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 일베 회원 있다는 소문까지…재발 시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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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간 총 11차례 일베 이미지 노출…박정훈 사장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최근 SBS를 중심으로 불거져 나온 ‘일베(일간베스트) 논란’과 관련해, 박정훈 SBS 사장이 이를 ‘고인과 SBS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동시에 동일한 사태가 재발할 시 관련자를 중징계할 것이라는 특단의 조치도 내놨다.

박 사장은 1일 SBS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에 ‘일베 이미지 사용으로 인한 방송사고 근절을 위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박 사장의 담화문은 5월 17일 방송된 SBS 플러스 <캐리돌 뉴스>가 일베에서 만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된 후 약 2주 만에 발표된 것으로, <캐리돌 뉴스> 논란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간 SBS와 관련한 일베 논란 모두를 아울러 책임을 통감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최근 4년 동안 SBS에서 8건, SBS CNBC에서 1건, SBS 플러스에서 10건의 일베 이미지 관련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안별로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이로 인해 시중에는 SBS 내부에 일베 회원이 있다는 소문과, 기본적인 사고 방지 시스템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허술한 방송사라는 인식마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지난 2013년 이후 SBS와 SBS 계열사 SBS 플러스, SBS CNBC 등은 총 11차례 방송에 일베 이미지를 사용했다. SBS <8뉴스> 2013년 8월 20일 방송, SBS <스포츠뉴스> 2013년 9월 27일 방송, <런닝맨> 2014년 3월 2일 방송, <SNS 원정대-일단 띄워> 2014년 6월 20일 방송, <매직아이> 2014년 8월 12일 방송, <세상에 이런 일이> 2014년 10월 16일 방송, <8뉴스> 2015년 5월 24일 방송과 7월 30일 방송, <한밤의 TV연예> 2015년 9월 16일 방송 등 SBS에서만 9건이다. 이 외에 SBS CNBC <오진석의 뉴스터치> 2015년 12월 21일 방송에서 일베 캐릭터 인형인 ‘베충이’를 노출시켰고, SBS 플러스 <캐리돌 뉴스>에서는 일베가 합성한 타임지 이미지가 사용됐다.

▲ SBS '캐리돌 뉴스' 5월 17일 방송분에 일간베스트(일베)가 합성한 타임지 이미지가 사용됐다. 타임지 원본(왼쪽)의 표지 문구는 'Hello, Mr.Roh'이지만, 일베는 이 문구를 'Go To Hell Mr.Roh'로 변형했다. ⓒPD저널

일베 논란으로 인한 SBS의 이미지 실추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네티즌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5월에는 미국 타임지가 SBS 플러스 <캐리돌 뉴스>에 사용된 일베 변형 이미지를 소개하고 ‘가짜 타임 표지가 한국에서 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일련의 사태를 ‘고인과 SBS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베 논란으로 인해)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 뿐 아니라 지난 27년간 우리 모두가 피땀 흘려 이룩한 대한민국 최고의 민영미디어그룹이라는 (SBS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나는 SBS 브랜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작금의 방송사고와 관련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사장은 재발 방지를 위한 세 가지 대책도 발표했다. 담화문에 따르면, 우선 앞으로 모든 포털 사이트에 있는 이미지를 무단으로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되도록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이미지를 사용하되, 불가피하게 다운로드가 필요한 경우 해당 기관의 공식 사이트에서 다운 받은 정품 이미지만 사용해야 한다. 외부 사이트의 이미지 사용 시에도 반드시 상위 3단계를 거쳐 ‘크로스체크’를 해야 하며, 최종 결정자의 서면 결재를 얻은 후에 사용해야 한다.

동시에 향후 세 가지 대책에 명시된 사항을 위반하는 SBS 임직원은 중징계를 받게 된다. 박 사장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모두가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업무에 임하는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여 SBS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 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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