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 MBC SBS 본부가 국회의 'MBC 노조 탄압' 청문회 개최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한 방송협회를 규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MBC SBS 본부는 20일 ‘노조탄압 진상규명을 언론독립 침해로 모는 방송협회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최승호 박성제는 증거없이 해고했다’라는 글로 시작, “MBC 백종문 본부장이 3년 전 자기 입으로 실토한 내용”이라고 알렸다.
노조는 “2012년 파업 이후 MBC 노조 집행부 등 6명을 해고하고 수백 명을 징계한 야만적 노조탄압이 불법이었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후 노조탄압에 앞장선 MBC 사측 주동자들은 처벌은커녕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국회 환노위가 지난 13일 MBC노조탄압에 대해 청문회를 열고 진상을 규명하기로 결정한 것은 만시지탄일지언정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런데 엉뚱하게도 지상파방송사들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가 딴죽을 걸고 나섰다”라면서 “방송협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MBC노조탄압 관련 청문회’ 개최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노조탄압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청문회가 보도와 제작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통해 MBC 노조 탄압 청문회에 반발하며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언론과 방송의 독립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한다”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방송문화진흥회와 MBC는 관련 법규정에 따라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이 시점에 이들을 청문회로 불러내는 것은 사장 선임 절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적절한 처사로 ‘사전 길들이기 시도’라는 우려도 자아내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한국방송협회는 고대영 KBS 사장이 협회장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 “기도 안 찰 노릇”이라면서 “방송협회 회원사인 KBS MBC SBS는 대답하라. 이명박근혜 정권의 방송장악에 발맞춰 MBC사측이 자행한 노조탄압이 언론의 자유인가? 마구잡이 해고와 징계를 남발하고 대규모 부당인사로 노조를 짓밟는 죄상이 백일하에 드러났는데도 국회가 수수방관하란 말인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 환노위의 MBC노조탄압 청문회는 바로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언론과 방송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서다”라면서 “방송협회가 억지 성명서를 내놓은 이유는 뻔하다. 회원사인 MBC 사장 등이 당장 청문회에 불려나가 노조탄압을 주도한 책임을 추궁당할 위기에 몰리자 이를 어떻게든 모면해보려는 심사다”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방송협회의 성명에 대해 “왜 방송협회가 노조탄압 주범들을 비호하는데 동원돼야 하는가”라면서 “스스로 내세우고 있는 ‘방송문화 발전, 방송인 자질향상’ 등의 설립목적 어디에 그런 역할이 규정돼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한 술 더 떠 MBC는 방송협회의 성명 내용을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하기까지 했다”라면서 “그러나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➃항은 ‘방송사가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을 전달하여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심의규정 따위는 아랑곳않는 MBC경영진은 뻔뻔한 것인가 무책임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상파 방송의 편파적인 보도 역시 문제 제기했다. 이들은 “KBS는 당초 국회 환노위가 MBC노조탄압 청문회 개최 결정을 내린 사실은 뉴스9를 통해 기사 한 줄 제대로 내지 않았다”라면서 “그럼에도 16일 방송협회가 내놓은 성명은 메인뉴스에서 별도꼭지 단신을 할애해 보도했다. 언제부터 KBS 메인뉴스가 노조탄압 경영진을 비호하는 도구로 악용됐나? 고대영 현 사장이 방송협회장이기 때문인가?”라고 반발했다.
마지막으로 “전국언론노조 KBS, MBC, SBS 본부는 이번 방송협회 성명을 MBC노동조합 탄압의 책임을 모면하고 진상을 은폐하려는 비열한 시도로 규정한다”라면서 “아울러 협회 회원사인 KBS와 MBC SBS 3사의 대표자들에게 경고한다. 방송협회를 노조탄압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도구로 악용하는 것을 중단하라! 회원사 경영진의 비위 사실을 덮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방송협회는 차라리 해체하는 것이 방송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13일 민주당, 국민의당이 MBC 노조 탄압과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 이랜드 부당 노동 의혹에 대한 청문회 실시를 의결했다. 자유한국당은 즉각적으로 반발하며 상임위원회 불참했다. 이후 지난 19일 여야 4당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20일 현재 청문회 대상 시기와 방법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