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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을 맞은 ‘1박2일’의 숙제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7.08.21 11: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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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2일>은 더 이상 소소한 게임쇼가 아니다. 이미 ‘국민예능’이라 불리는 지역, 세대를 불문한 다양한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가장 서민적인 예능이다. ⓒ KBS

[PD저널=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지난 8월 5일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 방영 10주년을 맞았다. 갈수록 교체 주기가 빨라지고 시즌제 예능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오늘날 뜻 깊은 소식이다. 관련해 지난 3월 이미 악동뮤지션과 함께 로고송 제작하는 10주년 특집을 한 차례 진행한 바 있고, 9월 중순을 목표로 시청자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10주년 특집 기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간판 예능인 <1박2일>은 2007년 8월 5일 시작해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지난 5년간 평균 시청률이 30%에 육박하고, 2010년 1월 박찬호 출연한 특집은 시청률 40%를 넘겼다. 온가족 예능을 지향한 프로그램답게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시청자투어 특집에 150만 명 이상이 신청할 만큼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때의 신드롬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어느 정도 유효하다. 10대부터 50대 이상 모든 연령에서 가장 좋아하는 예능 1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고, 유일한 원년 멤버 김종민은 작년 예능대상을 수상했다. 시청률도 꾸준히 10% 중후반대를 유지하며 주말 예능의 왕좌를 10년째(시즌2 제외) 수성 중이다.

 

그 사이 강호동부터 윤시윤까지 다양한 출연자들이 시청자와 만났고, 나영석을 비롯해 여러 스타PD들이 각자의 개성과 색깔로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이름을 알렸다. 시청자들은 이런 과정을 10년째 지켜보며 일요일 저녁상에 둘러앉는 가족처럼 정을 쌓았다. 그 덕분에 한때 위기도 있었지만 충성도 높은 중장년 시청자들은 긴 시간을 기다려줬고, 유호진이란 스타PD를 배출하면서 부흥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토록 대단한 성과를 기록한 <1박2일>이 10주년을 맞았지만 앞서 있었던 <무한도전>의 10주년과는 큰 온도 차가 난다. 축하 이외에 다른 할 말이나 기대감 조성 등의 분위기는 딱히 없다.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2013년 12월부터 시작한 시즌3의 멤버들이 김주혁을 제외하고는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더 이상 <1박2일>은 오늘날의 예능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추억은 생생하지만 현재가 희미하다.

 

<1박2일>의 장점과 인기요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팀워크, 따뜻함 등을 꼽는다. 가장 왁자지껄하고 유치함에 가까운 장난이 난무하는 예능에서 정서적인 요인이 도드라지는 이유는 게임과 캐릭터쇼의 근간에 여행이란 로망과 시청자, 제작진, 출연진이 하나로 엮이는 가족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뒀기 때문이다. ‘야외’ ‘생’ 자를 붙이며 국내 여행을 전면에 내세운 콘셉트는 때마침 전성기를 맞이한 아웃도어 감성과 만나서 폭발했었고,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출연진과 만든 대결 구도는 프로그램 자체에 애정을 갖게 만든 계기였다.

 

유호진PD가 스타PD의 반열에 올라선 것도 특유의 유약해 보이는 캐릭터를 갖고 드세고 장난이 심한 멤버들과 ‘밀당’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게임에 긴장감이 생겼고, 각기 멤버들의 캐릭터가 빛을 발했다. 이런 호감을 바탕으로 역사적 이벤트와 같은 사회적 이슈를 가미하면서 복불복으로 대표되는 전성기 <1박2일>과는 또 다른 색채를 가미했다.

 

하지만 2016년 초 이후 1년 반 동안 그 다음이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달라진 건 없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과 친하게 어울리고, 현지의 특산 음식상과 잠자리를 놓고 복불복 게임을 열심히 벌인다. 매사에 잘 빠져나가지만 얄밉지 않은 정준영, 뭐든 열심히 하는 착한 윤시윤, ‘얍쓰’ 김준호와 ‘신바’ 김종민의 투닥거림과 데프콘 놀리기, 차태현의 리액션 등등 각자 캐릭터를 잡은 멤버들의 호흡과 ‘초딩싸움’과 같은 에너지는 여전하다.

 

문제는 성장이 끝난 캐릭터들이 명분 없이 펼치는 게임쇼가 전혀 새롭지 않다. 일요일 저녁에 가족들이 모여서 함께 밥 먹으면서 보기 적당한 프로그램인 것은 맞는데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기보다 그 자리에 있으니까 보는, 전국 각지 풍경과 먹거리를 활기 있게 전하는 6시대 현장리포트 프로그램처럼 굳어지고 있다. 가장 무난하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예능이란 평가의 함정이다.

 

지금의 <1박2일>에는 오늘날 예능의 매력인 시대정신의 반영,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한 스토리텔링, 라이프스타일이나 신선한 무엇의 제안, 그리고 함께 쓰는 성장스토리가 없다. 번외 편과 같은 <신서유기>가 새로운 게임들로 흥미를 유발하면서 강호동과 이수근의 부활, 새로 합류한 멤버들의 예능 적응기와 같은 성장기를 써내려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1박2일>은 더 이상 소소한 게임쇼가 아니다. 이미 ‘국민예능’이라 불리는 지역, 세대를 불문한 다양한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가장 서민적인 예능이다. 강호동은 첫 회에서 “외국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라는 출사표를 남겼다. 복불복과 까나리가 콘셉트가 아니었다. 10주년을 맞이한 <1박2일>은 추억을 되돌아보는 만큼 다음 10년을 위한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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