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발굴단’ 100회…대한민국을 책임질 아이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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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란 대한민국을 이끌 행복한 인재…그들을 돕는 게 어른들의 몫”

“영재발굴단은 미래를 보는 프로그램이다. 설령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실력이 뛰어나도,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다. 전면에 나타나는 것보다 그 옆에 있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SBS <영재발굴단> 100회 기념 컬투 인터뷰 중 정찬우-

2015년 2월 20일, 설특집 파일럿으로 처음 시청자들을 만났던 <영재발굴단>이 어느덧 방송 100회를 맞았다. 지난 1월 <PD저널>과의 인터뷰 당시 ‘영재의 개념을 새로 쓰고 싶다’던 <영재발굴단>의 PD들은, 그들의 말처럼 몇 억 단위의 암산을 해내거나 6살에 천자문을 외우는 아이들에서 아픈 어머니를 위해 피아노 연주를 하는 아이, 아픈 동생을 위해 스피드 스케이팅을 하는 아이까지 영재의 개념을 확장시켜 왔다.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영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영재의 개념을 정립하려면, 그 나름대로의 철학이 필요할 터. <영재발굴단> 100회 여정은 그 철학을 바로 세우기 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난 1월, <영재발굴단> 90회가 방송되던 날 만난 황성준 PD는 “영재는 미래에 어떤 훌륭한 인재가 될 가능성이 보이는 아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황 PD의 이 같은 정의는, <영재발굴단>이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 했던 ‘영재는 타고 나는 것일까,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영재발굴단>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200여 명의 아이들과 만나고 소통하면서 이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했다. 영재는 타고 나는 것이 아닌,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러니 ‘더 많은 아이들이 ‘영재가 될 자격이 있다’고.

▲ SBS '영재발굴단'이 3월 22일 100회를 맞았다. ⓒSBS

<영재발굴단>의 MC를 맡고 있는 컬투 정찬우는 최근 진행된 100회 기념 인터뷰에서 <영재발굴단>을 ‘미래를 보는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했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더 많은 영재를 찾아 나섰고, 어떻게 해야 그들이 미래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로 자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우선, 어려운 환경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줬다. 제작진에 따르면, 방송 이후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데 방법을 알려 달라’는 문의가 많이 온다고 한다. <영재발굴단>이 재능은 있지만 환경 때문에 맘껏 꿈을 펼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이를테면 ‘희망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다.

심지어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최근 지난해 7월 <영재발굴단> 66회에 출연한 홍승우, 홍승하 형제의 아버지가 컬투의 도움으로 치킨집을 개업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형제는 ‘제2의 이세돌 형제’로 불릴 만큼 바둑에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와도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컬투는 “일시적인 금전적 도움보다는 아버지가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승우, 승하 아버지와 지속적으로 만나며 함께 사업 틀을 짰다”며 “가게를 그냥 내드리는 게 아니라 앞으로 차차 갚아나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재발굴단>은 또 아이들의 부모님에게 ‘기다려 보자’고 제안한다. ‘내 아이가 영재가 맞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97회 방송에 출연한 ‘방랑 피아노맨’ 문영제 군의 경우,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고 피아니스트의 꿈을 꿨지만 영제가 특목고에 진학하길 바라는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 그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영재발굴단>은 포기하지 않고, 영제의 피아노 소리를 영제 부모님에게 들려줬다. 비록 공부와 피아노,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어떤 결론에 다다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영제의 부모님이 영제의 피아노 소리에 귀 기울이게 만들었다.

제작진도 아이들을 위해 기다렸다. 비록 한 명의 아이는 프로그램에서 한 번 밖에 소개되지 못하지만, 그걸로 제작진과 아이들의 연이 끝나지 않는다. <영재발굴단> 제작진이 멘토가 돼서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성장 과정을 관찰한다. 황 PD는 “(아이들을) 길게 보고 싶다. (아이들이) 한 번 나왔다고 끝이 아니라,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고 싶다”며 “힘든 과정이지만, (아이들을) 장기간 관찰한 뒤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서 시청자에게 소개하고, 남다른 깊이의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SBS '영재발굴단'이 3월 22일 100회를 맞았다. ⓒSBS

마지막으로 <영재발굴단>은 메시지를 던졌다. ‘영재는 결코 타고난 재능만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 끊임없는 노력이 함께 할 때 비로소 영재는 완성된다’고 말이다. 22일 방송된 100회 특집에서 일곱 소년들의 ‘빌리 엘리어트’ 도전기를 다룬 것은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모두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지만, 단 한 명의 빌 리가 되기 위해 부상까지 감수하며 고군분투하는 어린 소년들의 모습은 타고난 재능보다 빛나는 노력의 가치를 조명해 주기 충분했다.

황 PD는 “(<영재발굴단>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 아이들만큼은 이 마음 이대로 잘 자라줬으면 하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그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 어른들의 몫이고 <영재발굴단>이 해야 할 일”이라며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따뜻하게 봐 주신 시청자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영재발굴단>을 통해 아이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다. 그걸 보는 어른들, 시청자들도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제 100회 반환점을 돈 <영재발굴단>,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걸어갈 길이 더 길고 아득하기를 바란다. 비록 내가, 내 아이가 단 한 명의 ‘빌리’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역할은 오직 <영재발굴단>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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