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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 탄핵 편 돌연 ‘불방’…담당PD 전보조치

‘탄핵’ 편, 외주사 제작 ‘탈북자 귀농’ 관련 주제로 대체 이혜승 기자l승인2017.03.14 11: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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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 ‘탄핵’ 편이 돌연 불방됐다. 13일 방송 예정이었던 해당 프로그램은 '농부의 탄생-열혈 남한정착기’ 편으로 대체됐다. 담당PD는 지난주 인사발령 당시 구로에 위치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전보조치됐다. 내부에서 사실상 ‘유배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언론노조 MBC본부가 낸 13일 특보에 따르면 <MBC스페셜> ‘탄핵’ 편은 헌법재판소 결과가 나온 후 방영될 예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제작에 들어갔다. 하지만 2월 28일 김현종 전 편성제작본부장이 돌연 제작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작 중단 사유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김 전 본부장은 “보고받은 기억은 있지만 승인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알려졌다. 언론노조 MBC본부에 따르면 이정식 담당PD는 12월 당시 김진만 다큐멘터리 부장과 김학영 콘텐츠제작국장에게 아이템 제작을 보고했다. 담당 부장과 국장은 “김현종 본부장이 제작을 승인했다”며 제작 진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무 갈등없이 제작을 진행해오던 담당PD는 2개월 여가 흐른 후 갑자기 김 전 본부장으로부터 제작 중단을 지시받았다는 주장이다. 김 전 본부장 후임으로 3월 초 임명된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은 “(김현종 전임 본부장으로부터) 인수인계받은 것이 없으며, 본인도 이 아이템의 방송을 승인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MBC <뉴스데스크> 3월 10일 보도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 "중대한 법 위반 있었다"' ⓒMBC 화면캡처

MBC PD협회 송일준 회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내부에서 PD들이 숱하게 탄핵 관련 프로그램을 하겠다고 해도 못하게 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김현종 본부장이 국장에게 해도 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래서 PD들은 '이게 웬일이냐' 하면서 시작한 것"이라며 "이후 아무 문제없이, 늘 프로그램 제작하듯이 해왔다. 그런데 김장겸으로 사장이 바뀌면서, 김현종은 목포MBC 사장으로 내려가면서, 오리발을 내민 것이다. 이정식PD는 일방적으로 안된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김장겸 사장 체제가 들어선 후 첫 번째 방송 탄압 사례"라며 "국민이 아닌 일부 박근혜 지지세력과 붙은 김장겸 체제의 성격을 한방에 보여주는 반민주적, 반시민적, 반언론자유적 시범케이스"라고 분개했다. 

송 회장은 "프로그램 내용을 문제삼은 것도 아니고, 방송국에서 PD들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하건 간에 하지 말라고 하면 방송이 불방될 수 있다는, 심각한 제작자율성 침해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는 방송사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말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지금의 MBC 상황에서 ‘탄핵’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 준비가 본부장에게 보고도 없이 3개월 가까이 진행되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MBC의 또 다른 관계자는 “추론해보기로는 상황이 막판에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국민 여론도 여전히 80%가 탄핵에 찬성한다고 하니, 탄핵 건을 다루는 자체에 대해 그들의 마음이 변한 게 아닌가. 그냥 다루기 싫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13일 '농부의 탄생 – 열혈 남한정착기' 편 예고 ⓒMBC

프로그램 제작을 맡았던 이정식PD는 지난주 인사발령으로 구로에 위치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전보조치됐다. MBC 내부에서 사실상 ‘유배지’로 평가받는 곳이다.(▷관련기사 '박근혜 탄핵에도 ‘요지부동’ MBC...또 부당 인사 논란')

3개월 가까이 준비돼오던 <MBC스페셜> ‘탄핵’ 편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13일 방송은 '농부의 탄생-열혈 남한정착기' 편으로 대체됐다. MBC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에 MBC와 계약을 맺지도 않았던 외주제작사의 다큐멘터리와 급하게 방영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김현종 전 편성제작본부장(현 목포MBC 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의중"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은 "홍보국에게 들으면 된다"고 답했다. 이에 MBC 홍보팀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하고 메시지를 남겼지만 답이 없었다.

대통령 파면 이후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가운데 ‘탄핵’을 단일 주제로 다룬 프로그램은 단 한 개도 없다. KBS는 지난 11일 <제 18대 대통령 박근혜 탄핵>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SBS는 12일 <SBS 스페셜> ‘사건번호 2016헌나1’을 통해 탄핵을 심도있게 다룬 것과는 대조적이다.

MBC의 관계자는 “상식적이라면 지상파에서 당연히 당일밤이나 그 다음 날, 적어도 어젯밤에라도 (탄핵 관련 프로그램을) 했어야 한다. 이건 아예 안하고 넘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공영방송사로서 역사에 대한 기록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탄했다.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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