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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테이너’, 아슬아슬한 줄타기

[방송 따져보기] 정서적 충돌과 상대적 박탈감 그 사이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08.09 06: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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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인 아빠의 라이프를 담는 채널A <아빠 본색>에서 출연한 가수 김흥국의 딸은 Mnet <아이돌 학교>에 출연했다. 연예인 출연자의 자녀를 앞세운 ‘육아 예능’이 인기를 모은 뒤 일반인 가족과 자녀들이 방송에 출연하는 ‘가족테이너’의 급부상은 ‘연예인 세습 논란’으로 불거졌다. ⓒ SBS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가족 해체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가족 예능’이 각광받고 있다. 과거 가족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은 주로 명절 혹은 파일럿 프로그램 등으로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예인 아빠와 어린 자녀들이 여행을 떠나는 MBC <일밤- 아빠! 어디가?>를 기점으로 ‘육아 예능’이 흥행하기 시작했다. 이어 부부, 고부 및 장서 관계 등을 소재로 한 ‘가족 예능’ 봇물이 터졌다. ‘가족 예능’은 연예인의 사생활 즉, 그들의 리얼한 일상(표정, 말투, 공간, 관계)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족 예능’이 붐을 탈수록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일반인 가족 출연이 잦아지자 ‘연예인 세습’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가족 예능’의 확장성에 관한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사회는 2대만 사는 핵가족 중심이 된지 오래다. 가족주의의 틀은 여전히 공고하지만 실제 가족의 형태는 많이 달라졌다. 1인 가구가 500만 시대에 들어섰다. 1인 가구는 특정 세대가 아닌 전 연령대에 골고루 나타나고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가구유형이 됐다. 그러나 최근 경기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49.8%, 2인 가구 56.8%, 3인 가구 56.4%로 1인 가구의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60.7%이고, 반려동물과 있으면 삶의 만족도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주의’ 시대에 접어 들었으나, 정작 삶의 만족도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다.

‘가족 예능’은 이러한 틈을 파고든다. 대가족이 일상인 과거에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관심사가 아니었다.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해체되면서 가족은 결핍의 요소가 됐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가족 예능’에 힘을 실어준다. 연예인 아버지와 자녀, 시어머니와 며느리, 장인과 사위, 장모와 사위 출연자들이 스튜디오 토크 혹은 관찰 예능을 통해 전해진 이야깃거리들은 주변에서 쉽게 절할 수 있는 일상성과 맞물리며 공감대를 넓힌다. 또한 개인으로 파편화된 시청자들은 ‘가족 예능’을 보면서, 소외라는 정서적 결핍을 메우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개인이기에 오롯이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다시금 만끽한다. ‘가족 예능’이 정서적 충족감과 함께 낮은 삶의 만족도를 일부 상쇄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가족 예능’이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자, 방송사들은 신선한 얼굴을 찾는 모양새다.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연예인 출연자의 일반인 가족의 출연, 이른바 ‘가족테이너’의 활약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5일 첫 방송된 tvN <둥지탈출>은 개그우먼 박미선, 배우 이종원, 박상원 등 자녀 6명이 나와 네팔의 한 마을에서의 생존기를 담고 있다.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PD가 방송사를 이적해 만든 예능이다. 지난 2일부터 정규 편성된 SBS <싱글 와이프>는 연예인의 배우자들이 일상에서 벗어난 짧은 여행기를 다룬다. MBC <무한도전>에서 방송 출연 의지를 보인 박명수 아내 한수민의 출연이 화제가 됐다. 예상은 적중했다. <싱글 와이프>는 파일럿 당시 시청률 3~4%대에 비해 5.2%(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논란도 여기에서 시작된다. <둥지탈출>은 10대에서 20대에 이르는 청년들로 구성된 출연진은 이른바 '금수저 논란'을 야기했다. 과거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일부 출연진의 딸이 연극영화과 재학 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과 다르지 않다. 연예인 아빠의 라이프를 담는 채널A <아빠 본색>에서 출연한 가수 김흥국의 딸은 Mnet <아이돌 학교>에 출연했다. 연예인 출연자의 자녀를 앞세운 ‘육아 예능’이 인기를 모은 뒤 일반인 가족과 자녀들이 방송에 출연하는 ‘가족테이너’의 급부상은 ‘연예인 세습 논란’으로 불거졌다. 방송의 특성 상 인기 있는 소재를 외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지만, ‘가족 예능’은 정서적 충족과 상대적 박탈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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