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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있는, 재밌는 의학정보 팟캐스트 SBS ‘뽀얀거탑’

[인터뷰] “최선 다해 정확한 의학 정보 전달” 표재민 기자l승인2017.07.05 11: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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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거다. 그리고 만약에 틀린 부분이 확인된다면 정정한다는 거다."(조동찬 기자) 왼쪽부터 조동찬 기자, 김소원 아나운서, 임채선 원장 ⓒ SBS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한 번 강조의 말씀드린다. 아버님, 지금 기도원에 계실 일이 아니다. 두 분이 병원에서 꼭 치료를 받으라고 권하고 있다.”(SBS 김소원 아나운서)

 

이목을 끌기 위해 ‘건강 정보’라는 미명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자극적이고 심지어 불분명한 의학 정보를 무책임하게 전달하지도 않는다. 흔히 ‘쇼닥터’라고 불리는 편향된 정보를 툭툭 뱉는 의사들도 아니다. ‘정확한 정보 전달’을 제작 원칙으로 삼는 SBS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뽀얀 거탑>이 벌써 방송 2년을 넘어섰다.

 

팟캐스트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방송이다. SBS 보도국은 2015년 2월부터 <골라듣는 뉴스룸>이라는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있다. <골라듣는 뉴스룸>은 다양한 분야,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목적으로 출범했다. 의학 정보를 전하는 <뽀얀 거탑>은 김소원 SBS 아나운서, 신경외과 전문의인 조동찬 의학 전문 기자, 외과 전문의이자 한의사인 임채선 삼대국민의원·한의원 원장이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정확하고 균형 있는 의학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이다. 건강 고민이 있는 청취자들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올바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건강 길라잡이다. 지난 해 10월 12일 방송된 73회 ‘건강식품의 은밀한 비밀’에서 한 청취자의 사연이 이랬다. 직장암 진단을 받은 아버지가 기도원에서 탄수화물 조절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의사인 조 기자와 임 원장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한 목소리로 거듭해서 병원을 가야 한다고 했다.

 

임 원장은 “방송의 폐해다”라면서 “방송에서 탄수화물이 안 좋다는 말을 듣고 투병 생활을 하는 아버님이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있다는 것은 의료진으로서는 어이가 없다”라고 답답해 했다.

 

조 기자는 “직장암은 수술이 가능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예후가 달라진다”라면서 “수술이 가능하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하는 게 맞고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급박하게 말씀드리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직장암이 온몸에 퍼졌다고, 말기라면, 현대의학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기도원 가서 하는 것 말리진 않겠다”라면서 “그렇지 않고 수술이 가능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등 항암 치료 여지가 있으면 안 된다. 정말 죄송하지만 이건 사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실없는 농담을 일부러 많이 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목소리였다. 임 원장은 직장암 치료가 다른 암에 비해 수월한 편이라면서 다시 한 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아나운서도 거들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한 번 강조의 말씀드린다”라면서 “아버님, 지금 기도원에 계실 일이 아니다. 두 분이 병원에서 꼭 치료를 받으라고 권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 어떤 의학 정보 방송보다 청취자 친화적이고 공감 능력이 탁월한 이 프로그램의 장기가 여기서 발휘됐다. 김 아나운서는 “오죽 답답했으면 아버님이 기도원을 가셨을까, 하지만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라면서 “치료법이 있는데 속상하다. 아드님께서 아버님 설득을 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마무리했다.

 

2년여간의 방송 중 지극히 일부분이다. 이 대목은 <뽀얀 거탑> 청취자들이라면 정말 자주 마주하는 장면이라 익숙할 터다. 김 아나운서, 조 기자, 임 원장은 늘 이렇게 정확한 건강 정보 전달자이자 때론 가족 혹은 친구처럼 청취자를 걱정하며 방송을 만들어간다. 사명감을 갖고 작정하고 ‘오지랖을 떠는’ 이들이다.

 

전문 방송인인 김 아나운서와 조 기자는 평소 방송보다는 덜 정제돼 있다. 친숙하고 더 설득력 있는 어조를 사용한다. 부정확한 정보를 쏟아내는 방송 혹은 ‘쇼닥터’를 비판할 때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세 사람이 치료 방법이 있는데 잘못된 판단으로 ‘치료 골든타임’을 안타깝게 놓치고 있을 지도 모르는 환자에게는 지인이 건강 상담을 한 것마냥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선다. 이게 <뽀얀 거탑>이 수많은 방송, 그리고 더 많은 인터넷 방송이 있는 가운데서도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4일 목동 SBS 2층의 한 스튜디오에는 세 사람이 정규 녹음을 위해 자리잡았다. <골라듣는 뉴스룸>은 흔히 ‘골룸’이라는 줄임말로 불리는데, 골방에서 진행하는 방송이라는 재치 있는 의미 부여도 있다.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골방에서 세 사람은 옹기종기 모여 어떨 때는 사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대립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재밌는 농담을 한다.

 

이날 역시 인터뷰 사진을 찍은 후 김 아나운서와 조 기자는 앞다퉈 “내가 잘 나온 것으로 사진을 써달라”라고 티격태격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임 원장 역시 조근조근 ‘셀프 자랑’을 하며 두 사람 못지않은 재치를 갖고 있었다. 그 어떤 방송보다 재밌고 유익한 <뽀얀 거탑> 방송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세 사람과의 유쾌한 수다를 옮긴다.

 

PD저널 세 사람의 호흡이 좋은데 김 아나운서가 방송 전문가로서 자체 평가를 한다면?

김 아나운서 나는 묻어가고 있다. 그날그날 두 분의 컨디션에 따라서 방송 분위기가 달라진다. 다만 내가 진행하는 모든 방송 중에 <뽀얀 거탑>이 합이 가장 잘 맞는다고 자부한다. 약간 <싱글벙글쇼> 같은 분위기다.

 

조 기자 여기서 나이가 나온다.(웃음)

 

김 아나운서 우리 방송은 <싱글벙글쇼>처럼 티격태격해서 친근한 재미가 있다.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교양 프로그램이 이런 친근한 분위기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데 <뽀얀 거탑>은 그런 분위기다.

 

PD저널 이 방송을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소개한다면?

 

김 아나운서 처음에 이주형 기자가 나를 섭외한 이유가 강력한 리액션 때문이라고 들었다.(웃음)

 

조 기자 첫 회는 내가 진행했었다. 그런데 개그 프로그램이냐, 이렇게까지 재밌게 진행하면 어떻게 하냐는 극찬이 이어져서 바로 바뀌었다.(웃음)

 

김 아나운서 조 기자의 말을 정반대로 이해하면 된다. 이렇게 경직될 수 있나, 진행자가 필요하겠다, 해서 내가 출연하게 됐다.

 

PD저널 임 원장님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강제로 고정 출연하게 된 것 아닌가?(임 원장은 친분이 두터운 조 기자의 부탁에 지난 해 8월부터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 "정보의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 관련 기사들을 보면 논문 하나를 번역해서 흥미 위주로 작성된 게 많다." 왼쪽부터 조동찬 기자, 김소원 아나운서, 임채선 원장 ⓒ SBS

임 원장 조합이 좋다는 허언과 칭찬에 낚였다.(웃음) 그런데 방송을 하다 보니깐 애정이 생긴다. 그래도 아직 방송에 익숙하지 않아서 눈치를 많이 보고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 아나운서 정말 겸손한 말이다. 익숙하지 않다거나 따라가려고 한다든가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 어떤 출연자보다 방송에서 편하게 풀어져 있다.(웃음)

 

조 기자 내가 많이 가르치고 있는데 많이 가르쳐서 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근본적으로 부족하다.(웃음)

 

임 원장 조 기자의 말을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기사가 잘 나가야 한다.(웃음)

 

PD저널 <뽀얀 거탑>을 많이 들어서 두 사람의 농담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임 원장 조 기자가 내가 말을 할 때 표현이 잘못됐다고 지적을 많이 했다. 그 지적에 오기가 생겨서 일부러 더 틀리게 말했다. 그런데도 계속 지적을 해서 내가 지기로 했다.(웃음) 지적한대로 바꾸고 따라가려고 한다.

 

김 아나운서 오디오만 계속 들어야 하는 매체 특성상 진행자의 합이 맞고 편안해야 듣는 사람들도 편안하고 흥미를 갖고 들을 수 있다. 우리도 청취자들에게 정이 들고, 청취자들도 우리에게 정이 들지 않았을까. 건강이라는 어떻게 보면 개인의 내밀한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청취자들의 사연에 공감하고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필요했다. 다행히 우리 셋이 그런 분위기를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임 원장 청취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영상이나 검사 자료까지 첨부해서 물어보신다. 점점 나도 공부를 심도 있게 하고 와서 사연에 답하는 일이 생긴다. 처음에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만 답을 했었는데 이제는 갈수록 어려워진다. 조 기자가 의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넓은 시각을 갖고 이야기를 하는데, 나 역시 환자 진료를 넘어 넓은 사회적인 시각이 생기는 것 같아 의미가 있다. 의사로서 못 봤던 영역을 보고 있다. 물론 조 기자에게 낚인 것도 있지만...(웃음)

 

PD저널 다른 의학 정보 프로그램에 비해 <뽀얀 거탑>은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 같다. 의사와 기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인 건가?

 

조 기자 우리가 의사이고 기자여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다. 내가 속해 있는 의학회에서는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회의를 해서 자료를 만든다. 그런데 그런 자료가 있어도 일부 의사와 연예인이 출연하는 쇼프로그램이 다 뒤엎는다. 사람이 죽었다가 살아나는 정도의 아주 특별하고 드문 예시를 가지고 합리적이지 않은 근거로 마치 그게 과학적인 사실인 것처럼 전달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그것 자체가 잘못된 거다. 그런 프로그램 때문에 우리가 신중하게 접근하는 콘셉트로 잡은 게 아니다. 임 원장도, 김 선배도, 그리고 나도 방송에서 전달드리는 것은 우리가 평소에 하는 말 그대로다. 방송을 위해 따로 준비한 게 아니라는 거다. 물론 우리 세 명의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차이가 발생할 경우 사전에 따로 공부를 하거나 실시간으로 다시 파악해서 이야기를 한다.

 

PD저널 의견 차이라 하면 지난 방송이었던 부정 교합 편에서 조 기자님과 임 원장님이 치료 방법에 있어서 의학적인 견해가 달랐던 것을 말하는 건가?

 

조 기자 그렇다.

 

김 아나운서 논쟁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어느 순간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말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서로 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눈치를 보다가 틈이 생기는 순간 치고 들어오지 않으면 안 된다.(웃음)

 

임 원장 우리가 신중한 이유가 청취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려드린다는 것도 있지만 의사나 한의사 등 전문가들이 이 방송을 많이 듣는다. 방송 후 우리 의견에 대해 간혹 반박이나 참고 논문을 보내기도 한다. 그 분들의 말씀이 틀리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함부로 말을 할 수가 없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김 아나운서 두 분에게 정말 고마운 게 방송에 있어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두 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대해 집중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말씀하시기 어려울 텐데도 정말 열심히 해주신다.

 

조 기자 우리 방송은 정보가 정확하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려고 해도 오류가 생길 수 있다. 만약에 흥미 위주로 작정하고 방송을 하면 청취자들이 재미를 더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 정보가 자신의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나쁜 근거가 될 수 있다. 그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쇼닥터나 일부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 우리가 설령 재미와 감동을 못 주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 아나운서 우리 프로그램은 어떤 주제에 대해 두 분이 사전에 준비한 건강 정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건강에 관심 있는 일반인으로서 질문을 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두 분은 방송이 진행되는 중에도 열심히 검색을 한다. 방송 중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을 때 논문을 찾거나 관련 기사나 자료를 검색해서 ‘크로스체킹’을 하는 거다.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앞에 나왔던 이야기에 대해 다른 의견이나 정보가 있다는 것을 추가로 말씀하신다. 정말 두 사람은 방송 중에 바쁘다. 조 기자가 정보의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 정확성을 위해 애를 쓰는 거다.

 

조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려드리는 정보에 많은 부족함이 있을 거고, 앞으로도 있을 수 있다.

 

PD저널 임 원장님은 양한방 협진을 하고 있다. 그래서 양한방 의사로서 균형 있게 다루려고 하는 것 같다.

 

임 원장 <뽀얀 거탑> 말고도 나는 어디든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자고 생각한다. 균형감 있게, 양쪽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거다. 치료 방법을 말할 때도 ‘이것이 안 되면 저것으로’ 이처럼 순서를 정해준다. 어떤 것만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양쪽에 비중을 균형 있게 두려고 한다. 제 장점이 어떤 사안에 대해 장점을 보려고 하는 거다.(웃음)

 

조 기자 멍하니 듣고 있었는데, 자기 자랑이 확 들어온다.(웃음)

 

피디저널 조 기자님과 임 원장님 두 분이 친한 이유가 있는 거다. 두 분 모두 자기자랑을 잘 하신다.

 

조 기자 친한 게 아니라 내가 일방적으로 임 원장에게 도움을 주고 가르치고 있는 거다.(웃음)

 

김 아나운서 이러니 내가 중간에서 얼마나 힘들겠느냐.(웃음)

▲ "방송 중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을 때 논문을 찾거나 관련 기사나 자료를 검색해서 ‘크로스체킹’을 하는 거다.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앞에 나왔던 이야기에 대해 다른 의견이나 정보가 있다는 것을 추가로 말씀하신다."(김소원 아나운서) 왼쪽부터 조동찬 기자, 김소원 아나운서, 임채선 원장 ⓒ SBS

PD저널 중복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뽀얀 거탑>이 꼭 지키는 제작 원칙은 무엇인가.

 

조 기자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거다. 그리고 만약에 틀린 부분이 확인된다면 정정한다는 거다. 어느 사안에 대해 논란되는 부분이 있으면 하나의 정답으로 귀결하지 않고 논쟁 요소를 설명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거다. 의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공부한대로, 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취재한대로 이야기를 한다는 거다.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세 명 모두 공감하는 최소한의 제작 원칙이다.

 

PD저널 주제 선정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김 아나운서 조 기자와 임 원장님이 번갈아가면서 발제를 한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청취자들의 사연을 받아 건강 상담을 한다.

 

임 원장 발제를 할 때 시사성이 있는 것으로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의료 이슈가 매번 있는 게 아니라서 새로운 콘텐츠를 하려고 하거나, 아니면 꼭 알아야 하는 건강 정보들을 선택해서 온다.

 

김 아나운서 일상적인 이슈는 다행이지만 메르스 사태나 국정농단과 같은 이슈는 다루면서 마음이 참 무겁다.

 

조 기자 당시에는 화요일에 녹음하고 수요일에 공개를 했는데 하루 사이에 현상이 바뀌니까 긴장했다. 녹음을 하고 나서 오늘 밤에 또 어떤 일이 터질까, 어떤 새로운 일이 나올까 걱정했다.

 

PD저널 가장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주제가 있었나.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진단서 문제였다.(피디저널: 조 기자는 지난 해 9월 이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기자였다.) 당시에 사망진단서가 아무 문제 없다는 의견을 가진 의사 선생님이 많았다. 물론 실제로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겠지만...나한테 항의를 하는 의사 선생님이 많았다. 당시에는 그랬다.

 

PD저널 그렇다면 방송 후 가장 파급력이 컸던 방송은 무엇인가.

 

임 원장 암환자인 김단우 양 방송이었다. 방송을 다시 봤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김 아나운서 나 역시 그 방송 후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다.

 

임 원장 사실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에 대해 다뤘을 때 항의 전화를 가장 많이 받았다.

 

조 기자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해 다뤘을 때 관련 협회에서 많은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임 원장 간혹 관련 협회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방송에서 하면 전화를 많이 받는다. 그래도 난 의사, 한의사 면허가 두 개라 그런지 상당히 완충돼서 이야기가 들려온다. 전화를 받으면 ‘나도 같은 직종이기 때문에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씀드린다.

 

PD저널 혹시 다루지 못했는데, 미루고 있는 주제가 있나.

 

조 기자 주제 선정에 있어서 성역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임 원장 그럼에도 아직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게 부인과나 비뇨기과 문제다.

 

조 기자 그게 어떤 문제냐면, 혹시라도 의도와 달리 성적인 부분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 의도와 달리 청취자들마다 그 문제를 받아들이는 수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다뤄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김 아나운서 성 의학 정보는 단지 증상에 대한 치료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 문화라든가,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심리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이야기를 깊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분이 말씀하시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그런 문제인 것 같다. 차후에 논의해서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PD저널 인터넷 방송이다보니 조회수나 댓글에 신경을 쓰게 되지 않나.

 

조 기자 내가 이 방송을 하면서 가끔 동료나 선후배들에게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 팟캐스트를 만들기 위해 일주일에 1시간씩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거다. 방송은 1시간이지만 준비할 시간은 더 많이 필요하다. 내가 조회수가 이 정도 나온다고 말씀을 드리면 ‘생각보다 많이 듣네?’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어서 이 방송을 청취자들이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좋을 것 같다. <뽀얀 거탑>이 장안의 화제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이런 정보를 알려드렸는데 사람들이 ‘<뽀얀 거탑>에서 이렇다더라’라고 하면 좋지 않을까.

 

댓글을 보면 청취자들 중에 다른 청취자의 건강 상담 사연은 듣지 않고 넘기는 경우가 있는 것 같더라. 그런 분들은 재밌는 주제를 해달라고 하더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매번 아니더라도 그런 시도도 필요할 것 같다. 명확한 근거가 없더라도 각자의 의견을 갖고 이야기를 하는 거다. 예를 들어 어떤 청취자가 맥주가 잘 취하냐, 포도주가 잘 취하냐고 물어보셨다. 과학적인 근거까진 아니더라도 개인 의견이라는 전제 하에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면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김 아나운서 우리는 청취자들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하려고 한다. 조 기자가 새롭게 구성하면 어떨지에 대해 말한 것 역시 청취자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의미 같다. 의료인지, 문화인지 모르는 어중간한 경계에 있는 이야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세 사람이 논의를 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임 원장 내가 처음에 방송을 할 때 조 기자가 ‘SBS 보도국이 만드는 팟캐스트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정확하게 방송을 해야지 흥미 위주로 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

 

PD저널 <뽀얀 거탑>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조 기자 내가 바라는 <뽀얀 거탑>은 듣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거다. 사연을 보낸 청취자에게도, 이 방송을 듣는 또 다른 청취자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재미도 드렸으면 좋겠다.

 

김 아나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드리겠다. 나는 상당히 이기적인 이유로 이 프로그램 진행을 시작했다.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보면 딱딱하고 틀이 정해진 방송이 많다. 조금은 편안한 분위기의 방송을 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 그런데 내가 이 방송을 통해 건강 정보에 대해 얻은 게 정말 많다. 방송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나 재미, 청취자들도 같이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이게 대답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조 기자 나는 사실 방송을 같이 하기 전에는 김 선배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 아무래도 셀럽이다보니까...

 

김 아나운서 내가 셀럽인가? 아무도 못 알아본다.(웃음)

 

조 기자 내가 임 원장과 친구가 된 이유는 하나다. 나에게 누군가 아프다고 이야기를 한 사람에 대해 공감을 갖고 함께 아파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나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느냐, 아니냐를 결정한다. 그런데 김 선배에게 그 점을 발견했다. 물론 나는 김 선배와 의견이 안 맞는 게 많다.(웃음) 그런데 김 선배도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함께 걱정한다.

 

임 원장 정보의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 관련 기사들을 보면 논문 하나를 번역해서 흥미 위주로 작성된 게 많다. 그게 팩트를 떠난 치우침이다. 이럴 수도 있지만, 그럴 수도 있는 거다. 다양한 의견과 관련 내용을 치우침 없이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료 행위에 있어서 중용이 필요하다. 중용의 미가 있는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


표재민 기자  jmpy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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