로 규정하는 한편 해당 조치를 취한 사측과 대주주를 규탄했다.

OBS 지부는 “OBS 대주주 영안모자의 백성학 회장이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OBS 사측이 지난 3일 오후 6시 5분 경 공문을 통해 (임직원) 19명에 대한 자택대기 인사발령 사실을 (노동)조합에 통지했다. 사측은 SWAT팀을 해체하고 기존 SWAT 팀원에서 3명을 제외한 전원을 자택대기 발령했는데, 이는 마침내 정리해고의 포문을 연 것”이라고 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주장했다.

▲ 부천시 오정동에 위치한 OBS 경인TV 사옥 ⓒPD저널

SWAT팀은 지난 해 11월 OBS 사측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의 조건부 재허가 승인을 앞두고 조성한 일종의 전략기획팀이다. 그러나 팀이 조성된 지 약 3개월 만에 사실상의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OBS 지부는 SWAT팀에 대해 “처음부터 전문성을 무시하고 졸속 추진된 팀이며, 운영 자체도 사측이 주먹구구식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OBS 지부는 “사측은 ‘(SWAT팀을 통해) 지역방송으로서 OBS의 생존방안을 현장에서 찾는 특단의 작업을 진행했지만 3개월간 팀을 운영한 결과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해 부서 폐지를 결정했다’고 했지만 이는 낯부끄러운 언사”라며 “사측은 SWAT팀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방치에 가까운 업무지시만 했다. 특단의 대책이란 것도 시장, 식당, 관공서에 가는 것이었고, 해당 팀장이 ‘페이스북에 뭐라도 찍어서 올리라’고 한 것을 보면 제대로 된 방향과 구체적인 업무 설계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OBS 지부는 지난 해 11월 1일 조합 성명을 통해 ‘SWAT팀이 전혀 실효성이 없고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분명히 경고했고 구성원들도 지난 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사내 자유게시판을 통해 한 목소리로 SWAT팀을 비판했다”며 “회사는 이 모두를 무시하고 석 달씩이나 팀원들이 길거리를 전전하게 하더니 이제는 성과를 핑계 삼아 사실상의 정리해고인 자택 대기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OBS 지부는 “SWAT팀이 OBS를 구원해 줄 구세주라도 되는 양 떠들고 이를 기획하고 밀어붙인 OBS 김성재 부회장은 어떤 책임을 질 것이고 이에 부화뇌동하며 부역한 간부들은 어떤 책임을 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 부회장과 영혼 없는 간부들이야 말로 OBS를 망친 주범이고 지금 당장 정리돼야 할 적폐다.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리해고의 시작을 알린 사측의 공문을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힌다”며 “광고급감과 자본 잠식 위기가 무슨 ‘전가의 보도’인 양 경영진은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데 서슴없다. 경영진의 책임이 실종된 자리엔 어김없이 책임 전가만 번뜩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OBS 지부는 “지난 2006년 (OBS 사업자) 1차 공모 때 5개 사업자 중 꼴찌를 했던 영안모자가 단숨에 사업권을 따게 된 건 전적으로 OBS 지부와 당시 새 방송 설립 운동을 이끌던 경인지역 4백여 시민단체들의 지지덕분이었다. 이 때문에 백 회장 스스로도 2007년 3월 16일 ‘OBS 경인 TV를 공익적 민영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사회 공언 선언’을 발표하지 않았느냐”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건강한 방송을 만들겠다던 당시 약속은 11년이 지난 지금 ‘방송사유화’로 변질됐고 방송사업권을 따게 해 준 조합원들을 상대로는 ‘주유소에서 기름이나 넣던 놈들 먹고 살게 해 줬다’고 하면서 툭하면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을 운운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번만큼은 ‘정리해고 놀이’가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경영책임을 구성원의 임금삭감으로 손쉽게 치환해 온 진부한 수법에 더 이상 관용은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사필귀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OBS 지부는 “OBS의 지난 10년 간 구성원의 처절한 희생이 있었기에 유지될 수 있었다. 대주주의 탐욕 때문에 지역 민주주의의 보루이자 공익적민영방송의 심장이 멈출 수는 없다”며 “대주주로서 백 회장에게 남은 마지막 소임은 OBS를 사랑받는 방송사로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 회장은 기만적인 정리해고 술책을 당장 집어 치우고 시청자와 구성원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백 회장이 시청자와 구성원을 무시하고 정부마저 농락하며 회사를 철저하게 망가뜨리고 방송을 사유화하려 한다면 결코 되돌릴 수 없는 혹독한 사회적 지탄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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