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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만 사는 PD? 풍자쇼 ‘캐리돌뉴스’ 주목받는 이유

“처음엔 손석희 진행 생각, 시즌2에 등장할 수도” [인터뷰] 표재민 기자l승인2017.04.26 09: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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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돌뉴스>는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성역 없는 풍자로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다. 흔히들 정치 풍자 프로그램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구성의 제약이 없다. ⓒ SBS플러스

“병우 씨 장모님은 잘 계시지? 왜 나만 (레이저 눈빛) 쏴? (소리를 지르며) 민주주의 레이저가 아닙니다. 왜 나만 쏘려고 하고.”

 

온국민을 분노하게 한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을 똑닮은 인형이 있다. 옆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인형이 꼿꼿한 자세로 특유의 기고만장한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최순실 인형인 ‘순siri’는 어눌한 목소리로 일부러 눈치 없이 우 전 수석과의 친분을 자랑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을 한 인형 ‘GH’에게 김성준 SBS 앵커를 빗댄 ‘김앵커’는 “방이 바뀐 것 같은데 방도 더럽다 하셨다고?”라고 일침을 가한다.

 

이 풍자극은 케이블채널 SBS플러스 예능프로그램 <캐리돌뉴스>의 인기 코너 ‘4면퀴즈’의 한 장면이다. <캐리돌뉴스>는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성역 없는 풍자로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다. 흔히들 정치 풍자 프로그램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구성의 제약이 없다.

 

지난 달 15일 첫 방송을 한 이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에 SBS플러스를 통해 방송된다. SBS 케이블채널이라는 아직은 채널 경쟁력이 높지 않은 방송사가 야심차게 기획한 이 프로그램은 방송 시작 한 달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재밌는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꽤나 선전하고 있고, 특히 온라인에 공개되고 있는 조각 영상 조회수가 상당하다. 첫 방송 전 예고 영상이 통합 3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네티즌 사이에서 제작진이 목숨 걸고 하는 방송이라고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만큼 풍자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캐리돌뉴스>는 시사 주간지 <시사IN>에서 ‘캐리돌만평’을 연재하는 양한모 기자가 만든 인형이 주인공이다.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여 기획하고 만든 이야기를 ‘캐리돌’이라는 인형이 구현하는 즐거움은 상당하다. 현실의 모순을 꼬집어 안기는 짜릿한 즐거움과 답답함을 날리는 위로가 <캐리돌뉴스>가 안방극장에 통한 이유다. 각계 분야의 인물들을 훌륭하게 모사한 인형들과 생동감 있는 목소리 연기를 하는 성우와 방송인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앵커를 맡은 최정호를 비롯해 김일, 김희진 등 성우들과 배칠수, 전영미, 정성호, 안윤상 등 목소리 연기 베테랑들이 가세해 당사자도 놀랄만큼의 붕어빵 목소리들이 버티고 있다. 풍자 프로그램에 잔뼈가 굵은 박찬혁, 홍윤희 등 작가들이 촌철살인 대본을 책임진다. 사안을 꿰뚫는 대사에는 해학이 담겨 있고, 우리가 분노했던 지점이 담겨 있다.

 

이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연출하는 이준호, 김현욱 SBS플러스 PD는 풍자 프로그램 제작은 ‘신중함’이라고 믿고 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재밌고 균형적인 풍자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몰두하는 두 명의 PD들이 털어놓는 <캐리돌뉴스>의 뒷이야기다.

 

인형이 주인공인 풍자 프로그램이라니 신선한 시도다.

▲ "처음에는 모두가 생각하는 ‘그 분’을 앵커 캐릭터로 하려고 했다. 손석희 앵커를 하려다가 그래도 우리 회사의 인물을 내세워야 하지 않겠나 고민이 들었다." ⓒ PD저널

이준호: 처음 기획을 한 것은 3년 전이었다. 구체화를 못하고 있다가 지난 해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 우리 프로그램은 정치 풍자만 하는 게 아니라 전분야를 건드리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캐리돌’들이 모든 이슈를 담는다. 지금은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정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뿐이다. 우리가 첫 방송에서 홍상수와 김민희를 다뤘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두 다루려고 한다. 광고도 패러디할 수 있고, 인기 예능을 패러디할 수도 있다. 노래를 만들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코너와 소재를 좀 더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정치 풍자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는데, 주제가 연성화되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을까.

 

김현욱: 확 바꾸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주제를 다루겠다는 거다. 조금씩 조금씩 바꾸는 것이고 대선이 지나고 정치 외에 다른 분야도 깊게 다룰 것이다.

 

이준호: 우린 계속 변하고 있다. 첫 방송 이후 등장하는 ‘캐리돌’들이 조금씩 바뀌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있다가 빠지기도 했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도 빠졌다가 다시 들어오기도 했다.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인기 가수 캐릭터도 80개 정도 만들어놨고, 유명인들을 꾸준히 제작하면서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과연 이게 잘 될 것인가에 대한 불안한 마음은 없었나.

 

이준호: 새로운 시도라서 오히려 부담감이 없었다. 우리가 시작할 때부터 가장 걱정을 많이 했던 부분은 완성도였다. 성우들도 처음에는 혹시 허접한 구성일까봐 걱정을 많이 하셨다. 처음에 인형을 보여줬을 때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고, 우리 프로그램 특성상 젊은 시청자를 상대로 하는 온라인 홍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온라인 홍보에 신경을 썼다. ‘근혜와 순실이의 새해 인사’라는 홍보 영상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사실 사람이 연기를 하면 30~40분이면 촬영이 끝나는데 인형 연기를 해야 하니까 그보다 2~3배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하다 보니 점점 노하우가 생기고 있다. 인형을 조종하는 제작진도 하다 보니 감각이 생기더라.

▲ "어떻게 보면 영업비밀인데 성우들과 개그맨들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불가능한 게 없다. 모든 게 가능하다." ⓒ SBS플러스

‘캐리돌’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한 것인가.

 

이준호: <시사IN> 양한모 기자님이 ‘캐리돌만평’을 하고 계셨다. 사람이 연기를 하는 것보다 인형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제안을 드렸고 기자님이 흔쾌히 하시겠다고 해서 하게 됐다. 요즘은 양 기자님 외에 다른 분들도 참여해서 많은 인형을 제작하고 있다. 우리 인형은 두 종류다. 하나는 정말 실존인물과 동등한 사이즈가 있다. ‘김앵커’나 이명박 전 대통령 캐릭터인 ‘MB’가 그렇다. 그 인형들은 얼굴이나 몸이 움직일 수 있는 구조라 제작진이 조작해서 움직임을 가한다. 사람보다 작은 사이즈의 인형은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다. 그 인형들이 바로 ‘허깨비’에 출연하는 인형들이다.

 

SBS 보도본부장이자 <8뉴스> 간판 앵커인 김성준을 ‘김앵커’라는 캐릭터로 차용한 이유가 있나.

 

이준호: 고민이 많았다. 처음에는 모두가 생각하는 ‘그 분’을 앵커 캐릭터로 하려고 했다. 손석희 앵커를 하려다가 그래도 우리 회사의 인물을 내세워야 하지 않겠나 고민이 들었다. 손석희 앵커와 김성준 앵커 두 사람이 함께 진행하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그래서 손석희 앵커 인형도 제작돼 있다. 다만 최종적으로 김성준 앵커가 주인공이 됐기 때문에 손석희 앵커는 아직 눈과 입이 만들어지지 않았다.(웃음) 5월 말이 시즌 1 마지막 방송인데, 시즌 2 때 재정비를 하게 되면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될 거다. 계속 캐릭터들이 추가되거나 빠질 텐데 그 때 손석희 앵커 인형도 출연한다든가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목소리 연기가 정말 실감나고 뛰어나더라.

 

이준호: 우리나라의 성대모사 달인을 모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에서 목소리로 둘째가면 서러운 이들을 모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성대모사를 잘하는 개그맨들을 만나 가능한 목소리를 모았다. 미팅 때마다 가능한 목소리를 꼽아달라고 했고 그렇게 150명이 모였다. 그중에서도 겹치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럴 경우 내부 경선을 진행해서 더 비슷한 캐릭터를 선정했다. MB 캐릭터는 목소리 연기가 가능한 성우와 개그맨이 많았다. 그래서 경선을 치렀다.

▲ "소재는 무겁지만 내용은 재밌게 만들자는 게 목표다. 웃음을 줘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게 만들고 있다. 신기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 SBS플러스

실력 있는 성우들까지 가세하니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모두들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해주신다. 늘 이슈가 바뀌다보니 녹음을 다해놓고 방송 직전에 대본이 바뀌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면 대본을 다시 보내서 조용한 곳에서 따로 녹음을 해서 보내주시고 우리가 간단히 잡음을 없애서 방송에 급하게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보면 영업비밀인데 성우들과 개그맨들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불가능한 게 없다. 모든 게 가능하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퇴거한 후 민병욱 전 대변인이 문자 메시지를 읽을 때 우린 이미 모든 제작이 끝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추가를 해야 했고, 전영미 씨한테 부탁을 해서 따로 녹음을 했다. 정말 프로답게 바로 해주셨고 방송에 급하게 추가할 수 있었다. 정말 최고의 목소리를 연기하시는 분들이 모여 있다.

 

매일 매일 쏟아지는 뉴스, 제작 과정이 빡빡할 것 같다.

 

김현욱: 방송 당일인 수요일 오후에 다음 방송을 위한 회의를 한다. 목요일에 야외 촬영을 진행하고 금요일에 목소리 더빙을 한다. 토요일에 뉴스 스튜디오에서 녹화를 진행한다. 4~5시간 찍고 난 후 일요일에 편집을 시작한다. 화요일까지 편집을 하고 수요일에 방송을 내보내는 거다. 작가들은 최대한 방송에 가까운 날짜에 대본을 마무리한다. 어떻게 이슈가 변할지 모르니까 미리 제작을 해놔도 다시 써야 하는 일이 많다. 방송 직전에도 새로운 이슈가 터지니깐 다시 쓰고 다시 녹음하는 일이 많다.

 

제작상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사안은 무엇인가.

 

김현욱: 사실 확인, 팩트 체크다. 엄격하게 조사를 하고 있다. 또 균형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우리가 코미디 프로그램이지만 기본적으로 정보 전달 측면이 있다.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이준호: 구성 작가들이 매일 아침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주요 뉴스들을 공유한다. 그 안에서 소재를 잡고 가짜 뉴스를 걸러낸다. 또 편중되지 않게 틀을 잡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시선이 있는데 우리는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답답한 속마음을 풀어드리려는 구성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양하게 담으려고 하고, 치우치지 않고 균형적으로 담고자 한다.

그럼에도 풍자를 불편하게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준호: 혹시나 인신공격이 되지 않을까 늘 조심한다. 방송되기 전까지 혹시나 껄끄러운 부분이 있나 늘 확인한다. 방송 1~2시간 전까지 내부 모니터링을 계속 한다. 인신공격이 되진 않을지, 혹시 편향적인 정보는 아닐지 내부적으로 계속 공유를 하며 의견을 받고 있다. 혹시라도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확인한다. 계속 크로스체킹을 하고 있다. 여력이 된다면 방송용과 온라인용 콘텐츠를 따로 제작하고 싶다. 방송 심의에 맞추기 위해 걸러내거나 순화하는 부분을 온라인에는 공개하는 거다.

▲ "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배우 인터뷰를 할 때 인형이 한다든가, 유명했던 영화를 ‘캐리돌’ 캐릭터가 패러디를 한다든가의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나아가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캐리돌 캐릭터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 SBS플러스

풍자 프로그램은 정치에 관심이나 정보가 많지 않은 사람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김현욱: 우리는 코미디를 지향한다. 재밌는 프로그램이다. 심층 보도 프로그램이 아니다. 소재는 무겁지만 내용은 재밌게 만들자는 게 목표다. 웃음을 줘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게 만들고 있다. 신기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누구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너무 어려워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안 된다. 코미디에 이슈를 얹는 정도로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재밌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거다.

 

혹시 사건 당사자나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은 적은 없나.

 

이준호: 공식적인 항의는 없었다. 다만 온라인 댓글을 보면 어떤 분들은 속이 시원하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제작진을 모두 고소해야 한다고 한다. 지인 중에 모 국회의원 보좌관이 있는데 의원님이 재밌게 보고 있다며 출연을 하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인형과 실제 인물이 대담을 하는 형식을 다음 시즌에 방송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캐리돌뉴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이준호: 생명력이 긴 콘텐츠로 자리잡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다행히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화제가 되고 있지만 쭉 오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프랑스에 인형이 출연하는 정치 풍자쇼가 있다. 30년째 방송하고 있다. 우리도 장기적으로 방송할 수 있는 힘이 생겼으면 좋겠다. 머리 아프지 않게 풍자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우리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뻗어갈 수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배우 인터뷰를 할 때 인형이 한다든가, 유명했던 영화를 ‘캐리돌’ 캐릭터가 패러디를 한다든가의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나아가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캐리돌 캐릭터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김현욱: 시청자들이 재밌게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다양한 주제를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웃기면서도 트렌디한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표재민 기자  jmpy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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