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조 “대주주 부당이익…이사회 전원 총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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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계열사 이익으로 20억 받았다는데…SBS 주주들은 빈손”

언론노조 SBS 본부(본부장 윤창현, 이하 SBS 본부)가 대주주와 경영진이 SBS의 계열사에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와 배임을 한 탓에 SBS 주주들이 배당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SBS 이사회의 상임이사 전원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장은 27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SBS의 지주회사인) SBS 미디어홀딩스는 올해 SBS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SBS 콘텐츠허브, SBS 플러스 등 SBS의 계열사에 35억 원의 현금을 배당했다. 이는 SBS의 대주주인 태영건설이 많은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 이익을 돌리고, 그 이익을 대주주가 갖기 위함”이라며 “(본사인) SBS 주주들은 한 푼도 배당 못 받았는데, (대주주인) 태영건설이 약 20억 원을 챙겨갔다”고 주장했다.

SBS 본부가 지난 24일 발간한 SBS 노보 242호에 따르면, SBS는 같은 날 열린 제27기 SBS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공시내용을 밝혔다. SBS 본부는 “공시내용을 보면 SBS가 제작비 증가와 광고부진으로 89억 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지난 해, SBS 콘텐츠 허브는 무려 144억 원, 광고수익의 대부분을 SBS 콘텐츠로 채우고 있는 SBS 플러스 역시 13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이는 SBS 콘텐츠로 창출된 수익이 SBS로 제대로 귀속되지 못하고 다른 관계사들의 배만 불린 결과”라고 주장했다.

▲ 언론노조 SBS 본부(본부장 윤창현)가 지난 24일 SBS 노보 242호를 통해 공개한 2015~2016 SBS 및 관계사 영업이익 추이 ⓒ언론노조 SBS 본부

SBS 본부는 노보를 통해 SBS 대주주 태영건설이 SBS 계열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이익을 얻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를 위해 SBS로 하여금 SBS 계열사에 부당한 경영자문료를 지급하게 하거나, SBS 콘텐츠허브가 SBS의 웹 에이전시 업무를 독점적으로 맡게 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SBS 본부는 또 ‘SBS가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직원들의 임금도 못 올려줄 상황까지 내몰렸는데, SBS의 대주주인 태영건설은 유출된 SBS의 이익으로 지주회사인 SBS 미디어홀딩스와 SBS 콘텐츠허브, SBS플러스의 주주들에게 수십억 원의 현금을 배당했다’는 주장도 했다.

SBS 본부는 “SBS 콘텐츠허브는 21억 5천만 원을, SBS 플러스는 11억 5천만 원, SBS 미디어홀딩스는 35억 원을 현금으로 주주들에게 뿌리기로 했다”며 “특히 공시를 통해 일감 90% 이상을 SBS로부터 받고 있다고 스스로 고백한 SBS 콘텐츠허브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배당성향 68%, 별도재무제표로 보면 무려 77%의 배당성향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 종목 가운데서도 최우량 고배당주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BS 미디어홀딩스는 올해 SBS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지난 해 (SBS가) 400억 대 흑자를 기록했을 때와 똑같은 35억 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했다”며 “SBS가 SBS 콘텐츠로 벌어들인 피 같은 돈을 초고율의 배당으로 SBS 미디어홀딩스에 넘기고, 이를 다시 대주주인 태영건설이 챙겨가는 수익 빼돌리기가 생생히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본부장은 “돈이 문제가 아니다. 행태 자체가 대단히 문제가 있다”며 “항상 지상파는 재원이 없다, 경영이 어렵다고 하면서, 뒤로는 이런 행태 보이는 걸 보면 과연 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생각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개탄했다.

SBS 본부는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양보하고, SBS 전 구성원이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이 시점에 대주주가 SBS가 적자를 보든 말든 아랑곳없이 SBS의 수익을 자신의 지분이 더 높은 타 계열사로 빼내 더 많은 자본이익을 취하는 데 골몰하고 있는 모습은, 이솝 우화의 한 대목처럼 거위가 죽든 말든 배를 갈라 황금 알만 챙기겠다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윤 본부장은 “(대주주인) 태영건설이 SBS를 직접 지배할 수는 없기 때문에, SBS 지분을 37% 정도, SBS 콘텐츠허브 지분은 61.2% 정도, SBS 플러스는 100%의 지분을 SBS 미디어홀딩스를 통해 갖고 있다”며 “이는 SBS는 지상파인 관계로 (태영이) 지분을 가지는 데 한계가 있는데 반해 다른 계열사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지분 구조다. 여기서 태영건설이 많은 지분을 가진 계열사가 높은 이익을 올려야 대주주가 더 많이 가져간다. 또 SBS에서 직접 이익을 내는 것 보다는 계열사를 통해 이익을 내야 규제 피할 수 있기 때문에…(이런 형태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 양천구 목동 SBS 방송센터 전경 ⓒSBS

SBS 본부는 노보에서 “이런 대주주와 경영진의 행태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 그 자체이고 더 이상 SBS 이익이 부당하게 유출되지 않도록 하자’는 2015년 노사합의 정신을 준수할 의지가 전혀 없음이 분명하다”며 “국민의 자산인 전파를 기반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결코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인데, 사측은 입으로는 SBS 중심의 그룹 경영을 말하면서 뒤로는 SBS 수익 유출과 타 계열사의 이익 보장을 위해 상시적으로 SBS의 이익을 침해하는 배임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에 SBS 본부는 지난 22일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4대 요구사항을 결의하고, 사측을 대상으로 이를 관철해 나가기로 했다. 4대 요구사항은 기존 콘텐츠 판매 계약 백지화, 부당한 경영자문료 지급 중단 및 이익 상충 업무 수행 중단, 웹 에이전시 용역 공개 입찰 전환, 그리고 책임 경영진 총사퇴 등이다.

특히 SBS 본부는 책임 경영진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대주주인 윤석민 이사회 의장이 지난 해 이사회 취임 일성으로 책임경영을 내세우고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SBS 이사회의 상임이사 전원은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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