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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경영진, 파업 사태 “방법 없어”

구여권 추천 이사 "경평 보고서 '폐기' 아닌 '채택 안한 것'" 이혜승 기자l승인2017.09.22 11: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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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혜승 기자] MBC 경영진이 3주째 이어지는 파업 사태에 대해 “풀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책임감 없는 답변을 내놨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정기 이사회를 진행했다. 이날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이은우 경영본부장이 MBC 파업 현황과 대책을 보고하기 위해 이사회에 출석했다.

이사회에서 파업 현황보고 후 질의응답 시간이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이사회에 참석한 한 방문진 이사에 따르면 백종문 부사장은 “파업이 길어지는데 회사로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에, “노조에 공문을 보내고는 있지만 (파업이) 사회이슈화가 돼서 풀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백종문 MBC 부사장이 21일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MBC 구성원들을 지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출석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MBC 경영진은 또한 2013년 이후 노조와 ‘단체협약’이 파기된 것을 노조 탓으로 몰아가는 전략을 보이기도 했다.

백 부사장은 이날 “대선이 끝난 후 단체협약에 대해 협의했지만, 징계에 대한 문제와 특정 공권에 대한 회사의 편향성 사과 등 전제조건을 걸어 회사가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에 이완기 이사는 “소수이사(구야권 이사)들이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하라고 그렇게 예전부터 얘기했는데도 계속 거부하더니, 단협을 5년째 안하더니 이제 와서 무슨 단협 타령을 하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진 구여권 이사, 구야권 이사들도 이날 국회 국정감사 관련 서류제출 건을 논의할 때 노사 단협 문제를 이야기하며 충돌을 일으켜 이사회가 파행됐다.

국회에서는 MBC 관리감독 건에 있어 방문진에 ‘MBC에서 2013년 이후 현재까지 노조와의 단체협상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합리적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항목을 보내왔다.

이에 고영주 이사장은 “노조 이야기만 들어야 원만한 노사관계가 아니고, 사측도 양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우리가 누차 권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기철 구야권 추천 이사는 “(방문진에서) 한번도 이거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이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고, 최강욱 구야권 추천 이사 역시 “(구야권 추천 이사들이) 노사 문제 이야기만 하면 (구여권 추천 이사들이) 항상 방해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구여권 추천 이사들이 ‘그런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사회는 파행됐다.

▲ MBC 구성원들이 21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앞서 경영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사진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구여권 추천 이사들, 경평 보고서 '폐기' 두고 '채택 안한 것' 주장

방문진 이사진은 이날 ‘2016 경영평가보고서’에 대해서도 마찰을 일으켰다. 구야권 추천 이사들은 지난 이사회 때 구여권 추천 이사들의 반대로 경평보고서가 ‘폐기됐다’며 ‘직무유기’라고 밝혔고, 구여권 추천 이사들은 ‘폐기가 아니다. 채택을 하지 않은 것 뿐’이라는 주장을 했다.

유기철 구야권 추천 이사는 “방문진법에 경평 보고서 작성이 정해져있는데 (폐기한 것이) 직무유기인지 아닌지 논의해봐야 하고, 공식적으로 폐기가 된 것인지 혹은 다시 시작해서 무마하려는 건지 명확히 한 다음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고영주 이사장은 “폐기고 뭐고 그게 의미가 있나”라며 “폐기를 했든 안했든 채택이 안됐다고 하면 되지 그걸 왜 폐기라고...” 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어 구야권 추천 이사들이 명확한 답을 요구하자 고 이사장은 “채택이 안됐으니 폐기된 거나 마찬가지...그게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구여권 추천 이사들은 ‘2016 경영평가 보고서’에서 김세은 강원대 교수가 작성한 ‘보도·시사 부문’이 편향됐다고 지적하며 4개월 동안 보고서를 채택해오지 않았다. 이어 구여권 추천 이사들은 지난 방문진 이사회 당시 결국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소위원회부터 새롭게 구성하자고 결정했다. 이에 구야권 추천 이사들은 지난해 9월부터 논의를 시작해 이미 작성을 다 마친 경평 보고서를 폐기해놓고 새로 시작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여권 추천 이사들이 2016 경평 보고서 '보도 시사 부문'에 책임이 있는 김장겸 사장(당시 보도본부장)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경평 보고서 '폐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경평 보고서 폐기가 방문진 이사 해임 사유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방문진은 방송문화진흥회법 제10조에 의거해 MBC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유도하고 공영 방송의 공적 책임 실현에 기여하고자 지난 2001년부터 매년 경영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방문진에서도 구야권 추천 이사들이 경평 보고서의 불공정성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지만 ‘다수결’로 보고서를 원안대로 의결한 바 있다. 당시 구여권 추천 이사들은 “용역을 받은 교수들이 학자적 양심에 입각해서 작성한 건데 우리가 어떻게 수정하냐”고 주장한 바 있다.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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